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에 명상 트렌드 몰고온 아현 구진희 대표












[스포츠서울] 대한민국 유행 1번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최근 새로운 트렌드인 ‘명상’(Meditation) 바람이 거세다. 명품, 퓨전요리, 와인, 요가에 이르기까지 청담동에서 시작된 새로운 문화와 유행은 서울을 가로질러 곧 전국을 휘감는다. 그러니 가장 따끈따끈한 트렌드인 ‘명상’에 귀가 솔깃할 수밖에. 이 명상문화로 순식간에 청담동 트렌드세터들을 사로잡은 주인공은 ‘싱그러운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인 ‘아현(娥玄) 메디테이션 컬처’의 구진희 대표(28). 명상 센터에 이어 오는 11일 건너편에 아담한 명상 라이프스타일 컨셉트숍 문을 연다. 아버지가 국내 경제계를 이끄는 LS그룹 구자홍회장이라 어쩔 수 없이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 되고 있는 구 대표를 만났다.

성정은기자 moira@

사진 | 강영조기자 kanjo@

◇왜 청담동이냐고요? 청담동 사람일수록 더 갈증을 느낄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한국의 비벌리힐스로 불리는 청담동 명품거리가 끝나는 청담 사거리 한 빌딩 3층에 자리잡은 ‘아현 메디테이션 컬처’는 명상센터다. 복식호흡과 단계별 동작, 명상으로 구성된 ‘수련’, 수련 전후의 ‘다도’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명상이란 몸과 마음이 함께 편안해지도록 단련하는 거예요.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죠.” 사실 명상이나 호흡, 수련 등 용어는 몇몇 단체나 종교 활동 등으로 그리 낯설지 않다. 정작 생소한 것은 ‘청담동과 명상’의 조합.

“맞아요, 청담동은 화려하고 물질적이고 끊임없이 새유행을 소화하는 곳이죠. 그래서 ‘명상’이니 ‘정신’이니 하는 용어들이 어울리지 않는다고들 생각해요. 그런데 달리 보면 이곳 사람들일수록 더 느리게 살고 마음을 편안하게 가다듬는데 갈증을 느끼지 않을까 싶었죠.”

일반인들의 허를 찌른 구대표의 이런 판단은 결과적으로 청담동의 ‘블루 오션’이 됐다. 인근 유명 중국집 사장님이며 디자이너 등 트렌드세터들이 수련을 위해 아현으로 몰려들고 있다.

◇몇년 전에는 될까 싶어 접었죠. 그런데 이제 때가 됐다 싶더라고요.

인터뷰 도중 구 대표가 서재에서 책 한권을 꺼내 든다. 스티븐 코비의 신간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이었다. “어머니가 그러시는데 이 책의 주제가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래요. 우연의 일치인지 아현의 컨셉트와 일맥상통하더군요.” 그러고보니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코엘료의 작품 메시지도 궤를 같이 한다. 웰빙 열풍속에 요가, 유기농 등이 유행처럼 번진데 이어 명상이 국경을 넘어 현대인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

“몇년 전 처음 명상센터를 떠올렸을 때는 너무 빠르다 싶었어요. 그러다 지난해말 꼭 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게 돼 7월 실천에 옮긴 거죠.”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 수련을 시작한지 7년째로 ‘내공’을 자랑하는 구 대표는 오래된 꿈을 때가 됐다 싶을때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년 워커힐 호텔 마케팅팀에서 신설된 웨딩업무를 도맡아 한 경험이 소중한 밑바탕이 됐다. 당시 다른 호텔을 찾아다니며 처음부터 묻고 배워 박지만씨 커플(당시 가족측의 권유로 사회까지 봐 ‘여자 사회자’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을 비롯해 정혜영-션, 한가인-연정훈 등의 결혼식을 훌륭히 치러낸 그는 “하나의 아이템을 사업화하기 위한 준비기간이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흔히 ‘사업할 것 없나’라고 막연하게 되뇌기만 하는 이들과 크게 다른 모습이었다.

◇아현그룹요? 글쎄요, 아직 거기까지는. 급하게 마음 먹지는 않으려고요.

명상센터에 이어 11일 센터 건너편에 명상컨셉트숍을 개점한다. “수련할 때 쓰는 방석이며 콩베개 등을 찾는 회원분들이 많았어요. 저만 해도 편안한 옷이며 용품을 구하기도 어려웠고요.”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를 거쳐 국내 에스모드에서 패션디자인을 배운 구 대표는 전공을 살린 웰빙스타일의 옷과 다른 작가들이 만든 소품들을 ‘명상’컨셉트에 맞게 선보일 계획이다. ‘명상 트렌드’의 발신지로 소문이 나면서 인근 한의원에서 명상 센터의 수련복과 비슷한 디자인의 유니폼과 방석을 주문하는가 하면 곧 오픈할 준오헤어 청담점의 에스테틱 유니폼 제작도 맡았다. 활동폭이 빠르게 넓어지자 “나중에 아현그룹 세우는거 아니냐”며 앞서 가는 소리도 나온다.

구 대표는 “사실 그렇게 멀리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슬며시 웃는다. “그저 편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할 뿐이고 급하게 마음 먹지 않겠다”고 덧붙이는 차분한 모습에서 새삼 ‘명상’의 내공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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