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수 전격인터뷰 "중국도 한국축구 때릴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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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중국축구는 계속 한국에 얻어맞아왔다. 하지만 이제 때릴 때도 된 것 아니겠는가."
7일 벌어진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1차전 전북-광저우 헝다전은 지난 시즌 K리그와 중국 슈퍼리그 챔피언의 격돌로 화제를 모았다. 결과는 허망했다. '닥공(닥치고 공격)'을 내세웠던 전북이 1-5로 참패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스코어였다. 이장수 광저우 감독과 심야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전주성 대승'을 거둔 뒤 곧바로 인천으로 올라가는 차 안이었다. 광저우는 11일 슈퍼리그 개막전을 위해 8일 인천을 통해 출국했다. 중국에서 벌써 12년째 지도자 생활을 하던 그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대승이었는지 다소 흥분된 어조가 남아있었다.
-이렇게 큰 스코어차로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승,무,패의 확률이 3분의 1씩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이전처럼 중국팀이 한국 클럽에게 갖고 있는 패배의식은 없었다. 경기전 선수들에게 당부한 말도 있다. 중국축구가 월드컵 예선,올림픽 예선에서 모두 탈락하면서 침체돼 있는데 우리 팀에 거는 팬들의 기대가 크니 사명감을 갖자고 했다. 선수들도 그런 부분에서 동기부여가 된 것같다.
-K리그와 슈퍼리그 챔피언간의 대결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국내 축구계의 충격이 크다.
반대로 중국에서도 난리가 났다고 한다. 오늘 경기는 중국 전역에 16개 채널에서 생중계됐다. 경기 결과에 중국도 깜짝 놀랐다는 소식이 벌써 들려왔다. 중국선수들은 그동안 한국축구에 대해서 '공한증'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오늘 경기가 그런 것을 극복하는데 하나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봤다.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도 좋았다. 한국에 대해 자신감을 찾았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중국에서 12년째 생활을 하는데 챔피언스리그에서 한국 클럽을 이긴 것은 개인적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나도 남다른 감정이 생겼다.
-한국클럽과 중국클럽의 수준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번 한 경기를 가지고 중국축구가 한국을 앞섰다고 확대해석할 수는 절대로 없다. 공식기자회견때도 그런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전북은 K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팀이며 우리가 홈에서 2차전을 할 때 다시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중국축구가 그동안 한국에게 일방적으로 매를 맞아왔는데 이제는 한번 때릴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언젠가 중국 클럽축구가 한국을 앞설 것이라고 보는가.
그럴 수는 있다고 본다. 예전에는 중국리그의 외국인 선수 수준이 한국보다 떨어졌다. 클럽들이 투자도 잘 안했다. 하지만 지금은 외국인 선수들의 질이 엄청나게 높아졌고 중국선수들도 이들에게 많은 자극을 받고 있다. 축구에 대한 관심,투자,저변확대도 잘 이뤄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가속이 붙는다면 중국은 엄청난 힘을 발휘할 잠재력이 큰 나라다. 중국정부도 최근 들어 축구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플랜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축구가 방심하면 중국에게 따라잡힐 수 있다.
-광저우의 올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아시아 정상인가.
처음 (2부리그에 있던)이 팀을 맡았을 때 헝다그룹의 쉬자인 회장과 약속한게 있다. 2년안에 2부리그를 우승해 1부로 올라가고,다시 2년안에 1부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마지막 5년째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1년만에 2부에서 우승했고 다시 1년만에 1부에서 챔피언이 됐다. 목표를 1년씩 모두 앞당겼다. 올해는 리그 2연패,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8강 이상이 목표였다.
-첫 경기를 해보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을 목표로 상향조정했는가.
첫판을 해보고 그럴 수야 있겠는가. 하지만 계속 올라가면 좋다. 중국클럽이 아시아 정상에 서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위원석기자 batma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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