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사업’으로 입 찢어진 구글

유튜브 등 무료 서비스 통해 지난해 대박

2010년 01월 06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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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의 현장을 가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창업 11년 만에 전년 동기 대배 7% 늘어난 6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순이익은 16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27%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실적발표를 하는 자리에서 “현재 구글의 현금 보유액은 220억 달러(한화 약 25조 원)에 이르고 있다”며, (만면에 웃음을 참지 못하며) “위기는 끝났다”란 말을 곁들였다. 구글에게 이처럼 막대한 이익을 안겨준 알짜상품들은 무엇이었을까.

5일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김상법 수석연구원은 동영상 강의(www.seri.org 멀티미디어룸 로그인 후 이용 가능)를 통해 ‘유튜브(YouTube)’ 서비스를 꼽았다.

콘텐츠 업체들이 유튜브 홍보에 더 큰 관심

‘유튜브’란 동영상 공유 사이트로 누구나 가입만 하면 무료 사용이 가능하다. 때문에 2006년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할 당시 영화 배급사, 음반사 등 많은 콘텐츠 업계의 반발을 샀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콘텐츠들이 불법으로 유포될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그러나 구글은 단호하게 자신이 책임지겠다며 불법 동영상을 감독할 것을 약속하면서, 동시에 (유튜브를 통해) 콘텐츠의 적극적인 홍보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맛보기 동영상을 공유하면, 콘텐츠가 불법 유포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논리였다.

예상은 적중했다. 무료로 재미있는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으니, 많은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콘텐츠 기업들은 이 자리를 통해 신이 나서 홍보에 열을 올렸다. 소니 엔터테인먼트, 워너브러더즈, 유니버셜 뮤직, EMI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유튜브 홍보에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

유튜브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최근 유튜브 1일 조회건수는 약 10억 건에 이를 정도다. 전 세계 인구의 약 20%가 유튜브를 보고 있는 셈인데,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구글은 ‘광고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무료로 서비스를 하면 할수록 더 많은 돈을 벌게 하는” 새로운 사업구조를 통해 구글은 광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마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에서 광고판을 걸어주고 돈을 버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역설적이게도 무료 서비스를 통해 돈을 버는 사업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유튜브와 더불어 ‘메일 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는 효자 상품이었다. 그동안 IT 기업들은 성능이 우수한 값비싼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기업 전산실에 팔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구글의 접근 방식은 이와 전혀 달랐다.

전산실에 자사 상품을 팔겠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전산실을 없애겠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일본의 편의용품 업체인 도쿄 핸즈(Tokyo Hands)는 2008년 12월 사내 모든 이메일 시스템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과거 냉장고 크기의 컴퓨터를 매입해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등의 시스템을 구축해놨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대신 그들이 선택한 것은 구글의 기업용 메일 서비스였다. 인터넷을 간단히 구글 서버에 접속하기만 하면 이전처럼 사내 이메일 시스템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도쿄 핸즈의 IT 운영비는 절반이나 감소했다. 안전성도 높아졌다는 도쿄 핸즈의 분석이다.

휴대폰 OS 시장에 '안드로이드' 무료 배포 중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의회도 최근 공식 이메일 시스템으로 구글을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3만 명에 달하는 LA 공공기관 직원들이 구들의 기업용 메일 서비스, 일정관리 서비스 등을 공식적으로 사용 중에 있다.

▲ 지난해 큰 수익을 올린 구글의 유튜브(YouTube) 서비스
현재 전 세계 200만 개에 이르는 기업에서 약 2천만 명의 인원이 구글의 기업용 메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구글은 앞으로 구글 웹을 통해 더 많은 소프트웨어를 서비스하고, 고객 데이터 분석도구 등 전문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다.

구글은 최근 PC용 ‘크롬 OS’ 개발계획을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동안 OS(기본 소프트) 시장은 MS의 독무대라고 할 만큼 MS가 95%가 넘는 시장을 장악해왔다. IBM 등 많은 기업들이 MS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참패했다. 그런데 최근 구글이 ‘크롬 OS'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MS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 계획에 따라 구글이 처음 선보인 휴대폰용 OS ‘안드로이드’는 MS와 매우 달랐다. MS가 많은 기능을 내장한 화려한 OS였다면, 구글의 ‘크롬 OS’는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한 OS를 지향하고 있었다.

구글은 고객에 따라 다양한 요구사항이 양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1개 기업이 OS를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기본 기능에 충실한 OS를 통해 ‘수많은 중소기업들로부터 수집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먼저 불똥이 떨어진 곳은 휴대폰 OS 시장이었다. 그동안 이 시장은 노미아의 ‘심비안’, MS의 ‘윈도 모바일’이 석권해왔다. 구글은 이 시장에 뛰어들어 기본기에 충실한 OS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 사용이 자유로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안드로이드의 약진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최근 세계적인 분석기관 가트너는 “(안드로이드의) 2012년 시장 점유율이 14.5%에 이를 것이며, 1위인 심비안에 이어 2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가트너는 기본기에 충실한 OS를 무료로 공급하니 인기를 끌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공짜 사업을 통해 큰돈을 버는 구글의 사업 전략이 OS 시장에까지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구글의 공짜사업이 언제까지 이어지면서 세계를 놀라게 할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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