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초인 열전 에 해당하는 글5 개
2007/01/20 따뜻한 퇴마기공사 주종석 선생 (2)
2006/12/09 氣치료의 달인 김영수 선생 (3)
2006/11/19 산중에서 천리를 보는 도인 김상욱 (1)
2006/10/23 영혼을 부르는 사람...손어람 (3)
2006/09/22 암을 고치는 신비의 명약 <미삼정>


따뜻한 퇴마기공사 주종석 선생
한국의 초인 열전 | 2007/01/20 15:41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따뜻한 퇴마기공사 주종석 선생

"귀신도 알고보면 불쌍합니다. 잘 달래서 보내야죠"


■퇴마의 기원과 형태


인류가 존재한 이래로 수많은 직업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지금의 시각으로는 잘 이해할 수 없는 직업도 있었으며,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외형과 내용이 거의 변하지 않은채 장구한 세월동안 이어지는 직업도 존재한다. 그리고 그 두가지 경우를 모두 충족시키는 직업도 있다. 지금 얘기하려는 퇴마사(退魔師)라는 직업이 바로 그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퇴마기공사 주종석 선생)



우리가 퇴마라는 단어를 그다지 낯설지 않게 느끼는 것은 이우혁씨의 소설 <퇴마록>의 영향도 있을 것이며, 8~90년대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일본만화 <공작왕(孔雀王)>의 영향도 지대하다. 그런 소설이나 만화 속에서는 늘 카리스마 넘치는 멋진 모습으로 귀신을 물리치기도 하고, 때로는 유령보다 더 음산한 눈빛으로 빙의(憑依)들린 환자를 무섭게 다그치는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퇴마는 그처럼 멋이나 낭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현실의 문제다. 특히나 귀신 등 영적인 질환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있어서는 마지막으로 기댈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 외에 어떠한 미사여구도 통하지 않는 영역의 문제이기도하다.

어떻게 보면 퇴마의 기원은 종교보다도 더 오래됐다. 교리나 의식(儀式)이 생겨나기 전부터 이러한 퇴마의식은 존재했었으며, 인류의 삶속에서 그런 것이 오랜 세월동안 이어지며 종교적인 형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영화 엑소시스트에서도 퇴마의식을 하는 신부님을 볼 수 있고 신교에서도 안수기도를 통해 퇴마를 하는 목사님들이 있다. 또한 불교 역시 천도제 같은 고유한 구마의식으로 민중들 삶속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여 여러 괴물들을 물리치는 헤라클레스나 오디세우스 같은 영웅들도 퇴마사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혼인식장에서 신랑 행세를 하던 귀신을 내쫓았던 강감찬 장군, 권람 대감의 딸에게 붙은 귀신을 떼어준 남이 장군 역시 큰 관점에서 보면 그 시대의 퇴마사였다. 지금이야 퇴마라는 개념이 생소하게 비춰지지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민중의 삶과 밀착되어 돌아가던 생활의 한 부분이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음이다.

퇴마하면 일본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나라다. 오랜 옛날부터 황궁에서 직접 관리로 채용하여 퇴마를 담당하게 했던 온묘지(음양사)의 전통이 남아 있어서 현재에도 신문, 잡지 광고를 통해 퇴마업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는데, 한국에 비해서 퇴마 비용도 비싸고 퇴마사들의 파워가 한국이 더 강하기 때문에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원정 퇴마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이 조선 땅덩어리가 물과 흙이 신묘한지라 영적인 면에서는 세계 최고의 명당이다. 같은 인삼씨를 심어도 한국에서는 영약이 되고 중국에서는 풀뿌리가 되는 이치도 다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하물며 기(氣)라든가 명상, 퇴마 등은 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이러한 퇴마는 크게 세가지 형태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가톨릭의 신부님들처럼 그 스스로가 자체 퇴마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오랜 수도 생활을 통해 영적으로 맑아진 후 전통적인 의식으로 귀신을 물리치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영화 엑소시스트처럼 퇴마의식을 행하는 분이 오히려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요소를 안고 있다.

