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판 우버` 판 커진다…대기업도 시장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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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2016.12.23 오후 4:07
최종수정2016.12.23 오후 4:49
낮은 임대료·스타트업 바람에 공유사무실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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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파이브 교대점 내부. [사진 제공 = 패스트파이브]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 '공유 사무실(co-working space)' 시장 경쟁이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 국내 스타트업에 이어 외국계 기업과 국내 대기업들도 공격적으로 영토 확장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2010년부터 미국에서 시장을 만들어온 스타트업 '위워크'의 미겔 매켈비 공동창업자가 직접 방한했다. 내년 초 명동 2호점 준비 작업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대신증권이 과거 명동 중앙극장 터에 새로 지은 26층 빌딩 대신파이낸스센터 10개 층을 빌렸다.

이를 의식한 듯 토종 최대 공유 사무실 업체 '패스트파이브'는 이날 7호 논현점을 열었다. 지난해 초 서초구에 1호점을 냈던 이 회사는 이달 삼성역 도심공항타워에 삼성점을 연 데 이어 내년 상반기 10호점까지 낼 계획이다. 최근 2~3년 새 강남 서초 일대에만 120여 개가 넘는 공유 사무실이 등장했다.

지난달 아주그룹 계열사 아주호텔앤리조트가 강남 역삼동 아주빌딩에 공유 사무실 '스파크플러스' 1호점을 열었다. 현대카드는 내년 1월 강남역 인근 홍우2빌딩에 공유 사무실 1호점 '스튜디오 블랙'을 열 계획이다. 위워크 국내 1호점이 있는 홍우빌딩 바로 뒤 건물이다. 지난 6월 홍콩계 오피스업체 TEC도 강남 글라스타워에 국내 1호점을 냈다.

공유 사무실은 부동산업계 '우버(차량 공유 서비스)'로 통한다. 업체가 오피스 건물 몇 개 층을 임대한 후 리모델링을 통해 개인이나 소규모 업체에 하루·월 단위로 단기 임대를 놓는 방식이다. 주방 같은 스낵바와 소파·탁구대 등이 갖춰진 라운지, 회의실 등 공유 공간과 1~10인 단위로 쓸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 공존한다.

자유로운 분위기와 공유 공간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스마트 오피스'(지정석을 없앤 사무실) '서비스드 오피스'(공용 물품이 갖춰진 공동 사무 공간)와 유사하다. 하지만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나 외국계 기업이 주로 찾던 스마트·서비스드 오피스와 달리 기본적으로 공유 사무실은 '카페 같은 사무실'이나 구글·애플 사옥 같은 공간으로 '밀레니얼 세대'(소셜 미디어와 정보기술(IT)에 익숙한 2030세대) 젊은 창업가들을 겨냥한다.

공유 사무실 성장은 공급 측면에서는 강남 대형 오피스 공실이, 수요 측면에서는 최근 분 '청년 스타트업' 바람이 기여했다. 공실난이 장기화된 강남 오피스 빌딩은 3.3㎡당 월임대료가 14만~15만원 선으로 전용 150~160㎡형이 2400만원 정도다. 하지만 공유 사무실 입주자들이 내는 월 20만~60만원을 모으면 연 6% 이상 수익이 가능해 투자도 활발하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는 "신생 벤처캐피털을 비롯해 마케팅·교육·레저·패션기업도 최대 20인 규모 입주 문의까지 해오고 있어 임대 공간 넓이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강남 시대'를 벗어나는 영토 확장도 눈에 띄는 변화다. 씨티비지니스센터는 목동점을 시작으로 화곡·신촌 일대 지하철 역세권에 총 5개 센터를 운영 중이다. 내년 1월 신도림 역세권에 '신도림 미래타워점'을 여는 데 이어 상반기까지 강남·서초 외에 대학로와 홍대 등 젊은이들이 몰리는 대학가 상권에 10호점까지 낼 예정이다.

서비스 경쟁도 한창이다. 강남에서 공유 사무실을 운영하는 '코너스톤'은 입주 업체들에 인수·합병(M&A)·투자유치, 회계·세무 등 재무자문·법률자문 서비스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경영 컨설팅을 해주기도 한다. 가상 공간 임대도 등장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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