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지털 마케팅, 눈높이는 어디에 맞춰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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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중국 디지털 마케팅이 필요한가요?’

이 질문에 전문가들은 다양한 이유를 제시했다. ‘빠른 성장’, ‘기술 혁신 선도’, ‘국가적 특성’, ‘중국 모바일 혁명’ 등이 그렇다. ‘왜?’를 알았다면 그다음은 ‘어떻게?’라는 질문이 등장한다. 중국에서 디지털 마케팅을 시작하려면 ‘조금 다른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중국인이 쓰는 채널도 다르다는데, 왜 그런 걸까? 홍진영 펑타이코리아 그룹장을 만나 물었다.

다른 자세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 ‘중국의 폐쇄 정책·버티컬 매체

일반적으로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마케팅을 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몇몇 채널이 있다. 전세계를 하나로 잇는 페이스북, 구글,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이다. 페이스북은 최근 사용자 수 20억명을 찍었고, 구글 활동사용자 수는 2016년에 10억명을 돌파했다. 이 매체들만으로도 세상의 모든 사람과 이어질 것만 같다. 그런데 여기 예외가 있다. 중국이다.

“중국은 자국 내 언론 검열 및 자국 매체 보호 정책 때문에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과 같은 글로벌 매체들이 중국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조치가 취해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를 대신하는 중국형 플랫폼이 다양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렇다. 중국은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해외 플랫폼 규제를 하고 있다. 2009년도에는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철수했고 다음 해에는 구글이 철수했다. 또한 중국은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으로 대표되는 황금 방패(Golden Shield) 시스템을 이용해 인터넷을 검열해 이른바 ‘e사회주의’ 국가로 불리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글로벌 플랫폼으로는 중국 안에서 기를 펼 수가 없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중국의, 중국에 의한, 중국을 위한’ 플랫폼이 많이 만들어졌다.

중국의 언론 검열 및 자국 매체 보호 정책으로 인해 중국형 온라인 매체가 발달했다. (자료=펑타이코리아)

중국의 언론 검열 및 자국 매체 보호 정책으로 인해 중국형 온라인 매체가 발달했다. (자료=펑타이코리아)

“중국 인터넷 사용자만 해도 7.3억명에 이릅니다. 사용자가 많은 만큼, 플랫폼에 대한 요구도 다양했죠. 이에 따라 매체들도 특정한 타깃, 특정한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플랫폼들이 자연스럽게 발달하게 되면서 ‘버티컬 매체’가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특정 타깃, 특정 목표만을 위한 매체가 플랫폼화 된 것이죠.”

중국 내 버티컬 매체는 카테고리별로 세분화된 주제가 그대로 플랫폼이 된 형태로, 그 수는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렇게 세분화됐지만, 탑티어 버티컬매체 기준으로 방문자 수도 월 2천만-1억명 수준으로 무시할 수 없다. 이처럼 다양한 중국형 매체가 발달했고 각각 성격이 다르므로 글로벌로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마케팅 전략을 동일하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홍진영 그룹장의 의견이다.

이렇게 중국에는 타깃과 쓰임이 다른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 매체가 있으므로 사실 어떤 딱 한 가지만을 공략하란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누구나 많이 쓰는 매체는 있다. 바이두, 위챗, 웨이보다.

# 바이두(百度)

곰 발바닥이 상징인 바이두는 중국 대표 검색엔진이다. 중국 검색엔진별 PC 점유율에서는 59.87%, 검색엔진별 모바일 점유율에서는 83.20%의 압도적인 수치를 보여준다. 중국인 대부분이 바이두를 통해 검색해 정보를 찾는다.

바이두는 구글과 비슷한 모습을 띠고 있다. 지원하는 서비스는 뉴스, 포럼, 지식 나눔, 이미지, 동영상, 지도, 블로그 등 다양하다. 2016년에는 서비스 수만 118개에 달했다. 하지만 검색엔진이기 때문에 바이두의 주요 쓰임새는 ‘정보 검색’이다. 바이두 자체의 정보를 보여주기도 하고 다른 곳의 정보를 끌어와 검색에 노출하기도 한다.

바이두 지식과 바이두 뉴스 페이지. 이 외에도 바이두에는 수많은 서비스가 있다.

바이두 지식과 바이두 뉴스 페이지. 이 외에도 바이두에는 수많은 서비스가 있다.

바이두 내 마케팅은 대부분 ‘검색광고’로 이뤄진다. 특징이 있다면 바이두에는 무료 브랜드 사이트 등록 기능이 없다. 알고리즘도 다른 검색엔진보다 규칙을 정의하기가 어렵다.

