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관사를 복지센터로 바꾼 부여…다문화 가정에 웃음꽃 피었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2011.04.05 01:12 / 수정 2011.04.05 10:02[내 세금 낭비 스톱!] 이용우 군수 작년부터 ‘다문화 교류의 장’으로 운영
4일 옛 부여군수 관사를 리모델링한 ‘다문화 교류의 장(지원센터)’에서 결혼 이주 여성들이 황희선(58·앞줄 오른쪽) 강사로부터 한국어를 배우면서 활짝 웃고 있다. [김성태 프리랜서]
백제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백마강(금강) 물결이 내려다보이는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구드레 공원. 공원 끝 에 파란 기와 지붕의 면적 223㎡짜리 단층 주택이 있다. 집에는 방 3개와 거실 등이 있다. 이 집은 지난해 6월 말까지는 군수 관사였다.
이용우 부여군수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군수 2명이 이 관사에서 살았다. 4일 오후 이곳을 찾았다. 집이 완전히 변해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집이 없어졌다. 대신 강의실과 토론실 등을 갖춘 문화센터로 변해 있었다.지난해 7월 취임한 이용우(50) 군수가 관사를 주민 복지공간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이 집에는 지난해 11월부터 ‘다문화 교류의 장’이란 간판이 걸렸다.
군수가 잠을 자던 안방(10㎡)과 관리사(39㎡)는 책상·의자·칠판을 갖춘 미니 강의실이 됐다. 이날 안방 강의실에서는 부여에 사는 결혼 이주 여성(다문화가정) 10여 명이 한글을 배우고 있었다. 한국어 강사 황희선씨가 칠판에 “구드레 공원으로 오세요” 등의 존대말 표현 10여 개를 적었다. 여성들은 이들 표현을 노트에 적고 큰 소리로 따라 했다. 3년 전 베트남에서 시집온 잔티빅회(32·부여읍 규암면 합송리)는 “여기서 편안하게 한국 문화와 언어를 배울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다문화 교류의 장’에서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나흘 동안 한국어 교실이 열린다. 부여군 지역 다문화 가정 여성 40여 명이 배우고 있다. 5일부터는 네일아트, 십자수 등 취미 교실도 연다. 금요일에는 이주 여성들이 모여 요리를 해 먹으며 대화를 한다. 모든 강의는 무료다. 이 군수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관사를 어려운 이웃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저처럼 지역에서 줄곧 살아온 단체장에게 관사는 구시대 유물”이라고 말했다. 군민 세금을 써서 관사를 관리해도 안 된다고 판단했다. 관사 운영비는 2009년 기준 연간 740만원 정도다. <중앙일보 4월 1일자 18면>
그는 당선되자마자 약속을 실천했다. 자신은 부여 읍내에 있는 아파트(92.4㎡형)에서 계속 살았다. 주민들과 관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했다. 결론은 다문화가정의 복지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부여군에는 3월 말 현재 11개국 출신의 결혼이주여성 530여 명이 있다. 이들이 한국 문화와 말을 익혀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게 필요했다. 이게 지역 발전을 위한 길이기도 했다.
관사를 활용하자 별다른 예산을 들이지 않고 이주여성을 지원할 수 있었다. 부여군청 주민생활 지원과 김정숙 계장은 “별도로 다문화가정 복지공간을 만들려면 최소 1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사의 방이 세 개여서 나머지 두 개를 아이들의 놀이공간과 도서관으로 바꿨다. 엄마들이 걱정 없이 한국어를 배우라는 취지였다. 아이들은 옆방에서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책을 볼 수 있다. 필리핀에서 시집온 아나리(28)는 “처음에 이곳이 군수 관사라고 해 놀랐다”며 “다문화가정을 세심히 배려해 줘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부여=김방현 기자
사진=김성태 프리랜서
◆이용우 군수=부여고와 단국대 대학원을 나와 자유선진당 부여 당원협의회 사무국장과 한밭대 겸임교수를 지냈다.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자유선진당 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취임 이후 지역 최대 현안이던 4대 강(금강) 사업에 대해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며 충남도와 대립했다.
'역사관 > sun & mo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웅 산 폭파사건으로 숨진 사람의 수리 수 (0) | 2011.06.01 |
---|---|
한미FTA 체결은 멕시코보다 더 비참한 삶이 기다릴것이다 (0) | 2011.05.25 |
[스크랩] ◆◆ 을사FTA의 핵심은 공기업 민영화와 의료민영화임. …(수정중)| (0) | 2011.05.25 |
[강천석 칼럼] 내년 4월 대지진에 12월 쓰나미인가 (0) | 2011.05.14 |
도지사 보궐선거 113억 사상 최대 비용 (0) | 2011.04.27 |
[트위터 만인보-5]트위터에 조중동은 없다 (0) | 2011.04.01 |
불교의 사회범죄및 특별기고문 (0) | 2011.03.11 |
절에서는 큰스님 술집에서는 (0) | 2011.03.11 |
칭기즈칸을 말한다 (1) | 2005.12.20 |
이순신 장군 (0) | 2005.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