두번째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경로를 통해 신을 받았거나 영적인 능력을 소유한 분들이다. 무속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퇴마 방법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모시던 신이 떠나거나 약해져서 능력이 소진되거나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치료효과의 기복이 있기도 하다.

세번째는 우주의 기를 통해 직접 귀신을 다스리는 경우다. 어차피 귀신이라는 것도 기의 덩어리이기 때문에 더 쎈 기로 잠재울 수 있다는 이론이다. 지금 소개하려는 주종석 선생 같은 분이 그런 경우에 해당하는데, 이런 분들은 신을 받거나 영적인 능력을 얻어 행하는 것이 아니라 태양과 우주에 가득한 기를 직접 받아 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효과의 기복이 별로 없고 능력이 쇠퇴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특별히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분들을 일컬어 퇴마기공(退魔氣功)이라 한다.

■갑자기 찾아온 치유 능력

머리를 말총머리로 묶고 지그시 다문 입술에 번뜩이는 안광…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아마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것을 대번에 알아볼 만큼 남다른 캐릭터의 소유자다. 하지만 이런 능력자분들을 많이 인터뷰해 온 필자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어떤 기감(氣感)이라는게 있다. 바로 온화함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자들은 일반인과 마주 대했을 때 기싸움을 안한다.

괜히 어줍쨚은 능력을 가지고 도사인체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관철시키려 하고 어떻게든 이기려고 하지만 진실한 능력자들은 그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뿐 위압적인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 머리로 생각해서 예의를 차리는게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린이와 놀면서 진단을 하는 주종석 선생)



어린이들은 특히나 이런 기감에 민감한데, 마침 어린이 환자가 와 있길래 가만히 지켜봤더니 전혀 무서움을 타지 않고 주종석 선생과 어울리며 노닐고 있다. 나중에 들었지만 그게 노는게 아니라 그렇게 하면서 진단하는 것이라고 한다.

첫 질문은 항상 어렵다. 운을 한번 떼면 술술 풀려나가는데 그 처음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직 필자가 그 어린아이처럼 맑지 못하다는 증거다. 그러나 어쩌랴. 인터뷰는 해야 하니 퇴마기공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부터 조심스레 질문을 건넸다.

“한 10여년 전쯤인가…차를 타고 가는데 심장 발작이 오더군요. 그래서 급히 차를 세우고 응급실로 갔죠. 그런데 검사를 전부 다 해봤는데 정상이라는거에요. 심전도도 하고 혈압도 재고 벼라별 검사를 다 받았어요. 아픈데도 정상이라니 환장할 노릇이죠. 퇴원을 하고 한 일주일 지났는데 또 심장 발작이 오는거라. 이러다가 죽는거구나…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무슨 생각이 스쳤는지 손을 내 가슴에 대고 기도를 했어요.

그 당시만 해도 내가 천주교 성당을 다니고 있었는데 하나님한테 기도를 올렸죠. 아프게 하지 말아주십사 하고 말이죠. 그러자 희한하게도 통증이 멎는거에요. 몇번을 더 하자 그 뒤부터는 아예 심장쪽에 통증이 나타나질 않더라구요. 내 병을 고치니 점점 호기심이 드는거라. 그래 주변 사람들이 아프다고 하면 손을 대고 상념을 집중했더니 그 사람들도 낫기 시작하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니 우주의 기를 내가 받아들일려고 몸의 변화가 왔었던 것 같애요. 그게 그때 심장발작으로 나타난거지.”

“말씀을 들어보니 제가 취재를 했던 다른 초인분들과 비슷한 경험을 하신 것 같네요. 어떤 능력이 오기전에 본인의 몸상태가 변화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럼 주선생님은 처음부터 퇴마를 하신게 아니시군요? 전문적으로 기공 퇴마를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셨습니까?”

“저는 관절염이나 류마티스 쪽 질병을 주로 치료했어요. 지금도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 상당수가 그쪽 질환을 앓고 계십니다. 노인들 같은 경우에는 특히 퇴행성 관절염이라 해서 연골 자체가 없어져서 그 고통이 상당합니다. 그런데 기공으로 치료했더니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하시고 계십니다. 현대의학적으로는 믿지 못한다고 하겠지만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니 어쩌겠습니까.

