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면 판포리 /월령무명천할머니/넙게오름/판포오름

바람의고향오름님의 프로필 사진

2017.06.19. 19:18133 읽음

판포오름은 분화구가 큰원형공연장을
연상케한다
숲속의 작은 음악회가
열리는 공연장에 초대받았다
오름 사면으로
해송과잡목들로 가득하다

음악회 
첫순서
하얀들꽃들의
합창으로
시작한다
이어서
민들레 홀씨의
무대다
월령리 무수천할머니

제주4.3  사건의  산증인이며
되풀이되어선 안될 
제주4.3사건
무장대로 오인 경찰의 총에 의해 턱이 없어져
평생을 무명천으로  감싸 사셨던문
진아영할머니

시한편 홀로 거친 세상을 사신
할머니깨받침니다

무명천 할머니
-허영선
한 여자가 울담 아래 쪼그려 있네
손바닥 선인장처럼 앉아 있네
희디 흰 무명천 턱을 싸맨 채

울음이 소리가 되고 소리가 울음이 되는 
그녀, 끅끅 막힌 목젖의 음운 나는 알 수 없네
가슴뼈로 후둑이는 그녀의 울음 난 알 수 없네
무자년 그 날, 살려고 후다닥 내달린 밭담 안에서
누가 날렸는지 모를 날카로운 한발에
송두리째 날아가 버린 턱

당해보지 않은 나는 알 수가 없네
그 고통 속에 허구한 밤 뒤채이는 
어둠을 본 적 없는 나는 알 수 없네
링거를 맞지 않고는 잠들 수 없는 그녀 몸의 소리를
모든 말은 부호처럼 날아가 비명횡사하고
모든 꿈은 먼 바다로 가 꽂히고

어둠이 깊을수록 통증은 깊어지네
홀로 헛것들과 싸우며 새벽을 기다리던
그래 본 적 없는 나는 그 깊은 고통을 진정 알 길 없네
그녀 딛는 곳마다 헛딛는 말들을 알 수 있다고
바다 새가 꾸륵대고 있네

지금 대명천지 훌훌 자물쇠 벗기는 베롱한 세상
한 세상 왔다지만 꽁꽁 자물쇠 채운 문전에서
한 여자가 슬픈 눈 비린 저녁놀에 얼굴 묻네
오늘도 희디흰 무명천 받치고 울담 아래 앉아 있네
한 여자가
(4.3사건60추모 전국 청소년 문예작품공모 시 대상〉
무명천 할머니, 이제 다녀오세요 
기흥고 3년 김경주 
할머니, 이제 그만 시름 푸시고 먼 길 다녀오세요
진실은 조각난 당신의 턱처럼 여전히 주검 같이 누워있네요
당신이 가린 수많은 죽음 눈동자처럼 울고 서 있는 넋 놓고 간 슬픈 메아리가 있네요

도화지 같은 제주 바다는 푸르지 않은 것 같아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색칠이 많아서
연거푸 칠해도 여전히 붉디 붉어요
그래도 바다를 보고 계시죠
여전히 제주의 바다는 아름다우시죠 
바위에 아기를 매쳐 죽이고 대나무에 송글송글 핏방울이 맺힌 걸 보면
제주의 바다는 그 자체가 파랗게 멍울진 매 자국 같아요.

할머니, 그래도 무명천을 벗겨 드릴래요
긴 터널을 지나 광명 같은 곳으로 다녀가시게 할래요
하지만 무명천은 두고 가세요
베옷처럼 거친 당신의 심금 위에 그대로 두고 있을 게요
사람들은 말하죠 어쩌겠어요.. 어쩌겠어요..
그러니 할머니도 이제 그만 두고 가세요
잃었던 말을 찾아 광명 같은 곳으로 가 계세요
당신이 한참 후 그 말을 찾아 다시 오시는 날
제주의 얼굴도 새로운 살이 돋아 있겠죠
그러면 그 생기를 찾아 당신의 입술 위에 덧칠해 드릴게요
할머니, 이제 한참을 돌아 생령처럼 다녀오세요
넙게오름탐방로및무명천할머니집

오름은 쉽게 판포오름검색해서 표지판입구 우측으로 오름꾼들이 다닌 흔적이 있다 
그길로 탐방을 시작하면된다

무명천할머니댁은
모든게 집기및가구가보존 전시한다
방안에 vcr잉배치되어 할머니의
생전모습과 43사건을 담은 영상을 시청가능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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