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우리는 앞으로 몇 년간 세계적으로 큰 혼란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과 같은 불안하고도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는 개인적으로 현명하게 행동하는 현실만으로 성공적인 경영을 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
조직의 경영은 기업이든 대학이든, 그리고 병원이든 간에 오늘의 긴박한 뉴스 타이틀에 구애됨이 없이 지속될 기본적이고 예측 가능한 추세에 기초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기본적인 추세들이 모여 다음 사회를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새롭고도 전례가 없는 특징들 가운데 하나는, 전 세계적으로 젊은 인구가 감소하고 또 새로운 노동력이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부와 일자리의 창출 자로서 제조부문의 역할이 꾸준히 감소한다는 점이다. 또한 기업과 그 최고경영자의 형태, 구조 그리고 기능이 변한다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가 자신의 저서 Next Society의 서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피터 드러커는 엄청난 불확실성의 시대인 지금 어떤 경우 라도 확실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한다. 다만 미래의 흐름이나 추세를 예측하고 그 예측을 바탕으로 젼략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실패는 틀림없을 것이라 한다. 이제 우리 앞에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다음 사회는 어떤 모습인지, 피터 드러커로부터 들어본다.

미리 가보는 다음사회의 모습

다음 사회의 중요한 특징 중 첫째는 새로운 고용구조의 창출이다. 피터 드러커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25년 후에는 건강이 허용하는 한, 사람들은 75세까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잘 알고 있다. 아직은 완전히 정착하지는 않았지만, 노인들 가운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예컨대 55세 이상의 사람들이- 전통적인 근무 형태인 9시 출근 5시 퇴근의 풀타임 대신에 새롭고도 다양한 형태로 노동력 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임시직으로, 파트 타이머로, 컨설턴트로, 특수한 작업요원으로, 그리고 그밖에도 많은 예가 있겠다.”

피터 드러커에 의하면, 모든 선진국은 물론 중국과 브라질도 현재의 출산율이 가임 여성 1인당 인구 유지 출산율인 2.2명에 훨씬 못 미친다고 한다. 그는 젊은 인구의 공급이 감소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점점 증가하는 노령 인구들(특히 교육받은 노년층)을 유인하고 또한 보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고용방법을 창출 하는 것이 앞으로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한다.

둘째, 모든 것이 지식으로 통한다.
드러커 박사는 지식이 지식사회의 핵심 자원일 것이고, 지식근로자가 노동력 가운데 가장 지배적 집단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 특히 컴퓨터 기술자, 소프트 웨어 디자이너, 임상실험의 분석가, 제조 기술자, 그리고 법률 전문가 등의 지식 기술자 들이 뚜렷하게 증가할 것이라 전망한다.

“지식 기술자는 지식 근로자인 동시에 육체 노동자 이기도 하다. 그들은 대체로 두뇌보다는 손으로 하는 직업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하지만 그들의 육체 작업은 도제 방식이 아니라 오직 정규 교육을 통해서만 획득될 수 있는 이론적 지식에 실질적으로 기초하고 있다. 대체로 그들은 전통적인 숙련 노동자 보다 훨씬 더 많은 보수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를 {전문가}로 인식한다. 마치 미숙련 육체 노동자 들이 20세기의 사회 및 정치 측면에서 지배 세력이었던 것과 같이, 지식 기술자들은 다음 몇 세대에 걸쳐 사회의 ? 그리고 아마도 정치의 지배 세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세계가 새로운 보호주의로 재편 될 것이다. 즉 국가 간 블록을 형성하여, 블록 내부에서는 자유무역을 하지만 외부와는 매우 배타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다. 유럽연합(EU), 북미자유협정(NAFTA), 그리고 매르코수르 등이 이미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넷째, 새로운 기업 형태는 새로운 CEO를 원한다. 피터 드러커는 다음 사회 최고 경영자의 중요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다국적 기업의 최고 경영자가 당면할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한 가지는, 기업이 단기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성과를 올리는데 필요하지만 상호 충돌되는 요소 사이에 균형을 잡고, 또한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예컨대 고객, 주주(특히 기관 투자자들과 연금기금들), 지식근로자, 그리고 지역사회의 이해 사이에 균형을 잡는 일이 될 것이다.
다음 사회의 회사 내 지식근로자의 관리는, 지식근로자가 조직을 필요로 하기 보다는 조직이 그들을 더 필요로 한다는 가정 아래 이루어져야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조직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들은 이동성과 자신감을 갖고 있다. 즉 조직이 그들을 자원 봉사자 처럼, 즉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 처럼 취급하고 또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사람들이 가장 먼저 알고 싶어하는 것은, 회사가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이고, 그리고 가고자 하는 방향이 어디인가 하는 것이다. 그 다음 그들은 개인적인 성취와 개인적인 책임에 관심을 갖는다. 그들이 적소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식 근로자는 계속 학습과 지속적인 훈련을 기대한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그들 자신보다는 자신들의 지식분야가 존경 받기를 원한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비록 나중에는 점차 {참여} 하기를 바라긴 했지만 지시를 받아서 일하는 데 익숙했던, 전통적인 근로자들보다는 몇 걸음 더 나아갔다. 전통적인 근로자들과는 달리, 지식 근로자들은 지식 영역 내에서는 스스로 결정하기를 바란다.”

