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정치, 쓰나미 덮치다
시민운동가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 50년 정당, 50일 바람에 무너지다
중앙일보 | 신용호 | 입력 2011.10.27 00:33 | 수정 2011.10.27 09:15
[중앙일보 신용호.최승식]
박원순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안국동 선거캠프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 취재진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밤 11시 선거캠프에서 패배를 인정했다. [최승식 기자]
시민운동가 출신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꺾었다. 1995년 서울시장 선거가 시작된 이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개표 결과(27일 1시 현재, 개표율 95%) 박 후보는 53.3%의 지지를 얻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46.3%를 득표했다.
민주당의 영입 제의를 뿌리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은 정당정치에 굴욕을 안겨준 일대 사건이다. 지난달 6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양보로 범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박 후보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의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본선에서 한나라당 나 후보를 제압했다. 정치권에 발을 디딘 지 50일 남짓밖에 안 된 박 후보가 신민당(1961년 창당)과 공화당(1963년 창당)의 맥을 일부 잇고 있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후보를 차례로 누름에 따라 정당정치는 기성 정당들에 실망한 '민심의 쓰나미'에 휩쓸리게 됐다.
명지대 윤종빈(정치학) 교수는 "이번 선거에선 기성 정당정치 세력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과 반감이 그대로 표출됐을 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 대해 심판이 이뤄진 것"이라며 "특히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것은 정당이 유권자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인 만큼 정당정치는 큰 위기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정치권에선 엄청난 소용돌이가 일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바람'의 위력이 이번 선거를 통해 다시 확인됨에 따라 야권에선 민주당의 대안 세력, 즉 진보성향의 시민단체 세력과 친노무현 세력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이들 세력은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범야권을 대통합하자"며 민주당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소장파인 현기환 의원은 "당이 새로 창당한다는 심정으로 모든 걸 바꾸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홍준표 대표 체제는 존속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나 후보를 적극적으로 도왔던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도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과정에서 '내곡동 사저' 문제가 불거져 나 후보에게 큰 악재로 작용한 만큼 이 대통령에 대한 당의 불만이 커지면서 당이 이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신용호 기자 < novaejoongang.co.kr >
사진=최승식 기자
전국 평균 투표율
45.9% 서울시 48.6 부산 동구 39.5 대구 서구 22.3 강원 인제 60.6 충북 충주 42.2 충남 서산 39.3 경북 칠곡 36.5 경남 함양 70.1 전북 순창 71.4 전북 남원 56.2 경북 울릉 73.2
◆재·보선 개표가 밤늦게까지 진행돼 일부 지역에 신문 배달이 늦어지거나 당선 현황이 제대로 실리지 못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최종 결과 및 당선자는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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