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개의 장수비결

솔개를 아는가. 솔개하면 떠오르는 어느 가수의 노랫말이 생각난다. 우리는 말 안하고 살수가 없나 ~ ~ 날으는 솔개처럼~ ~ 솔개는 지구상에 생존하는 조류 중에 가장 장수하는 조류로 알려져 있다. 솔개는 최고 약 70세의 수명을 누릴 수 있다 한다. 그러나 솔개가 이렇게 장수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가 있다. 약 40세가 되었을 때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여정이지만, 중요한 결심을 선택해야 할 순간이 온다. 솔개는 약 40세가 되면 발톱이 노화하여 사냥감을 효과적으로 잡아챌 수 없게 된다. 부리도 길게 자라고 구부러져 가슴에 닿을 정도가 되고, 깃털 또한 짙고 두껍게 자라 날개가 매우 무겁게 되어 하늘 높이 날아오르기가 나날이 힘들게 된다. 이쯤 되면 솔개에게는 두 가지 선택의 귀로에 놓이게 된다.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약 반년에 걸친 매우 고통스러운 자기생성의 수행과정을 거쳐야 한다. 자기생성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바위산 높은 정상으로 날아올라, 구도(求道)의 수행자가 토굴 속에 은거하듯, 홀로 둥지를 짓고 머물며 고통의 자기수행을 시작한다. 먼저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만든다. 그러면 시간이 지나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난다. 그런 후 새로 돋은 부리로 길게 자란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그리고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뽑아낸다. 이리하여 약 반년이 지나 새 깃털이 돋아난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 즉 지난 40년간의 묵은 껍질을 벗어 던지고 아름다운 변화의 탄생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힘차게 하늘높이 날아올라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되는 것이다. 변화란 무엇일까? 그것은 살아있는 움직임이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변화한다. 변화하지 않는 것들은 이미 죽은 것이다. 1년 전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살고 있다면, 우리의 그 1년 동안은 죽어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에, 생을 마감한 어느 여배우의 유서 속에 밀알처럼, 살아 있어도 살아 있음이 아닌 것이다. 그러면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스스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죽은 것은 스스로를 변화 시키지 못한다. 단지 어떤 정해진 상황이 그것을 바뀌게 할 뿐이다. 이것은 변화가 아니다. 그저 썩어 가는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땅에 묻힌다. 세월이 가면 육탈이 되어 뼈만 남게 된다. 죽은 것을 바뀌게 하는 것은 내부의 힘이 아니라 외부의 힘이다. 바람과 비와 무한한 세월과 어떤 미생물들의 힘인 것이다. 반대로,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는 이치는 아이의 내부에 잠재된 살아있는 힘에 의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외부의 다른 사람이 만들어 주는 대로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우리는 이미 죽어 있는 것이다. 단지 상황과 환경에 묻혀 흘러가는 하나의 희생물 일뿐이다. 우리는 남이 만들어 주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만들어진 삶이 아닌, 만들어 가는 삶을 선택해야 한다. 스스로 만들고 가꾸는 창조적인 삶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솔개가 선택한 하나의 길이 기다리는 죽음이라면, 고통의 수행과정을 감내하면서 얻은 삶의 선택은 내부의 힘에 의한 살아있는 창조의 과정인 것이다. 솔개가 낡은 외투를 버리고 화려한 변신을 시도하듯, 헌 부리를 고통의 바위에 짓 깨고, 새 부리를 얻어 30년을 더 살듯, 우리 또한, 변화와 자기변혁을 위해서는 묵은 습관과 기존의 낡은 사고방식을 도끼로 쪼개서 버릴 수 있는 과단성 있는 자기 변신이 절대 필요 할 것이다. 그래야만 나머지 삶이 장미빛 미래로 피어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