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에 찬성하는 입장을 가진 국회의원들의 골치가 꽤나 아프게 생겼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 국회 통과가 최대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재재협상 없는 비준안 처리를 막기위한 네티즌들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FTA 통과에 찬성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장’인 셈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10.26 재보선에서 SNS의 위력을 확인한 정치권으로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김어준 표 ‘FTA 송’, ‘내곡통 가까이’ 만큼 히트할까?
인기정치 팟캐스트 프로그램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의 김용민 시사평론가는 2일 트위터를 통해 “김어준 ‘한-미 FTA 찬성 의원 명단을 가사로 한 노래 만들어 유행시키겠다’”라며 “록, 힙합, 발라드, 트로트, 합창, 동요버전으로도, 음원 통화연결음, 벨소리로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나꼼수’는 얼마전 25회 방송분을 통해 이른바 ‘내곡동 가까이’라는 곡을 선보여 네티즌들의 큰 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를 개사한 이 곡은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후 내곡동 사저 관련 의혹을 풍자했다.
‘내곡동 가까이’는 최근 ‘나꼼수 토크콘서트’ 서울공연에서도 관객들이 따라 부르고 악보가 트위터를 통해 퍼지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한-미 FTA에 찬성하는 국회의원들이 결코 웃으며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의미다. 제작이 예고된 ‘김어준 표 FTA 송’은 벌써부터 많은 네티즌들의 기대를 자아내고 있으며 해당 글은 계속 리트윗되며 퍼지고 있다.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이 운영하는 트위터 매체 ‘용가리통뼈뉴스’(@YoToNews)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의 명단과 사진, 그들의 지역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네티즌들에게 알렸다.
‘용가리 통뼈뉴스’는 사보임된 일부 외통위원들의 명단까지 발빠르게 정정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한나라당 외통위원들과 지도부의 트위터 계정도 총정리해 네티즌들에게 알리고 있다. 네티즌들이 쉽게 이들에게 의견을 전할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략은 인터넷에서, 항의는 오프라인에서 해야”
비준안 통과를 막기위한 보다 구체적인 ‘압박 가이드’도 제시되고 있다. 현재 넷상에는 ‘아직 이쪽(정치)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한 네티즌이 쓴 글이 퍼지고 있다.
이 네티즌은 “우선 외통위 의원들 신상을 터십시오. 그 다음은 차례차례 털어야겠죠. 이름이랑 사진 지역구 딱 신상파악 되도록 게시물 만들어서 날치기 통과되기전에 압박하세요”라며 “이들은 자기 이름 사진 돌아다니는거 엄청 싫어합니다. 댓글에서 다 알아서 해줄거니까 게시물 자체는 외통위 의원들이 누구라는 것만 명시하면 됩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 네티즌은 “지역구 전화번호 알아내서 그쪽으로 계속 전화 때리세요. 의원들은 인터넷에서 아무리 지랄해도 지역구가 든든하면 재선 삼선에 문제없다고 자신만만합니다”라며 “지역구를 무너뜨려야 위기감을 느끼므로 지역구 사무실 주변에다 전단지를 붙이세요”라고 권유했다.
다만 이 네티즌은 “직접적인 주어는 쓰지 마시고 FTA의 문제점과 그것을 지금 모당이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는걸 명시하세요”라며 “의원 홈페이지도 계속 공략하시구요”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국회는 국회본당과 의원회관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본당은 회의때만 가는 곳이고 보통은 의원회관에 머물러 있지요”라며 “해당 국회의원 사무실로 계속 항의전화 넣으시고, 팩스로 FTA 통과시 재선, 삼선은 없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세요. (연락처는 국회홈페이지가면 다 나와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 네티즌은 “모당 홈페이지에도 항의글 올리시고 팩스 전화 계속 돌리세요. 의원들이 재밌는 것이 당 차원에서 튀거나 밉보이는걸 또 굉장히 무서워합니다”라며 “홈페이지에 외통위나 관련 의원들의 헛점을 쿨하게 게재하세요. 비례대표 같은 경우에 이런 부분 굉장히 민감합니다. 당에서 뽑아준 사람들이니까 공천자나 피공천자나 엄청나게 곤란해지는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네티즌은 “결론적으로 정말 생각외로 정치인들은 인터넷상의 반응에 대해 무디고 잘 모릅니다. 그냥 무슨 사건이 터지면 막기에 급급하지 보좌진 말도 잘 안듣고 그 중요성을 잘 몰라요”라며 “인터넷상으로 전략회의를 하되 항의는 오프라인에서 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란 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도움이 안된다”며 “한-미 FTA는 이번에 처리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음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의원 명단. | 한나라당: 남경필(위원장, 경기 수원 팔달), 유기준(간사, 부산 서구), 구상찬(서울 강서 갑), 김세연(부산 금정), 김영우(경기 포천·연천), 김충환(서울 강동 갑), 김형오(부산 영도), 김호연 (충남 천안 을), 박종근(대구 달서 갑), 유일호(서울 송파 을), 윤상현(인천 남구 을), 이상득(경북 포항 남구·울릉), 정몽준(서울 동작 을), 정옥임(비례대표), 주호영(대구 수성 을), 최병국(울산 남구 갑), 홍정욱(서울 노원 병), 황진하(경기 파주)
민주당: 김동철(간사, 광주 광산 갑), 김영록(전남 해남·완도·진도), 박주선(광주 동구), 원혜영(경기 부천 오정), 유선호(전남 장흥·강진·영암), 정동영(전북 전주 덕진), 최재성(경기 남양주 갑)
비교섭단체: 박선영(자유선진당, 비례대표), 이회창(자유선진당, 충남 홍성·예산), 김선동(민주노동당, 전남 순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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