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OS8’과 ‘요세미티’ 발표…PC와 폰 ‘통합’

| 2014.06.03

애플이 6월2일 WWDC14의 키노트를 마쳤다. 새로운 하드웨어는 없었다. 그 중심에는 개발자가 있었다. 주요 내용은 ‘iOS8′, ‘OS X 10.10′ 요세미티, 그리고 ‘스위프트’로 정리할 수 있다.

OS X 10.10 요세미티

소비자들이 지켜볼 것은 OS X과 iOS다. OS X은 예상대로 ‘요세미티’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디자인에 있다. 지난해 iOS가 그랬듯 OS X에도 플랫 디자인이 적용됐다. 아이콘 모양은 더 단순해졌고 영문 기준으로 글꼴도 약간 달라졌다. 창의 모양도 더 단순해졌고 창 닫기, 접기 등의 버튼 색도 단색으로 명확하게 바뀌었다. iOS의 느낌이 더 진해졌다고 보면 된다. 전반적으로 콘텐츠와 리스트로 나뉘는 앱들의 화면 구성은 리스트 쪽을 반투명으로, 콘텐츠는 흰색 배경으로 처리한다. 연락처나 메시지같은 앱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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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센터에는 위젯이 늘어났다. 일단 어두운 톤에 반투명 배경을 썼고, 그 안에 ‘투데이’ 메뉴가 더해진다. 기존에는 알림 메시지들을 모아두는 곳이라면 이제는 현재 봐야 할 내용들, 그러니까 캘린더, 미리알림, 날씨, 시계 등이 더해진다. 위젯도 알림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이제 앱들이 알림센터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기존 알림센터는 경고창이었다면, 요세미티의 알림센터는 어젠다 역할을 한다.

검색 기능인 ‘스포트라이트’도 강화됐다. 스포트라이트 버튼을 누르면 기존에는 화면 오른쪽에 검색 결과를 내놓았는데 요세미티는 화면 한 가운데에 검색창이 뜬다. 여기에 내용을 입력하면 검색 결과에 맞는 응용프로그램의 미리보기 화면이 실시간으로 검색창 아래에 붙는다. 단순히 내부의 파일만 뒤지는 게 아니라 위키피디아 검색이나 위치 검색 또는 음악, 영화를 찾아 그 정보와 아이튠즈로 구매 연결까지 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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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검색은 사파리에도 마찬가지로, 주소 입력창이 곧바로 검색창 역할을 한다. 사파리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겼는데, 상단 메뉴는 더 단순하게 만들어 콘텐츠를 돋보이게 하고 주소창을 마우스로 누르면 즐겨찾는 페이지들이 뜬다. 이건 iOS의 구성과 아주 흡사하다. 사파리에는 탭을 한꺼번에 볼 수 있고 같은 페이지에서 열어둔 탭끼리는 묶어주는 기능도 있다. 전반적으로 자바스크립트나 HTML5 등의 성능이 좋아졌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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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8

iOS8도 예상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iOS8의 디자인은 iOS7에 비해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그 기능과 UI가 OS X과 점점 닮아가고 있다. 일단 스포트라이트는 요세미티처럼 위키피디아, 지도, 뉴스, 음악, 영화, 아이튠즈등을 통합해서 검색한다. 사파리도 마찬가지로 위키피디아를 비롯한 인터넷 검색을 곧바로 돕는다.

iOS8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측면에서 개선이 이뤄졌다. 특히 메시지 앱이 많이 달라졌다. 메시지는 아이폰에서 가장 많이 쓰는 앱이기도 하다. 먼저 그룹 채팅이 강화됐다. 여럿이 대화하는 채팅창을 좀 더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참여자를 초대하거나 대화에서 특정인을 빼는 것이 쉬워졌고, 메시지가 쏟아지는 것에 대비해 방해금지 모드도 더해졌다. 위치 공유 기능도 덧붙었다. 위치 확인은 지속적으로 하거나 1시간 동안만 혹은 지금 현재 위치만 보여주는 것을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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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는 메시지가 오면 화면 위에서 배너가 내려오는데 기존에는 이 메시지에 답장을 하려면 배너를 눌러 메시지 앱을 연 뒤에 답해야 했다. iOS8은 이 배너를 아래로 잡아당기면 배너 아래로 작은 간이 입력창이 뜬다. 여기에서 곧바로 답장을 보낼 수 있게 됐다. 페이스북의 경우 ‘좋아요’와 ‘댓글달기’ 버튼이 붙는 식이다. 이 기능은 아이폰을 탈옥하는 이유 중에서 늘 상위에 꼽히던 ‘bite SMS’의 기능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홈 버튼을 두 번 누르는 멀티태스킹 화면에도 변화가 생겼다. iOS7에선 앱 목록만 보였는데, iOS8에선 ‘즐겨찾기’에 등록된 연락처 목록이 위에 뜨도록 바뀌었다. ‘메일’ 앱에는 큰 변화가 생겼는데, 메일 입력창을 아래로 쓸어내리면 잠깐동안 입력창을 접어놓을 수 있다. e메일을 쓰다가 다른 e메일의 내용을 확인해야 할 때 기존에는 같이 열어볼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iOS8은 아래로 잠깐 접어둘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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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에도 변화가 있다. 기존에는 단어를 자동 완성해주는 정도였는데, iOS의 스마트 키보드는 문맥을 인지해 어떤 단어를 입력할지 판단한다. 메시지 대화창의 경우 전후 문맥을 따져 단어를 추천해준다.

