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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기반 아마존 업고 삼성·애플 아성 넘을지 주목 |
잡스의 천재성은 '연결(connetion)'이다. 그는 떨어져 있던 휴대폰 사용자와 앱 개발자를 연결시켰다. 그럼으로써 거대한 IT생태계를 창조했다. 베조스도 바로 그 점에서 출발한 듯 보인다. 파이어폰은 사용자와 세계 최대의 온라인 마켓을 연결시킨다. 파이어폰에 탑재된 3D 화면과 시청각 인식 프로그램인 '파이어플라이'는 그 같은 온라인-오프라인 연결을 최적화하는 수단이다. 3D화면은 '다이나믹 퍼스펙티브(Dynamic Perspective)'라는 기술로 실현됐다. 휴대폰 앞면에 있는 4개의 특수 카메라가 사용자의 머리 위치를 추적해서 입체적 화면을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3D가 차세대 디지털 기기의 총아가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스마트폰에서 구현된 것은 파이어폰이 처음이다. 파이어플라이는 사용자가 보고, 듣고 있는 사물을 인식하는 기능이다. 상품, QR코드, 음악, TV프로그램 등 1억 개 이상을 인식할 수 있다. 어떤 물건인지 파악하고(파이어플라이), 입체적 모습을 미리 파악하는 것(3D화면)은 휴대폰으로 온라인 쇼핑을 원하는 사용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기능들이다. 사용자들이 휴대폰 화면에서 물건을 선택하면 아마존에 원스톱으로 주문이 이뤄진다. 무제한 클라우드 사진 스토리지도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느낄 요소다.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저장되고, 용량은 무제한이다. 잡스는 연구실에 갇힌 천재가 아니었다. 사람의 심리를 읽을 줄 알았고, 그것은 마케팅에 대한 천부적 감각으로 발휘됐다. 하지만 마케팅에선 베조스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아마존의 공격적 비용 인하는 경쟁업체를 고사시켰다. 이베이가 선점하고 있던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이베이가 기피했던 배달망을 효율적으로 구축해 이베이를 꺽었다. 베조스는 7월 하순 시작될 파이어폰 판매를 미국 내 2위인 AT&T와 단독 제휴했다. 2007년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개발했을 때 AT&T에게만 판매를 맡겼던 것과 빼 닮은 마케팅이다. 사실 베조스에겐 스마트폰 시장 진출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베조스의 성공을 가져온 PC 시대는 저물고 있고, 사람들은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다. 아마존 매출 중 PC 비중은 2013년 55%에서 1년새 42%로 떨어졌다. 반면 스마트폰에 의한 거래는 32%로 동일했다. 스마트폰이 매개가 되는 온라인 쇼핑 생태계가 절실했던 것이다. 베조스의 도전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다. 시장엔 삼성과 애플이라는 절대 강자가 있다. 시장 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과 애플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46%다. 고객 대부분은 2년 약정이란 족쇄에 묶여있다. 새로운 수요 대부분은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서 나온다. 그러나 파이어폰은 당분간 미국에서만 팔린다. 파이어폰의 판매 가격은 2년 약정 기준 32GB 모델이 199달러, 64GB 모델이 299달러로 갤럭시S5, 아이폰5S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은 일단 호의적이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2.69% 올랐다. 과연 혁신가 베조스가 천재 잡스를 넘어설 수 있을까? 답은 시장이 쥐고 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김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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