아무튼 그런 환자들을 치료하다가 어느날 한 환자를 치료하는데 이상한 기운을 느끼게 됐어요. 그래서 넌지시 물어봤죠. 지금 관절 이런데 말고 다른쪽으로 많이 아프지 않냐. 몸 여기저기가 이유없이 아프고 머리도 혼란스럽고 그러지 않느냐. 그랬더니 맞다는거에요. 그냥 보낼 수 없어서 환자의 머리에 손을 대고 접속을 시도해봤죠. 그랬더니 환자가 안 아프다는거에요.

그러면서 환자가 하는 말이 자기가 지금 빙의에 걸려서 어느 절에 다니고 있는데 그 스님을 좀 같이 만나면 안되겠냐고 하더군요. 안될게 뭐 있냐고 하면서 같이 그 절에 갔죠. 그리고 그 환자를 치료해 오시던 스님과 얘기를 나누는데 그러시더라구요. 기공을 한다고 해서 아무나 쉽게 퇴마가 되는게 아닌데 그런 능력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그러면서 환자에게는 이 양반이 퇴마가 가능하니 멀리 절에까지 올 필요없이 이 양반에게 치료를 받으라고 해서 그때부터 나에게도 그런 능력이 생겼구나 하고 퇴마쪽에 집중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 뒤부터 소문이 나서 빙의 환자들이 많이 찾아 오게 된것입니다. 나 자신도 그러한 능력이 왜 생겼는지는 몰라요.”

“능력이 생기고 나서의 삶과 그 이전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셨는지요. 보통 사람들은 얻고 싶어도 얻지 못하는 대단한 능력이신데…”

“많이 변했죠. 일단 평범한 직장을 얻고 살아갈 수가 없어요. 이상하게 무슨 사업을 벌이거나 직장을 잡으면 안되더라구요. 희한합디다 그거 참…그래서 그 뒤에는 다른 생각 안하고 오직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 하나만 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다보니까 세상 사람들에 대한 연민의 정이 커지더군요. 제 부모님들께서도 고질병을 앓다가 돌아가셨는데,

그때 내가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면 편안하게 해 드렸을텐데 아쉽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비슷한 연배의 노인네들 보면 치료해 주고 싶고 그래요. 얼마전에는 기공하시는 분들 몇 명이 모여서 정기적으로 무의탁 노인이나 저소득 계층 치료봉사활동을 다니는데, 그런게 사는거 같아요. 이런 능력 타고 났으니 썩히면 뭐합니까 허허”

“도고마성(道高魔盛)이라…도가 높아지면 마구니들이 들끓다는 얘기가 있는데, 혹시 선생님은 그런 경우를 당해보지 않으셨습니까?”

“빙의 들리게 한 귀신들이 다 마구니죠 뭐 (웃음). 정작 힘든건 귀신이 아니고 사람이에요. 호기심을 넘어서 좋지 않은 감정을 품고 저를 테스트 하려는 사람들도 종종 있습니다. 아프지도 않은데 와서는 치료해 달라고 드러눕는거죠. 그럼 저는 또 이래저래 달래서 보냅니다. 그런 사람들은 돈을 억만금을 가지고 와도 그냥 보냅니다.”

■퇴마는 귀신을 쫓는 것이 아니라 달래는 것

“귀신에 대해 잠깐 얘기해 주시고, 빙의치료는 어떻게 하시는지 좀 들려 주시죠.”

“귀신들 참 많습니다. 특히 각종 사고로 죽은 영가들이 많아서 여기저기 떠도는 객귀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일반분들에게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미리 말씀 드리는 것인데, 저는 무속인분들처럼 신을 받은 능력자가 아니고 기를 운영하는 사람인지라 전체적인 기의 덩어리로 귀신을 관찰합니다. 의사들도 각 분야의 전문의가 있듯이 이런 능력을 가진 분들도 자신만의 전문 분야가 있는 법이죠. 아무튼 말로는 설명을 못하지만 사람을 봤을 때 그 사람 본연의 영혼과는 틀린 그 무엇이 보입니다.

