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러진 화살' 사법개혁 도화선 되나

노컷뉴스 | 기사전송 2012/01/24 19:27

[CBS문화부 김영태 기자] 영화 '부러진 화살'이 입소문을 타고 돌풍을 일으키며,사법개혁을 촉발하는 '제 2의 도가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석궁테러사건이라는 실화를 다룬 영화 '부러진 화살'이 23일 전국 19만4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 관객수 67만2천여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부러진 화살'은 '댄싱퀸'에 이은 박스오피스 2위에 올라섰다.지난 18일 개봉한 '부러진 화살'은 개봉 당시 스크린수가 245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영화가 '제2의 도가니' 등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21일에는 349관, 그리고 23일에는 스크린수가 436개까지 늘어났다. 처음 개봉 때보다 약 200개의 스크린이 증가된 셈이다.

영화 '부러진 화살'은 혈흔감정 기각과 사건당사자인 판사의 증인채택 기각을 핵심 쟁점으로 부각시키며 실체적 진실 접근에 대한 사법부의 태도를 정면으로 문제삼았다. 카프카의 단편 '법 앞에서'의 시골 사람은 법원 문지기 앞에서 가로막혀 늙어가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명쾌, 통쾌하게 사법권력의 도가니를 깨뜨리고 만다. 가장 알 수 없고, 아득히 멀기만한 사법권력의 실체를 두시간의 영상물로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관객들은 영화에서 제기한 문제의식에 적극 공감했다. 목동 메가박스를 찾은 30살 가량의 남자 관객은 "제가 교수가 처한 상황을 정확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통해 교수가 던진 문제의식과 주제에 공감을 했다. 사법부가 명확한 증거에 입각하지 않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사법부의 권위를 보호하기 위해 한 교수를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50대 중반의 관객은 "영화에서 보듯이 형사소송법 규정을 지켜야 할 판사가 오히려 이를 지키지 않은 우리 사법부의 현실에 씁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판사의 사건 처리 건수가 많은 것도 문제다. 실체적 진실을 파헤칠 시간이 없기 때문에 법조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 '부러진 화살'의 메세시 중에는 판사와 관련된 재판을 사법부가 재판을 하게 되면 제식구 감싸기가 될 것이라며 판사 관련 재판은 국민참여재판 형식으로 진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대법원이 보도자료까지 내며, 파문 차단에 나서고 있지만 영화 '부러진 화살'은 사법개혁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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