“국내 검색엔진 서비스와 달리, 바이두에서는 무료 브랜드 사이트 등록 서비스·영역이 없고 항상 최상단에 검색광고가 자리잡습니다. 검색했을 때 바이두 정보가 선행하고 이후 다른 정보들이 노출되는 편이지만, 구글과 같은 글로벌 검색엔진 대비 정확한 알고리즘은 언급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바이두 안에서 직접적인 마케팅 방법으로는 검색광고가 먼저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위챗(微信)

중국에서 ‘웨이신’으로 불리는 위챗은 무료 채팅, 통화를 할 수 있는 메신저 앱이다. 기능은 크게 채팅·모멘트·기업계정(공중계정)으로 나뉜다.

기업계정은 일종의 블로그 느낌을 낸다. 이 계정에서 기업은 고객 관리, 정보 확인, 실시간 상담 등을 할 수 있다. 계정 열기 위해서는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한 번 열게 되면 고객과의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에 적합하고 편리한 창구이다.

위챗 채팅과 모멘트 영역 (캡처=홍진영 펑타이 그룹장 제공)

위챗 채팅과 모멘트 영역 (화면=홍진영 펑타이 그룹장 제공)

대부분 위챗에서 기업계정을 팔로잉하는 사용자는 기업을 이미 알고 있고 기업에 대한 정보를 받기 위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검색을 통해 팔로잉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그래서 기업 계정을 방문하는 목적이 뚜렷하다.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검색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방문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대로 파악해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기업의 제품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방문자인 만큼, 콘텐츠 역시 상세 정보를 담아 제공하는 편입니다.”

위챗 스타벅스 기업계정. 오른쪽 사진처럼 '구매'라고 이야기 하면 자동으로 그에 맞는 정보를 제공한다. (캡처=홍진영 펑타이코리아 그룹장 제공)

위챗 스타벅스 기업계정. 오른쪽 사진처럼 ‘구매’라고 이야기 하면 자동으로 그에 맞는 정보를 제공한다. (캡처=홍진영 펑타이코리아 그룹장 제공)

위챗은 ‘위챗페이’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결제, 주문, 할인쿠폰 사용까지 위챗에서 할 수 있으므로 위챗페이와 연동해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위챗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편이다.

# 웨이보 (新浪微博, 시나 웨이보)

중국어로 ‘마이크로블로그’를 뜻하는 웨이보. 트위터가 중국 정부의 검열로 인해 서비스 진출 좌절을 겪으면서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가 크게 성장했다. 페이스북과 꽤 비슷한 타임라인을 가지고 있고 좋아요와 댓글, 공유 버튼도 함께 있다.

공유·확산이 쉬운 개방적인 웨이보의 성격 덕분에 이슈를 전달하고 관련한 주제로 이야기 장이 펼쳐지는 편이다. 웨이보를 보면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야기, 유행 등을 한눈에 파악하기 쉽다.

“개방적이고 콘텐츠 확산이 특징인 웨이보에서는 소비자 관심을 파악해 공유가 많이 일어날 것 같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에 상대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한 브랜드, 초기 단계의 브랜드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웨이보를 많이 활용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오른쪽) 스타벅스 계정. 짧은 글와 사진으로 기업 포스팅을 구성했다. (왼) 다수의 커뮤니케이션이 태그와 댓글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캡쳐=홍진영 펑타이코리아 그룹장 제공)

(오른쪽) 스타벅스 계정. 짧은 글와 사진으로 기업 포스팅을 구성했다.
(왼쪽) 다수의 커뮤니케이션이 태그와 댓글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캡쳐=홍진영 펑타이코리아 그룹장 제공)

콘텐츠를 만들 때는 핵심이 깃든 간단한 메시지를 넣어야 한다. 웨이보에 포스팅을 하면 글자가 140자까지만 보이고 그뒤는 ‘…’으로 표시된다. ‘더보기’를 누르지 않으면 볼 수 없다. 따라서 짧은 텍스트 위주의 사진과 영상으로 핵심을 담고 있는 콘텐츠를 포스팅하는 것이 웨이보 사용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 ‘브랜드에 대한 이해

바이두·위챗·웨이보를 살펴봤다. 기본적으로 많이 쓰이는 채널일 뿐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중국 시장에는 버티컬 매체들이 즐비하다. 그럼 각각의 매체별 특징과 성격을 잘 알고 이를 공약하는 것이 중국 디지털 마케팅에 성공요소일까. 사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그래서 홍진영 그룹장은 각 매체에 대한 이해와 함께 ‘방향성‘을 강조한다.

“중국 매체 환경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하고 자기 브랜드에 관해 어느 정도 방향성이 확립돼 있어야 합니다. 마케팅 목적은 어떤 것인지, 타깃은 누구인지, 어떤 제품을 내세워야 하는지 등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어야 하죠. 그런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도 좋고, 기업이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해도 좋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이해와 방향성이 있어야 비로소 기획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블로터>는 위 연사들을 모시고 중국 디지털 마케팅의 흐름과 방법을 두루 짚어보는 ‘[블로터컨퍼런스] 중국 디지털 마케팅 인사이트 2017‘을 8월10일 개최합니다. ‘디지털 중국’을 보다 심도 있게 이해하고 비즈니스로 접근하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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