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직원 4명중 1명 모바일오피스 쓴다

매일경제 | 입력 2011.06.24 17:15 | 수정 2011.06.25 09:23




24일 출근길에 나선 독고한 삼성SDS 차장은 갑자기 인사팀에서 교육을 받으러 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여느 직장인 같으면 '사무실에서 보고도 하고 처리할 일이 있는데'라는 생각에 당황할 법도 하지만 독고 차장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모바일 근태 시스템으로 부서장에게 보고하고 결재를 올린 후 느긋하게 교육장으로 향했다.

삼성그룹의 모바일오피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기업문화를 바꾸고 있다.

↑ 삼성이 도입한 모바일오피스 화면.

24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에 모바일오피스가 도입된 지 2년여 만에 직원 4명 중 1명은 스마트폰으로 업무 처리를 하고 있다. 내년까지는 전체 임직원의 절반 정도가 이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서는 PC로 볼 수 있던 정보들을 스마트폰으로도 확인할 수 있게 해 영업 현장이나 생산 공정에서 업무 효율을 높이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모바일오피스에 가장 적극적인 계열사는 삼성전자. 작년 하반기부터 모바일오피스를 도입해 현재 3만2000명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사내 인트라넷의 모바일 버전인 '모바일 마이싱글'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메일 확인, 임직원 조회, 결재업무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시스템은 도입 초기부터 실제 사장 결재까지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란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생산 공정에도 모바일오피스를 도입했다.

수원 사업장에서 모바일 생산관리시스템(MES)이 도입 준비 중이다. 기존에는 공정 확인 작업은 PC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지만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확인이 가능해져 불량이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한 생산 차질에 대해 즉시 대응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올해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인터넷 동영상 강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임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해 직접 애플리케이션(앱)을 등록하거나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난 3월 시작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무 분야를 확대한 다양한 앱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권한별 맞춤 앱을 공급하고 조회, 등록, 승인 이용 정보를 분류해 보안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오피스 바람은 전 계열사로 확대되고 있다. 사업 성격에 따라 직원들의 편의를 제공하거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데 활용되고 영업 매장 물동 상황을 체크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바일오피스가 활용되고 있다.

제일기획은 갤럭시S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공유할 '아이펍'을 작년 5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24시간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공유할 수 있다. 최근 사내 교육 동영상 강의를 방영하는 등 그 사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고객 관리와 백화점ㆍ매장 관리 등에 모바일오피스를 적극 활용한다. 매장 영업담당자가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앞으로 패션 분야 협력사들의 정보도 공유해 옷감이나 단추 등의 생산관리에도 적용하는 연계 시스템 구축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모바일오피스, 2009년 도입된 출퇴근 자율제와 함께 모바일 근태 시스템을 활용한 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문화도 정착시킬 방침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최근 싱글 오피스(원격근무)와 모바일 근태, 자율 출근제 등은 단지 하나의 제도가 아니라 문화로 인식할 필요성이 있다"며 "실제 이런 변화가 경영 스피드를 높이고 생산 효율성을 증대시키지만 일부 직급이 높은 세대들은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 < 용어 설명 > 모바일오피스 =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이용해 어디서나 회사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조회하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출장ㆍ외근 등으로 사무실 밖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많은 직원들이 사내 컴퓨터에 접속해 외부에서도 회사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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