맥에서 아이폰 연결해 전화와 문자 송·수신

OS X 요세미티와 iOS8의 추가 기능들은 어떻게 보면 큰 변화가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운영체제의 진짜 위력은 맥과 아이폰, 아이패드를 함께 쓸 때 나온다. 이전 같으면 OS X과 iOS를 따로 소개했겠지만, 요세미티와 iOS8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운영체제가 됐기에 함께 소개한다. 애플은 이를 ‘연속성’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N스크린’이라고 부르던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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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과 아이폰, 아이패드는 이제 따로 테더링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바뀌었다. 맥에서는 아이폰의 작동 상황을 훤히 꿰뚫어볼 수 있게 됐다. 배터리 용량, 셀룰러 접속 상태 등 아이폰의 상태표시줄에 보이던 내용들이 뜬다.

더 놀라운 것은 맥과 아이폰이 연결되면 맥에서 셀룰러폰 전화 통화와 SMS 문자메시지를 쓸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페이스타임과 아이메시지만 됐는데, 아예 맥에서 아이폰의 전화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 됐다. 맥을 켜면 아이폰을 꺼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키노트에서 크렉 페더리기 부사장은 애플의 ‘새로운 직원’ 닥터 드레와 맥으로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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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관리도 통합됐다. iOS에는 7부터 기기간에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에어드롭’이 생겼다. 하지만 iOS7에서는 iOS끼리만 연결됐던 것이 이번에는 iOS8과 요세미티간에도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에어드롭으로 맥PC와 아이폰, 아이패드간 손쉽게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워크를 비롯해 여러 파일을 무선으로 던져넣듯 옮길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도 확장됐다.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라는 새 서비스가 생겼다. 이 안에 작업 파일들을 넣어두면 기기를 가리지 않고 모두 열어볼 수 있다. 기존의 아이클라우드에 비해 용도가 좀 더 넓어졌다고 보면 된다. 드롭박스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는 윈도우에서도 쓸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는 전반적으로 개념이 좀 더 넓어졌는데 e메일에도 접목돼서 큰 용량의 첨부 파일은 아이클라우드에 올려서 전송할 수 있게 됐다. 서비스 이름은 ‘메일드롭’이다. e메일로 에어드롭처럼 파일을 보낸다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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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창이 연결되는 것은 이 뿐이 아니다. 아예 연동된 기기들 사이에서는 맥과 아이폰, 아이패드 사이에 작업창이 그대로 연동된다. 예를 들어 맥에서 아이워크 페이지 작업을 하던 중에 아이패드를 꺼내 잠금화면에서 왼쪽 아래에 있는 ‘핸드오프’ 버튼을 위로 밀어 올리면 맥에서 만들던 문서 내용이 아이패드에 그대로 열려서 연속해 작업할 수 있다. 반대로 아이폰에서 e메일을 쓰다가 맥에서 핸드오프 아이콘을 누르면 e메일에 입력하던 내용이 맥의 e메일 창에 그대로 뜬다. 마치 세 개의 기기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한 덩어리가 된 것이 올해 애플 운영체제의 가장 큰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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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와 OS X의 통합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를 결국 하나의 운영체제를 양쪽 기기에 쓸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허나 맥은 OS X, 아이폰에는 아이폰용 iOS, 아이패드에는 아이패드용 iOS로 나누어 각자의 하드웨어를 쓰기 쉽게 제어하고, 그 안에서 앱과 경험, 콘텐츠를 통합하는 식으로 흐르는 것이 애플의 통합 방법이라는 것이 이번 OS X 요세미티와 iOS8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기기마다 적절한 운영체제가 있기에 이를 억지로 하나로 합칠 이유는 적어 보인다.

이런 연속성은 애플로서는 이용자들이 애플의 기기를 함께 쓰도록 하고 다른 기기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잠그는(Lock in) 효과를 노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애플의 기기를 불편없이 쓰고 있다면 더 편하게 쓸 수 있는 기능들이 더해졌다고 보면 된다. 완전히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기능들은 아니지만 기존에 있던 기능들이 ‘연속성’이라는 이름으로 체계성을 갖고 합쳐지는 것이 낳는 효과는 제법 크다. 합쳐진다는 의미로 아무렇지도 않게 쓰던 ‘통합’과 ‘연속성’이었던 것 같은데 애플은 뚜렷한 방향을 정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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