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2 신년특집] 스마트포노이드, 인간관계의 벽을 깨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 "짬이 안나" "멀어서 못가" 이젠 핑계일 뿐, 2000만명 쓰는 스마트폰 SNS로 만나고 떠들고…
직장 상사·부하 직원도 전엔 술자리서나 가능한 얘기를 문자로 거침없이… 학생·교사는 카톡 모임, 정치인·시민도 직접 소통
LG생명과학 홍보팀에 근무하는 박준형(31)씨는 회사는 물론 대학, 고교, 군대 친구들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맥연결서비스)인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다. 박씨의 '페북 친구'들은 120여명.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들은 50명 정도다. 회사 선·후배, 동료가 오히려 더 많다. 페이스북에 들이는 시간은 하루에 1시간이 넘는다. 차를 타고 있을 때 스마트폰으로 1~2분씩 짬을 내서 쓰는 경우가 많다. 박씨는 "많을 땐 글을 하루에 2~3개씩 올린다"며 "예전엔 회식하거나 업무상으로 연관되지 않으면 소식을 알기가 어려웠는데 요즘은 SNS 덕에 더 친밀해졌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확산과 함께 SNS가 한국 사회를 바꾸고 있다. 친구들끼리 소식을 나누는 페이스북과 1인 미디어 성격이 강한 트위터, 문자메시지를 대체하는 카카오톡이 대표적인 SNS다. 스마트폰을 쓰는 인류, 스마트포노이드(Smartphonoid)가 늘어나면서 세상을 바꾸고 있다. 직장인들의 인간관계, 학생들의 놀이 등 일상에서부터 비즈니스 환경과 정치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빨라지는 의사소통, 직장문화가 바뀐다
술자리에서 이뤄지던 고민 상담이나 의견 교환 등의 무대는 SNS로 옮겨졌다. IT회사에 올해 입사한 김모(24)씨는 SNS에 회사 일이 힘들다며 넋두리를 올렸다가 이 내용이 상사에게 전달돼 면담을 갖고 문제를 해결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진준식(32) 과장은 최근 직속 상사에게 실수하고선 바로 카카오톡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예전 같았으면 다시 술자리에서 해결할 때까지 어색한 시간이 이어졌겠지만 이번에 바로 다음날 평소처럼 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입사원 안승회(27)씨는 "SNS는 전화나 문자보다 격식이 없다는 느낌이 들어 어렵기만 한 선배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모바일 쿠폰' 등을 주고받으며 부담 없이 이뤄진다.
물론 'SNS 왕따'와 같은 문제점도 있다. 구보경(28)씨는 "페이스북 친구들끼리는 전날 올라온 소식들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여기서 소외된 사람은 이야기에 끼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기업 휴게실에서 여직원이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에 접속해 친구들의 소식을 확인하고 있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인간관계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
◇학생, 학부모, 교사를 잇는 SNS, 교실이 바뀐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수현(40)씨는 요즘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대전 갈마초등학교 앱'을 통해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 남긴 공지사항, 준비물, 알림장 등을 확인한다. 이 앱에는 학급 시간표, 급식 식단, 준비물, 공지사항 등이 수시로 업데이트 된다.
서울 도봉구 백운중학교 교사 황소현(여·28)씨는 매일 오후 8시 카카오톡에 접속해 학생들과 '정모'를 한다. 아이들은 학교생활이나 불만사항을 황씨에게 토로하는데 서로 맞장구를 치고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경우가 많다. 황씨는 학부모와 상담을 카카오톡으로 하기도 한다.
경기도 시흥 능곡중 교사 김재숙(26)씨의 반에는 '암행어사제도'가 있다. 일종의 고발 프로그램인데 스마트폰을 이용해 '착한 일'이나 '잘못한 일'을 찍어 교사에게 사진을 보내는 것이다. 솔선수범해 책상 대열을 맞추거나 분리수거를 한 아이, 청소를 안 하고 게으름 피우는 아이의 사진을 찍어서 보내는 식이다.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를 통해 SNS의 파괴력을 실감한 여야 정치권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정치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SNS는 선거결과를 바꿀 만큼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9일 "인터넷과 트위터 등으로는 사전 선거운동도 할 수 있다"고 결정하면서 더 큰 힘을 얻게 됐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간이 없어 인간관계에 부담을 가졌던 계층일수록 스마트폰을 통한 SNS가 끼치는 영향이 크다"며 "시간과 공간을 재정의하는 SNS의 효과가 곳곳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 스마트포노이드
안드로이드, 휴머노이드처럼 인간 형체를 닮은 로봇 등을 지칭할 때 붙는 접미어 ‘oid’를 스마트폰(smartphone)에 붙인 말. 스마트포노이드(smartphonoid)는 기계인 스마트폰과 일심동체가 돼서 한시도 몸에서 떼지 않는 신감각 인류라는 의미다.
☞ 주요 SNS
트위터(twitter)
자신의 관심사와 의견 등을 자유롭게 올리는 미디어 성격이 강한 SNS. 자신이 팔로잉하는 사용자들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으며, 자신의 팔로어들에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페이스북(facebook)
친구들과 교류와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SNS. 국내의 싸이월드와 같이 오프라인 친구 관계가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형태로 많이 나타난다.
미투데이(me2day)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한국형 SNS. 150자의 내용과 사진으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중간 형태.
카카오톡(KakaoTalk)
모바일에서 무료로 그룹채팅과 1:1 채팅이 가능한 메신저 서비스다. 가입과 로그인 없이 전화번호만으로 사용할 수 있다.
포스퀘어(foursquare)
위치기반 모바일 SNS로 사용자가 방문한 음식점 등 장소를 올릴 때 쓰인다.
[이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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