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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유망주43] 심영성, 아시아가 인정한 '미래의 스타'
[ 2007-02-22 ]
심영성 ⓒ스포탈코리아
20세 이하(U-20) 청소년대표팀의 주전 공격수 심영성(제주 유나이티드)이 그 누구보다 벅찬 가슴으로 2007년을 열어젖혔다. 심영성에게 2007년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문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해다. 지난 시즌 미완의 대기로 가능성만을 보여준 프로 무대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심어줘야 하고, 올 7월에는 U-20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야 한다. ‘미니 월드컵’으로 불리는 U-20 세계선수권은 그를 더 큰 세계로 올려놓을 발판이 될 것이다. 기대보다 부담이 더 크다. 물론 심영성은 이런 부담감을 적절히 ‘즐기고’ 있다. 하나하나 문을 열고 나설 때마다 새롭게 펼쳐질 세상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공격진의 대들보’ 심영성

지난해 11월 U-19 아시아청소년선수권이 끝난 후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대회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미래의 아시아 스타들’ 11명을 선정했다. 대회 5골로 득점왕에 오른 심영성은 신영록(수원), 조수혁(건국대)과 함게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아시아 축구의 미래를 이끌 스타로 주목받았다. 당시 심영성의 활약상을 높이 평가한 AFC는 그의 이름 앞에 ‘한국 공격진의 대들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실제로 심영성은 대회 내내 신영록과 함께 맹렬한 기세로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페널티 박스는 물론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움직이는 왕성한 활동력으로 상대 수비를 분산시켜놓았고, 상대 수비의 압박 속에서도 끊임없이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다.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와 침투도 돋보였다. 문전에서는 침착하고 깔끔한 마무리로 순도 높은 결정력을 선보였다.

“찬스가 왔을 때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선수들끼리 모일 때 항상 첫 찬스에서 집중하면서 골을 넣자고 말했었는데 대회에서 제가 기록한 5골 중에 4골을 선제골로 넣었죠. 제가 꺼냈던 말에 대해 스스로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뻤어요.”

그러나 심영성의 활약상은 팀의 우승 도전 실패로 빛이 바랬다. 3연속 아시아무대 제패에 도전했던 한국은 4강전에서 만난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했다. 3-4위전에서 요르단을 꺾고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세계대회 티켓을 얻은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었다.

“제 책임이 커요. 일본전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가서 실패했기 때문이죠. 맏형이 실축하니 뒤에서 준비하던 동생들이 계속해서 부담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라운드가 안 좋았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큰 대회에 대한 심리적인 문제가 더 컸던 것 같아요. 다들 어린 선수잖아요. 세계 대회에 나가기 전에 이런 부담감을 모두 떨쳐버리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 U-20 아시아선수권에서 득점왕에 오른 심영성 ⓒKFA
“유럽 전지훈련서 자신감 얻었다”

심영성은 아시아선수권에서 호주전을 치르면서 몸싸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탄탄한 체격과 힘으로 무장해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는 호주는 세계선수권에서 맞붙게 될 가상의 유럽팀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시아선수권에서 가장 어렵다고 느낀 상대가 호주였어요. 호주전을 치르면서 몸싸움과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죠. 개인적으로는 호주가 아시아지역으로 편입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세계선수권에서 상대하게 될 유럽팀들을 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거든요.”

아시아선수권에서의 아쉬움은 곧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대회가 끝나고 12월부터 곧바로 이어진 스페인 전지훈련에서 한층 더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심영성은 전지훈련 동안 치러진 8차례의 연습경기에서 거의 모든 경기에 출장하며 꾸준한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독일과 스페인 등 다양한 클럽의 유스팀을 상대하며 스스로 만족할 만한 활약을 펼쳤던 것이 소득이다.

“쉽게 맞붙기 힘든 유럽팀들과 경기를 펼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팀으로서는 조직적인 부분이 많이 보완됐던 것 같고요. 연습 경기 중에는 레알 마드리드 C팀과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확실히 다른 팀들에 비해 실력이 한 수 위더라구요. 원래는 B팀과 경기하기로 했다가 일정 문제로 C팀이랑 경기를 했는데, 그래도 팀이 팀인지라 실력이 좋았어요. 호주전 때도 느꼈던 거지만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니닝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심영성의 플레이 모습 ⓒKFA
‘신영록은 선의의 경쟁자, 송진형-이청용과 호흡 잘 맞아’

심영성은 청소년대표팀에서의 훈련이 항상 즐겁다. 대표팀 소집 공고가 날 때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훈련을 기다린다. 또래들만 모인다는 특수성도 있고, 각자 다른 팀에 소속되어 있는 선수들이 사명감을 갖고 한 마음으로 뭉친다는 점이 특별한 유대감을 주기 때문이다.

“프로팀은 나이차가 많이 나는 대선배들이 있어서 어려운 점도 있는데 대표팀에는 또래들만 있으니까 항상 유쾌한 분위기예요. 하지만 각자 팀에서 제일 잘 한다는 선수들이 모이다보니 훈련장에서는 은근히 자존심을 건 경쟁을 펼치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개인적으로는 저한테 없는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대표팀 훈련이 늘 즐거워요. 다른 특징이 있는 선수들을 본다는 것 자체가 배움의 기회가 되는 거죠.”

심영성은 팀내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것도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고 믿고 있다.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고 보완할 때 팀과 함께 개인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전방에서 앞서거니뒤서거니 호흡을 맞추고 있는 신영록과의 경쟁 관계 역시 그에게는 긍정적인 자극이다.