그런 객귀들이 보이면 일단 접속을 시도하죠. 사람이건 귀신이건 일단 대화로 풀어야 합니다. 무리하게 내쫓았다가는 더 쎈 영가들을 데리고 다시 나타나거든요 그러면 정말 골치 아파집니다. 따지고 보면 불쌍한 영혼들이에요. 갑작스런 사고로 죽었거나 한이 맺혀 돌아갔거나 살아 생전에 영적인 세계를 믿지 않았던 영혼들은 자기 스스로가 죽은줄을 모르니까요. 얼마나 불쌍합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연회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



“모든 빙의환자들이 선생님께서 치료를 하면 완치가 되나요?”

“아닙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제가 치료하면 치유가 되는데, 자기 스스로가 귀신들림 상태를 즐기는 환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귀신을 뽑아 줘도 스스로가 다시 불러서 그 상태를 즐깁니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사회적으로 외로움을 많이 겪었거나 정붙일 곳이 없는 사람들은 그렇게 해서라도 귀신과 놀아야 사는 맛을 느낍니다. 제가 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으면 뭐합니까. 본인이 다시 불러들이는데…안타까운 경우가 많아요.

빙의도 일반 병과 똑같습니다. 환자 스스로 내가 어떤 병에 걸렸는지 증상을 자각하는 것에서부터 모든 병의 치료가 시작되는데, 본인이 그걸 느끼지 못하면 화타 선생이 아니라 화타 할애비가 와도 소용없는 일이죠.”

“그렇게 해서 떠난 귀신들은 어디로 갑니까? 계속 돌아다니나요?”

“아닙니다. 무한 속으로 돌려 보내죠. 불교로 치자면 부처의 품으로 돌려 보내고 교회로 치자면 예수의 품으로 보내는것이죠. 사람들은 다 저마다의 사후관이 있어서 대화를 통해 그곳으로 떠나보내는 것입니다.”

“빙의치료 할때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가요?”

“숨바꼭질하는게 참 힘들죠. 귀신이 들리면 몸전체에 퍼져 있는게 아니에요. 어깨 부근에 숨었다가 머리로 갔다가 발로 갔다가 계속 옮겨 다녀요. 그리고 하나만 있는게 아니라 대개 빙의 환자들은 두세명의 동료 귀신들과 함께 들어와 있으니 더 힘들죠. 그래도 어떻게든 찾아내서 달래고 어르고 나가게 해요. 하지만 제일 힘든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거에요.

대부분의 환자들이 정신병하고 착각을 해서 온갖 약물에 찌들리고 심신이 피폐해질대로 망가져서 오거든요. 숨만 겨우 붙어 있는 환자들이죠. 그럼 이미 귀신들이 터줏대감처럼 환자몸에 자리잡은지가 오래라 더 끈덕지고 고집이 세죠. 스스로나 주변사람들이 이런 점에 좀 주의를 기울였으면 해요.”

“여러모로 참 힘든 병이네요. 병원에서도 치료할 때 주의 사항같은걸 일러 주는데, 빙의치료할 때도 지켜야할 사항 같은게 있나요?”

“제일 중요한건 마음을 잘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치료효과가 나타나면 그때부터 정신이 해이해 지고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요. 화장실 들어갈 때하고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른거랑 똑같죠.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금방 또 귀신들이 달라붙습니다. 흐리멍텅한 사람한테도 잘 들러붙지만 교만한 사람들한테도 귀신은 잘 갑니다. 같이 놀면 재밌거든요. 그래서 가족이나 친척들하고 점점 더 멀어지게 되고 그렇게 해서 풍비박산난 사람들 많이 봤습니다.”

“듣기만 해도 참 섬찟한 병이네요.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빙의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슨 비법이 있나요?”

“머리로 판단하는 것보다 내 영혼의 떨림이 몸으로 전해져 오는 느낌을 중시하세요. 꺼림직한 곳이나 느낌이 이상한 곳은 뭔가가 있으니 가지 말라는 신호입니다. 음습하거나 어두운데도 피해야 하지만 겉보기에 번듯한 집인데도 왠지 한기가 돌고 서늘한 집이 있는데 그런데도 가지 말아야 합니다. 음식점 같은데를 가면 사람들은 구석 자리를 좋아하쟎습니까?

