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6.23 20:24수정 : 2013.06.2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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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 서울와이엠시에이 등 시청자단체 회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KBS) 사옥 앞에서 한국방송의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
사쪽 ‘2500원서 4800원으로’
26일 정기 이사회서 논의 예정
<한국방송>(KBS)이 현재 2500원인 수신료를 4300원 또는 4800원으로 곱절 가까이 올리는 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상인 한국방송 이사는 23일 “20일 열린 (일부 이사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사쪽 집행부가 수신료를 4300원과 4800원으로 올리는 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18일 한국방송 경영회의를 통과한 이 안은 수신료 인상 발의권이 있는 한국방송 정기 이사회에서 26일 논의될 예정이다.
길환영 한국방송 사장과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수신료 현실화’를 거듭 강조하며 정지 작업을 벌여왔으나 인상 폭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명박 정부 때 국회에서 1000원 인상안이 논의됐지만 ‘방송의 공정성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반대와 한국방송 기자의 민주통합당 대표실 도청 의혹이 불거지면서 무산된 바 있다.
한국방송은 21일 ‘수신료 현실화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수신료 인상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윤준호 한국방송 수신료현실화추진단장은 “한국방송이 공영방송답게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수신료 비중을 50% 이상으로 올려야 하는데, 현재는 37% 수준으로 광고 비중보다 낮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신료 인상의 절차와 폭 등을 둘러싸고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당 추천을 받은 이규환 한국방송 이사는 “수신료 문제는 이사회가 인상안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이런 논의 없이 사쪽 집행부가 결정한 안을 이사회에서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수신료 인상안이 상정되면 야당 추천 이사진 4명은 26일 열리는 이사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1일 낸 성명에서 “수신료 인상을 거론하기 전에 언론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부터 제대로 하라”며, 한국방송이 수신료 인상에 나서면 납부 거부 운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한국방송이 지난 대선에서 편파 방송을 했고, 최근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등에서도 정권에 유리한 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