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빅데이터 전문가 `10만 양병론`
기사입력 2013.07.11 17:32:43 | 최종수정 2013.07.11 21: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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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슈마허가 포뮬러 원(F1)에서 어떻게 전설의 레이서가 된 줄 아세요? 그는 지독한 연습벌레이기도 했지만 뛰어난 데이터 분석 전략가였습니다."

검색 엔진 사업을 하고 있는 한 소프트웨어 업체 대표가 말을 이어갔다. "수많은 데이터를 손에 쥐고 있으면 뭐합니까. 데이터 이면을 분석해 활용해야 의미가 있지요. 그 작업은 컴퓨터가 아닌 `사람`이 해야 합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양성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슈마허는 7차례 F1 월드챔피언에 오른 인물이다. 데이터 분석은 0.1초에도 승부가 갈리는 레이싱에서 빛을 발했다. 슈마허는 트랙을 돌면서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최적의 운전 스킬을 도출했다. 연료를 꽉 채우는 경쟁자와 달리 적정량을 주입해 차체를 가볍게 하는 전법 역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은 승리의 방정식이었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분석한 뒤 가치 있는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의사결정이나 미래 예측에 활용하는 이른바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했다. 과거에도 데이터 분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50억개가 넘는 모바일 기기와 각종 센서의 등장은 정보 팽창에 도화선을 그었고, 그 과정에서 모인 데이터는 `빅데이터`라는 마케팅 용어의 옷을 입고 재탄생했다. 빅데이터 분석은 IT뿐 아니라 의료, 정치, 금융, 스포츠, 생명공학 등 안 쓰이는 분야가 없게 됐다. 각종 경제 변수를 반영해 주가를 예측하는 시스템이나 인간 지놈 지도를 그려 희귀병 치료에 활용하는 등 빅데이터는 하루가 다르게 진화 중이다. 각 영역에 숨어 있는 `데이터`(금맥)를 IT라는 도구(디지털)로 캐내 `경제적 가치(금)`를 창출하려는 업계 안팎의 움직임은 시작됐다. 올 하반기에는 국내 대부분 기업들이 자체 빅데이터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부분이 빅데이터 분석의 본질을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 데이터 수집과 저장,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는 열을 올리고 있지만 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는 뒷전이다. 최근 미래부가 2017년까지 빅데이터 전문가 2000명을 양성한다고 발표한 것은 고무적이다.
이들 전문인력이 10만명 정도 되면 우리나라는 이 분야 세계 최강국이 될 것이다.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기업들도 빅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데이터의 가치는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부 = 김대기 기자 daekey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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