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친일파 백선엽, 독재자 이승만에 이어 이번엔 박정희 정권의 개발독재 시절에 있었던 경제성장을 미화하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5부작으로 방송하기 시작했다.
KBS는 박정희 정권이 경제를 위해 반대를 무릅쓰고 결단을 내렸다거나 차관을 얻으러 해외로 나가 현지 한국인들과 눈물을 흘렸다는 등 인간적인 면을 미화했다. 수많은 참전군인이 전사했던 베트남전에 대해서는 ‘전쟁터가 외화획득의 장’이라고까지 평가하기도 했다.
KBS는 5부작 <대한민국 60년의 기적> 가운데 첫회인 ‘폐허 위에 쌓은 돌멩이 하나’ 편에서 박정희 대장이 금성사 라디오 공장을 방문해 ‘조금만 기다려보라,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농어촌 라디오 보내기 운동’이 시작됐고, 이후 금성사 라디오 생산량이 13만 대로 급증했다고 방송했다.
또한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의 혁명공약에 대해 KBS는 “절망적 민생고 해결, 국가 자주경제 건설에 혼신의 총력을 경주한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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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KBS는 달러 차관 확보를 위해 광부와 간호사들을 독일에 파견한 뒤 박정희 내외가 독일을 국빈방문한 것에 대해 “차관을 더 얻으러 온 가난한 나라의 대통령과 국민은 눈물로 상봉했다”고 묘사했다.
한일국교정상화에 대해서도 KBS는 “박정희 정부의 정치 도박”이라며 “강행한 이유는 경제적 측면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는 인터뷰를 내보내기도 했다.
베트남 파병에 대해선 극단적인 표현을 써가며 미화에 나섰다. KBS는 “한국군 사망자가 4600여 명에 달했던 베트남 전쟁터는 외화획득의 장이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 전쟁터로 한국물품이 수출된 것을 두고 KBS는 “베트남은 기회의 땅이었다”며 “사람도 수출의 대상이었다”고 달러벌이(6억4천만달러)를 거듭 강조했다. 더구나 박정희 시대 때 자주 불렸던 ‘수출행진곡’을 장시간(48초) 동안 틀기도 했다.
‘경제개발계획이 시작된지 10년이 지난 후’에 대해 KBS는 “세상이 바뀌어있었다”며 “누구나 수돗물을 쓸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노동착취와 저임금에 대해서는 방송이 끝날 무렵 전태일 분신사건을 간단히 소개한 것이 전부였다.
KBS는 방송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우리 경제가 기적을 이뤘다는 ‘장밋빛 역사’를 자랑하는데만 시간을 할애했다. 이 때문에 KBS의 이번 특집은 박정희 시대의 향수를 깨워 박근혜 띄우기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