뭐 젊은이들이 데이트 할려면 그런 곳이 좋겠지만 중앙에 훤한 곳으로 앉으세요. 구석진 곳은 귀신들도 좋아하는 곳이라 피하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역시 재차 강조하는데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빙의걸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보면 시기심 많고 남의 말을 그냥 못 넘기고 예민하게 반응하고 짜증내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요. 안 좋은것은 결국 안 좋은 그 무엇인가를 불러오게 되어 있습니다. 유유상종이라. 그것이 우주의 법칙이죠.”

“어쩔 수 없이 그런 곳에 가야 하는 상황이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예를 들어 상가집 같은곳엔 예의상 꼭 가봐야 하쟎습니까?”

“그렇죠. 사람 사는게 생로병사의 연속인데 상가집을 안갈 수는 없죠. 조상들이 그래서 비방법을 다 알려 줬어요. 상가집 갔다와서는 소금을 뿌리쟎습니까? 소금이 뭡니까? 습한것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거든요. 음습한 것을 좋아하는 귀신을 빨아들이는 역할을 하죠. 또 변소간을 갔다오라는 얘기도 전해지는데 이것도 꽤 과학적이에요. 세상에서 제일 음습하고 어두운 곳이 변소간이니 귀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 아니겠습니까?

거기서 털어버리라는 소리죠. 하지만 제일 중요한건 역시 마음가짐입니다. 에잇 까짓거 그깟 귀신쯤이야…나는 그런거 신경 안써…이런 생각으로 다니면 들어왔다가도 오래 못 있어요. 거기에 자꾸 신경을 쓰고 걱정하고 그러니까 그 상념이 커져서 귀신들이 그걸 잡고 늘어지는거죠. 귀신들도 영악해서 만만한 사람들한테나 들어가지 의지력 강한 사람들한테는 재미 없어서 놀지도 않아요. 나 같은 경우에도 상가집을 가게 되면 내 몸에 휙휙하고 엉겨 붙는 놈들이 있어요. 하지만 그때뿐이지 단 몇초도 있지 못해요.”

■무심(無心)하면 귀신도 붙지 않아

“귀신들이 들러붙는 주된 이유가 뭡니까?”

“살아 생전 몸에 밴 습성을 떨치지 못해서죠. 예를 들어 굶어 죽은 귀신이 붙으면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프고 육체적으로도 배가 나오질 않아요. 그걸 어떻게 설명해야될진 모르겠지만 직접 체험하는 저로서는 기이한 일이죠. 그리고 빙의걸린 환자들은 혈자리를 아프게 눌러도 멍같은게 안들어요. 잠만 자는 환자도 있는데 그런 환자들은 고생하다 죽은 귀신들이 들러 붙은 경우가 많아요. 살아생전 고생했으니 실컷 편하게 잠이나 잔다는 심보죠. 아무튼 온갖 핑계를 대고는 사람 몸에 달라붙어서 죽기전의 한을 풀려고 해요. 그게 빙의의 주된 이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연회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



“무속업을 하시는 분들도 어떻게 보면 신이 들려서 그렇게 하시는건데, 그것이 빙의와 다른 점은 뭘까요?”

“크게 보면 무속 신들림도 빙의입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은 전생에 얽힌 것도 있고 여러가지 함께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많아서 제가 나서도 힘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경우엔 신의 힘, 즉 신기(神氣)가 굉장히 셉니다. 저를 능가한다고 봐야죠. 이건 아주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제가 신이 아닌 다음에야 모든 빙의 환자를 100% 치료할 수는 없는거죠. 그런 경우에는 저보다 더 능력이 대단한 분을 수소문 해서 소개시켜 드리는 경우도 있고 의뢰인 본인이 포기하고 그냥 신을 받고 무속인이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쎈 기에 치이지 않기 위해서 특별히 수련하시거나 공부하시는게 있으신가요?”

“저는 뭐 특별히 수련 같은건 하지 않습니다. 우주에 가득 찬 기를 받아서 쓸 뿐이죠. 하지만 명상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명상을 통해서 내 마음을 다스리고 고요히 침잠하면 기가 증폭이 되고 파워도 강해지죠. 결국은 이런 능력을 가지게 된 것도 나의 영적 성숙을 위한 것이니 겸사 겸사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명상이라고 해야 조용한데 앉아서 그저 생각을 가라앉히는게 다 입니다.

