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커트 입은 조문객이 "꼴불견"이 아니에요.
삶 2014/04/28 11:21 솔내음
안산 단원고 합동분향소에서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자가 촬영한 조문객들의 모습이에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시민들은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긴 줄을 마다하지 않았다.” 는 설명이 붙어 있네요.
미안해서,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가슴이 터져 버릴 것 같아서 다들 그렇게 분향소를 찾나 봐요.
분향소를 찾는 데는 남녀노소 구분이 없어요.
어른들 말을 따르다 죽은 착한 아이들이 이제는 좋은 곳에 가서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 담아 저마다 꽃을 바치고 향을 피웁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너졌던 가슴에 그래도 한 자락 위로가 됩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기는 연대감이 아직 우리 맘에 남아 있다는 걸 확인 할 수 있으니까요.
안산 분향소에는 <연합뉴스> 기자도 있었나 봐요.
<연합뉴스> 특별취재팀 이름으로 나온 기사 제목이 “<세월호참사> 분향소에 미니스커트•슬리퍼 등 '꼴불견'도…” 입니다.
내용을 조금 볼게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은 짧은 청바지를 입은 채 분향소로 들어가는 줄에 서 있었다. 분향을 마치고 나오는 두 여성은 속살이 비치는 베이지색 망사 원피스와 무릎 한뼘 정도 위까지 오는 길이의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동영상을 다시 봅니다.
이제서야 분홍색 우산도 보이고, 빨간색 티셔츠도 보이고, 청바지도 보이네요.
군복을 입은 군인도 있고, 짧은 바지의 여성도 있습니다.
전 처음에 동영상을 보면서 슬픔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려는 저들의 마음만 보였는데, 역시 정부의 예산을 지원 받아 운영하는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 소속 기자들의 눈은 보통 사람들과는 많이 다르네요.
비 내리는 분향소를 찾은 그 많은 조문객들 중에서 “미니스커트, 망사원피스, 야구모자와 선글라스, 슬리퍼” 등을 용케도 잘 찾아 냈네요.
“시민경찰”(이건 정체가 뭘까요?)의 말을 빌어 “유족들의 마음을 헤아려 조금만 더 복장에 신경 써 주었으면 좋겠다”고 기사를 마무리 했네요.
제가 만약 유족이라면 망사 원피스 안의 속살이 아니라 그렇게 입고도 분향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그 마음을 보고 고마워 했을 것 같아요.
< 연합뉴스> 기자들은 남들이 못 보는 것까지 보는 그 특별한 눈을 다른 곳에 썼어야 했어요.
예를 들자면 “'물살 거세지기 전에…' 사상 최대 규모 수색 총력” 같은 기사를 쓸 때 해경이나 대책본부에서 불러 주는 대로 쓰지 말고, 실제 상황을 확인하고 썼다면 이상호 기자로부터 그런 험한 욕설을 듣지는 않았을 테지요.
“연합뉴스 개XX야, 그게 기사야? 넌 내 후배였으면 죽었어”
이상호 기자는 해당 발언을 사과 했지만, 전 이 말에 상당히 공감이 가는 걸 어쩔 수 없어요.
꼭 “사상 최대 규모 수색 총력” 기사 때문이 아니라, “속살이 비치는 베이지색 망사 원피스” 기사 때문이기도 해요.
<연합뉴스>에는 국가기간통신사라고 해서 국가가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을 해 줘요.
요즘 <연합뉴스>의 기사들을 보면서 그 세금이 무지 아깝다는 생각, 저만 하는 건 아닐 거에요.
“꼴불견”은 미니스커트 입은 조문객이 아니라, 막돼먹은 기사 쏟아 내는 <연합뉴스>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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