전자상거래의 발달로 재편되는 유통 질서

피터 드러커는 다음 사회로의 길을 가장 재촉하는 것 중의 하나로 전자 상거래를 꼽는다. 그는 [Next Society]에서 전자상거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철도가 창조한 새로운 심리적 지리로 인해 인류는 지리적 차이를 극복했다. 전자상거래가 창조한 심리적 지리로 인해 {거리} 라는 개념을 아예 없애 버렸다. 이제 세상에는 단 하나의 경제, 단 하나의 시장만 존재하게 된 것이다. 전자상거래가 초래한 한 가지 결과는, 모든 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비록 그 기업이 국내 시장 또는 특정 지역에서만 제품을 제작하거나 판매한다 해도 말이다. 이제 경쟁은 더 이상 국내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이지 경쟁은 국경을 모른다. 모든 회사는 경영방식에 있어서는 초국가적인 양상을 띠어야 한다. 또한 전자상거래를 통해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 팔게 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상품이 전자상거래 방식에 적합할 것인지의 여부 등은 아직 분명치 않다. 이런 현상은 새로운 유통 채널이 등장할 때마다 늘 겪었던 일이다.
새로운 유통 채널은 고객들을 바꾸고 있다. 전자 상거래는 고객의 구매 방법뿐만 아니라 {구매상품} 자체를 바꾸고 있다. 전자 상거래는 소비자 행동, 저축 성향, 그리고 산업구조까지 바꾸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경제 전체를 바꾸고 있다. 이런 현상이 지금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여러 선진국, 그리고 중국 대륙을 포함한 많은 신흥국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비즈니스 2.0] 지와의 인터뷰 에서 피터 드러커는 전자상거래가 가져오는 유통의 변화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했다. 이 인터뷰 역시 [Next Society]에 실려 있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전자 상거래의 발달로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유통 시스템의 하나는, 물건을 판매 할 때는 전자상거래를 이용하고 배달은 실제 매장을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일본 세븐일레븐의 경우, 온라인 주문, 매장 배달 시스템으로 올린 매출이 이미 매장 전체 매출액의 40%에 이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수수료를 조금 챙길 뿐이지만,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고스란히 남는 장사가 된다. 따라서 이런 식의 유통 시스템은 가능성이 높은 것 가운데 하나로 생각된다. 다른 변화들 역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이유는,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판매, 생산, 그리고 배송이 분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가지 과정 가운데 지금까지 50년 동안 무게의 중심이 유통 쪽으로 이동해오고 있었다. 그것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추진되어 왔다. 얼마나 많은 생산 공장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다지 많지는 않을 것이다.”

[레드 헤링(Red Herring)] 지와의 인터뷰에서 드러커는 유통의 중요성을 더욱 더 강조하고 있다.

“내가 컨설팅 해주고 있는 고객들도 동의 하고 있는 하나의 간단한 가정이 있는데, 앞으로 제조기업으로는 생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유통에 기반을 둔 지식기업이 돼야만 한다는 말이다. 정말이지, 이제 생산 측면에서 남다른 제품을 만들기는 어렵다.”

피터 드러커는 결국 다른 회사가 이미 점유하고 있는 시장을 힘들여 뺏어와야 하는 시대라고 이야기 한다. 그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자.

“회사는 데이터 베이스 지식을 활용하는 유통업체가 되지 안을 수 없다. 이것은 엄청난 변화다. 이것은 제1차 세계대전 후 농업에서 일어났던 것과 비교 할 수 있다. 양으로 측정한 제조업 상품의 산출고는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면 제조업이 국민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급속히 감소 하고 있다. 고용 측면에서 보면 제조업의 일자리는 더욱 감소 하고 있다. 제조업은 국민총생산에 부가가치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더 이상은 하지 못한다. 이제 가치는 유통 부문과 지식 활용으로 창출된다.”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사람 관리를 하라

이처럼 급변하는 다음 사회에 기업의 생존 법은 어떻게 될까? [비즈니스 2.0] 과의 인터뷰에서 드러커 박사는 “단기적인 성과와 장기적인 성과를 조화시키는 일이다” 라고 했다. 특히 잭 웰치가 재무관리 측면에서의 단기적 성과를 강조한 것과 인재양성 측면에서 장기적인 관점을 강조한 것을 예로 들었다. 잭 웰치는 167개 사업부에 대한 월례 보고서를 챙겼을 뿐만 아니라, 7년을 내다 보면서 사람에 대한 투자를 했다.
사람관리에 대해서 피터 드러커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배우라고 이야기 한다.

“최고 경영자들은 우수한 대학의 책임자나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을 배워야만 할 것이다. 즉 성공의 핵심은 사람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개발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는 점을 배워야 한다는 말이다. 어느 대학의 학과를 뛰어난 학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갓 박사학위를 단 전도유망한 젊은 사람들과 조교수 들이 그들의 활동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세계 수준의 오케스트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향곡의 한 음절마다, 예컨대 제 1 클라리넷 연주자가 지휘자가 원하는 수준으로 연주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서 연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기업 연구소의 연구소장을 성공적인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다. 지식에 기초한 기업에서 리더쉽을 발휘하려면, 마찬가지로 유망한 지식전문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가르치고,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그들에게 도전 거리를 주고, 또 고무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은 법적으로 더 이상 기업의 종업원들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기업의 자원이자 자본일 것이며, 성과를 올리는 핵심요소다. 종업원 관계는 체계화 될 수 있다. 그리고 정녕 체계화 되어야 한다.”

이제 우리 모두는 [Next society]로 진입하고 있다. 이 사회에는 정답이 없다. 변화를 받아 들이며 끊임없이 답을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이, 가장 근접하는 답이 될 것이다. 피터 드러커가 서문의 마지막에 남긴 글은 다음 사회에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

“엄청난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그리고 예측하지 못했던 끔찍한 사건이 마구 벌어지는 시대에는, 앞서 말한 변치 않는 기본적인 추세를 바탕으로 전략과 정책을 수립한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 실패는 틀림없이 보장할 수 있다.”

참고자료 : Nest Society(피터 드러커 지음, 한국경제 신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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