소셜미디어의 힘… 시위 문화ㆍ패턴까지 바꿨다

소셜미디어의 힘… 시위 문화ㆍ패턴까지 바꿨다

재스민 혁명 이어 월가시위에선 더 진화
동영상 중계는 기본, 자금 모집 통로로 쓰이며 시위 확산 동력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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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입력시간 : 2011.10.18 20:56:33

수정시간 : 2011.10.19 06: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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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월가 시위가 세계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소셜미디어의 힘이 컸다. 시위 참가자들은 소셜펀딩 사이트(킥스타터)를 통해 잡지 'The Occupy Wall Street Journal' 제작비를 모았고(위), 이제는 페이스북 이벤트 기능을 통해 11월 5일 일제'계좌 이동' 행사(Bank Transfer Day)를 추진하고 있다.(아래)

다양한 소셜미디어가 전 세계로 반 월가 시위를 퍼트리는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시위 문화와 패턴을 바꾸고 있다. 페이스북이 튀니지와 이집트 등 북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재스민 혁명'의 불을 당긴 것처럼 반 월가 시위도 소셜미디어를 시위의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반 월가 시위대는 소셜미디어를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는 미국의 첨단 정보기술(IT) 이용자들답게 트위터의 해시태그 기능, 페이스북의 이벤트 기능, 유튜브의 도시별 채널 기능 등 재스민 혁명 때에 비해 보다 고도화한 소셜미디어의 기능을 110% 활용하면서 시위의 효과를 극대화해 나가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잡지 <애드버스터>는 트위터의 해시태그(#) 기능을 이용, 반 월가 시위에 첫 번째 불씨를 지폈다. 해시태그는 트위터에서 특정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을 때 해시태그를 붙이는 기능. <애드버스터>는 이집트 혁명을 월가에서도 이어가자는 의미에서 7월 13일 '#OCCUPYWALLSTREET'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호응한 시민들이 잇따라 해시태그를 단 글을 퍼트리며 분위기가 고조됐고, <애드버스터>가 제안한 9월 17일 월가에 있는 주코티 공원에서 시위가 시작됐다. '#'표시 하나로 트위터 이용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뒤 단숨에 목표를 현실화시킨 것이다.

페이스북의 경우 '이벤트'생성 기능이 가장 많이 이용됐다. 'Occupy together''Occupy wall street' 등 다양한 페이스북 페이지들이 끊임없이 시위 정보를 제공하면서 이벤트 기능을 이용, 구체적인 시위 장소와 방법을 알리고 '참여'버튼을 클릭하게 함으로써 실제 참여를 이끌어내는 식이다. 오는 11월 5일에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의 계좌에서 돈을 빼 중소은행으로 옮기자는 운동인 'Bank transfer day'가 새로운 이벤트로 등록돼 인 4만8,000여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는 시위 모습을 도시별로 나눠 게재하고 있는 채널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뉴욕의 시위 모습을 담은 'Occupy TVNY', 포틀랜드의 장면을 촬영해 올리는 'OccupyPDX'같은 동영상 채널들은 도시별 시위 상황을 생생하게 기록해 수십 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들은 제도권 언론이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시위 참여자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 전 세계로 퍼나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소셜미디어가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역할을 뛰어넘어 시위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통로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위 참여자들은 'The Occupy Wall Street Journal'라는 잡지를 만들기 위해 소액 기부 전문 소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잡지 발간 목적 등을 올린 뒤 1,696명으로부터 목표액의 6배가 넘는 7만 5,000달러를 기부받는데 성공했다.

소셜미디어의 적극적인 활용은 시위 모습을 실질적으로 변화시켰다. 시위 초기 주코티 공원에 모인 수백명의 시위대에는 지도부도, 구체적 행동지침도 없었지만 자본주의의 탐욕과 부패에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 세계로 확장됐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하와이대 스피치커뮤니케이션학과 김장현(38) 교수는 "소셜미디어는 정보 습득, 인식 공유, 행동에 이르는 전 과정에 모두 관여할 수 있는 하나의 컨텍스트를 제공한다"며 "이로 인해 소셜미디어는 국가, 언론, 경찰 등 기존 제도들을 모두 검토와 검증의 대상으로 보게 하는 본질적 저항성을 갖게 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