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더부살이' CJ·온세 "우리도 이통사다"

오마이뉴스 | 2011.12.28 오후 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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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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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가 28일 서울 태평로 파이낸스센터 한식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MVNO '헬로 모바일'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우린 네 번째 통신사다."

새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하는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가 28일 낮 태평로 파이낸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포부다. 기존 이통사(MNO) 망을 빌려 쓰는 '을' 처지인 가상이동통신망(MVNO) 사업자이면서도 '갑'과 경쟁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지만 올해 무산된 '제4이동통신사'와 맞물려 눈길을 끌었다.

첫 대기업 MVNO, '3대 이통사'에 도전장

대기업답게 오는 2일 '헬로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하는 CJ의 행보는 선불제 중심의 기존 중소 MVNO들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우선 삼성 갤럭시 넥서스, 갤럭시S2, 팬택 베가 레이서, KT테크 타키 등 전용 스마트폰을 갖췄고 24개월 약정으로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에 가입하면 요금을 할인해 주는 방식도 똑같다.

요금 수준은 기존 이통사 스마트폰 요금제보다 18% 정도 싸다. 음성통화 150분, 문자메시지 250건, 무선데이터 100MB에 해당하는 월 3만4천 원 요금제는 6천 원 싼 2만8천 원에 가입할 수 있다. 월 4만4천 원짜리 요금제에 해당하는 구성은 월 3만7천 원으로 7천 원 절약할 수 있다.

가장 큰 무기는 기존 단말기로 가입할 수 있는 '유심(USIM) 요금제'다. 쓰던 단말기에 유심만 바꾸면 3만4천 원 요금제 패키지를 1만7천 원에 쓰는 등 기존 이통사 요금제 대비 30~50% 저렴하다.

반면 MVNO에는 3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적용되지 않고 최대 1GB만 제공해 4만7천 원 이상 요금제부터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또 초당 요금도 1.8원으로 동일하고 표준요금제 기본요금도 월 9천 원으로 기존 이통사와 2천 원 차이에 불과하다. 결국 대상 고객층이 음성이나 데이터 사용이 많지 않고 가격에 민감한 소량 사용자층으로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CJ헬로비전은 '저가 요금'을 앞세우기보다 340만에 이르는 자사 케이블 가입자들을 겨냥한 결합상품 판매와 티빙, 엠넷, CGV, CJ오쇼핑 등 CJ그룹 미디어 인프라를 활용한틈새 시장 공략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CJ는 일단 내년 대중 시장을 공략해 3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향후 80만 명이 넘으면 영업이익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이후에는 음악에 특화한 '엠넷폰', '슈스케(슈퍼스타K)폰'이나 영화에 특화한 'CGV폰'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가입자 100만 넘으면..." 대형 MVNO들 '제4이통' 눈독

MNO(기간통신망사업자) 사업 의지를 묻는 기자 질문에 변동식 대표는 "지금은 '설비'보다 고객 기반이 더 중요하다"면서도 "가입자 100만 명을 넘어서면 설비 부분도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혀 주파수 확보를 통한 제4이통에 도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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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진 온세텔레콤 회장이 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한식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MVNO 사업게획을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CJ와 마찬가지로 KT 망을 빌려 내년 3월부터 MVNO 사업을 시작하는 온세텔레콤 역시 장기적으로 제4이통 진출 가능성을 밝혔다. 김형진 온세텔레콤 대표는 지난 21일 세종문화회관 기자간담회에서 "제4이통 사업에 유선 인프라와 노하우를 가진 온세와 같은 중소통신 사업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온세텔레콤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주도한 IST 제4이통 컨소시엄에 참여했지만 현대그룹이 빠지면서 고배를 마셨다. 함께 탈락한 KMI 컨소시엄 역시 대기업 부재에 따른 자금력 부족이 크게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CJ와 같은 대기업 MVNO의 등장이 이통3사의 견제를 뚫고 제4이통사가 등장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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