“아무래도 영록이가 큰 대회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아직은 저보다 앞선 상황이라고 봐요. 저희는 선의의 경쟁 관계죠. 역할로 보면 오히려 잘 맞는 파트너고요. 영록이는 포스트플레이가 강하고 저는 많이 움직이는 스타일이니까요. 개인적으로 호흡이 잘 맞다고 느끼는 선수는 2선에서 지원해주는 송진형과 이청용이에요. 특히 아시아선수권에서 두 선수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두 선수 모두 기술적으로 정말 뛰어나서 부러워요. 청용이는 힘이 없는 것 같지만 상대 선수의 힘을 역이용하는 영리한 플레이를 해요. 반대편에서도 제가 움직이는 걸 보고 패스를 넣어주는 시야도 좋구요.”

소속팀 제주에서의 경기 장면 ⓒ제주 유나이티드
프로 경험이 곧 대표팀 활약의 근원

심영성이 어린 나이에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프로무대에서의 경험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회가 쉽게 찾아온 것은 아니다. 2004년 17세의 나이로 성남에 입단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김도훈, 모따 등 쟁쟁한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좀처럼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꿈을 크게 갖고 있었기 때문에 졸업하면 무조건 프로팀에 가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어요. 성남에서 제의가 왔을 당시에는 성남이 최고의 팀이었기 때문에 그 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죠. 워낙 선수층이 두터운 팀이라 선배들한테 가려질 수도 있겠다 싶긴 했지만요. 많이 뛰지는 못했지만 김도훈 선생님한테 많이 배웠어요. 센터포워드가 갖춰야 할 기술이나 등지는 플레이에 대해 배운 것도 그 시기였고요.”

심영성이 반전의 기회를 맞게 된 시기는 지난 시즌 중반. 연고 출신의 선수를 찾고 있던 제주 유나이티드 정해성 감독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제주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됐다. 성남의 김학범 감독도 심영성을 아꼈지만 ‘결정은 네게 달렸다’며 선택권을 넘겼다.

“성남에 있을 때도 좋긴 했지만 출전 기회가 많이 없었어요. 성남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나를 더 필요로 하는 팀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성남에서 2시즌 반 동안 16경기 출장에 그쳤던 심영성은 제주 합류 이후 8경기에 출장했다. 청소년대표팀 합류 기간을 제외하면 후기리그 거의 전 경기에 출전한 셈이다. 정해성 감독과 선배들의 배려로 새로운 팀에서도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제주 미드필더진의 많은 활동량과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심영성은 자신의 영역에서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할 수 있었다. 9월 대전전에서는 최철우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했다.

유일한 아쉬움이라면 아직 프로 데뷔골을 신고하지 못했다는 것. 페널티 박스까지 치고 들어가 순간적으로 수비수를 제치는 움직임이나 결정적인 장면에서 지체 없이 날려대는 슈팅은 인상적이었지만 모두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번번이 한 끗 차이로 골대를 벗어나 속을 태웠다. 스스로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시즌이었다’고 평가한다. 만족할 만한 활약을 펼쳤지만 골을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힘이 달려서라기 보다는 심리적인 문제가 컸던 것 같아요. 결정적인 순간에 집중력이나 침착함이 좀 떨어졌다고 해야 하나. 어떻게든 첫 골이 들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K리그에서 골 넣는 게 쉬울 것 같아요. 형들도 처음이 어렵지 일단 한 골만 들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계속 넣을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후기리그 수원전에서의 골이 무산된 것은 아쉬워요. 비디오로 다시 봤을 때도 분명히 골이었는데 선심이 오프사이드 기를 올려서 골로 인정 받지 못했죠.”

“개인적으로는 수원의 마토가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느껴져요. 키가 커서 제공권 이 좋은데다 스피드까지 뛰어난 선수예요. 곽희주 선수도 그렇구요. 스피드가 느리다고 하던데 막상 경기장에서 맞부딪히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돼요. 팀으로 본다면 지난 시즌 우승한 성남이 가장 강하게 느껴집니다. 친정팀이기 때문에 꼭 한 번 제대로 붙어서 제가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구요.”

U-20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심영성 ⓒ스포탈코리아
미래를 향해 ‘거침없이 하이킥’

정해성 감독은 심영성이 갖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공격적인 날카로움에 비해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보인 것은 경험이 더해지면 해소될 부분이라며 여전한 기대감을 보였다. 또 제주 출신인 심영성은 여러 모로 팀의 간판 스타가 될 수 있는 요소를 갖고 있다. 특히 지역민들이 그에 대해 거는 기대는 각별하다.

“팬들께는 항상 감사하죠. 지난 시즌은 길지 않은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에는 팬들의 힘이 컸습니다. 올 시즌에는 팀에 확실하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활약을 보여 주전 자리를 확보했으면 좋겠어요. 구체적으로는 프로 데뷔골을 기록하고 10골 이상 넣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주위 분들께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라는 말도 듣고 싶고요.”

보다 멀리 내다 본 심영성의 목표는 국가대표팀에 발탁되고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다.

“모든 선수들의 꿈이잖아요. 예전에는 꿈만 같은 일이었는데 선배들이 이미 나가서 활약하고 있으니까 너무 감사해요. 저 같은 후배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김도훈 선생님과 앙리를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앙리는 그렇게 거칠고 빠른 프리미어 리그에서 한 번도 하기 힘든 득점왕을 3년 연속으로 해냈다는 게 대단하게 느껴져요. 너무 쉽게 골을 넣는 데 그런 점을 닮고 싶어요.”

때문에 세계선수권에서의 활약이 더욱 중요하다. 세계선수권은 자신을 한 단계 더 도약시켜줄 지지대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 거침없는 상승세라면 세계선수권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크다.

“선수들 모두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대회에 대해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아요. 자신감이 과해서 자만심으로 빠지지만 않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오랫동안 많이 준비해온 만큼 좋은 활약으로 팬들께 기쁨을 드리고 싶어요. 기대해 주세요!”


인터뷰=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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