요새 뭐 단전호흡이니 명상 호흡이니 해서 몇초간 들이쉬고 내뿜고 하는 별별 방법들이 많은데…초보자들은 첨부터 그렇게 안돼요. 특히 옛날부터 내려오던 조식법(調息法)은 일반인들은 따라하지도 못합니다. 꼭 그런 어려운 방법이 아니라도 그냥 저처럼 들숨 날숨을 느끼면서 떠 오르는 상념들을 무심히 바라보면 됩니다. 누구랑 싸웠던 생각, 아쉬웠던 순간, 낭패봤던 기억 등이 떠 오르지만 ‘아! 그때 그랬구나. 지금 이런 기억들이 올라오는구나’하고 대수롭지 않게 패스시키면 되요.

그 생각에 매달려서 자꾸 저항을 하게 되면 끊임없이 밀려 듭니다. 처음에는 힘들거에요. 내가 고통스러워 하는 것을 마주 대하는 그 느낌이요. 하지만 편한 마음으로 급하지 않게 꾸준히 해 보세요. 습관이 되면 떠오르는대로 넘기는 법을 자연스레 터득하시게 될겁니다. 그러면 여러가지 능력들이 생기게 되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치료 사례나 환자가 있으신지요?”

“얼마전에 저한테 치료 받던 분이 갑자기 전화를 했어요. 받아보니 홍콩이래. 그런데 몸이 이상하다는거야. 홍콩이니 당장 한국에 들어올 수도 없고 답답한 마음에 전화를 한거지. 그래서 내가 일단 진정을 시키고 전화로 대화하며 원격치료를 했어요. 기라는 것이 이럴 때 편리한거에요. 거리도 구애받지 않고 시공을 넘나드니까. 그리고 전화라는 매개체를 쓰지 않아도 돼요. 그 환자가 나를 얼마나 신뢰하느냐에 따라 공간과 시간이라는 개념은 더 희박해지고 치료가 잘돼죠.

이건 또 다른 얘기인데 치료를 몇일 받고 말끔하게 완치된 환자가 있었어요. 근데 다시 연락이 온거야. 속으로는 이상하네 싶었지. 아무리 주파수를 맞춰봐도 별다른 징후가 감지되지가 않았거든. 하지만 환자가 아프다니 일단 가봐야 해서리 그 집에 갔지. 그랬더니 고맙다고 저녁상을 마련하여 내밀더군요. 그냥 오라고 하면 내가 쑥스러워서 안갈려고 하니까 그렇게 편법을 쓰셨던거죠. 그럴 때 참 사는 재미도 느끼고 보람도 많이 느껴요. 퇴마니 기공이니를 떠나서 저도 사람이니까요.”

필자가 보기에 평범함과 신비로움은 이름만 다를뿐이지 결국 하나에서 나온 개념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주종석 선생 같은 분을 만날 때 더 그러한 느낌을 받는다. 남들은 신비한 능력이라고 하지만 결국엔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발현되어질 수 밖에 없는 숙명이랄까?

아인쉬타인은 “과학의 극한이 곧 마술”이라는 얘기를 한적이 있다. 우리가 지금은 몰라서 밝히지 못하는 것일 뿐 과학문명이 발달하고 진보하게 되면 결국엔 신비로운 마술 같은 현상이라 여겨졌던 것도 일상생활 중의 하나였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밝혀질 날이 올 것이다.

꽃잎 하나 떨어지네.
어! 다시 올라가네
아! 나비였네

일본에서 전해져 오는 이 하이쿠詩 한 수 속에 우리가 배워야 할 신비로움의 철학이 모두 담겨 있음이다. 조금 전에는 꽃잎으로 생각했지만 곧 나비였음을 보게 된다는 우주적 설정. 꽃잎이 날아가는 신비로운 체험도 결국 나비의 평범한 날개짓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들의 의식도 날개를 활짝 펴고 광대한 우주를 누비리라 기대해 본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