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식 준비하는 화웨이...MWC 어워즈서 8관왕하고 5G 장비 국내 적용은 벌써 논의중 | 인터비즈

2018. 3. 5. 10:04
URL 복사

[인터비즈]  화웨이의 성장이 매섭다.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8’의 주인공은 당초 삼성전자의 갤럭시S9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초반엔 그랬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화웨이의 기세는 행사 후반으로 갈수록 큰 주목을 받았다. 전시관 1관에 위치한 좋은 입지에 압도적인 규모의 큰 전시관을 운영했고 최다 수상실적을 통해 기술력을 자랑했다. MWC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국내선 한 통신사가 화웨이의 5G 장비 도입을 논의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제 확실해졌다. 모바일 비즈니스의 최대 관심사는 이제 화웨이로 대표되는 중국굴기다.  화웨이는 5G 시대의 최대 모바일 장비사로 대관식을 화려하게 올리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Huawei Wireless X Labs라는 모험적인 연구조직의 이름으로 참가한 화웨이는 비행드론(Connected fly taxi)과 로봇(Robot) 그리고 Wireless Cloud VR(무선 클라우드 가상현실) 기술을 선보여서 눈길을 끌었다. (출처 : KOTRA 해외시장뉴스)
화웨이가 5G시대 최대 수혜자?

화웨이는 이번 ‘MWC 글로모 어워즈’(Global Mobile Awards)에서 최다 수상사로 등극했다. ‘최고 모바일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처’, ‘최고 모바일 기술 혁신’, ‘최고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혁신’ 등 8개 부문에서 수상한 것. 3관왕인 삼성을 제치고 가장 많은 상을 받았다. 흔히 글로모 어워즈는 모바일 분야 최고 권위상이라고는 하나, 화웨이는 MWC의 최대 후원사 중 한 곳이고 MWC에 불참한 애플에게 2017 최고 스마트폰상을 주는 등 해당 상의 권위 자체는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소한 이와 같은 수상실적과 최대 전시관 운영을 통해 화웨이는 한 가지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바로  5G 시대 장비 인프라 구축을 준비하는 데 있어 최대 규모의 물량과 커버리지를 가진 회사라는 점이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MWC를 통해 화웨이가 모바일 인프라 시설 장비 분야에서 최고 회사로 가장 화려한 부스를 운영해 대관식을 치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실제 행사에선 화웨이는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내실에 초점을 맞춘 듯한 인상이었다. 5G 모바일 기술 자체의 화려함 보다는 이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드론 등 사업모델을 선보이는 데 더 집중했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화웨이의 자신감으로도 읽혔다. 5G로 구현되는 산업 전반에 걸쳐 화웨이의 장비가 사용될 수밖에 없다는 뜻에서다. 많은 전문가들은 4G에서 5G로 변화에 있어, 최대 수혜자가 인프라 구축에 강점을 지닌 화웨이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화웨이가 MWC 2018 전시관을 통해 가상현실 체험을 선보였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가상현실 체험의 주제가 달착륙이라는 점이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콘텐츠인 우주개발을 중국이 추격하는 상징처럼 보였다. (출처 : KOTRA 해외시장뉴스)

한국시간으로 5일 국내 통신사업자가 화웨이에 5G 장비 소형 제작을 의뢰했다는 소식이 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화웨이가 국내 통신사의 제안을 받아 만든 기기는 기지국을 지원하는 5G 네트워크 장비다. 5G 인프라 설비를 확대해야 하는 시점이어서 국내 통신사들이 화웨이에 관심 수준을 넘어 실제 장비 도입을 의뢰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미 국내 통신사중 LG유플러스는 화웨이와 협력관계를 맺고 LTE 분야 인프라 구축에 함께 나서기도 했다. 

화웨이의 가장 큰 장점은 삼성 등과 비교해 저렴한 장비 가격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워낙 압도적인 비교우위다. 여기에 화웨이는 국내서 선호하는 3.5GHz 대역의 5G망 구축에 있어 기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어느 통신사가 먼저 5G 통신망 구축을 완료하느냐가 관건인 상황에서 국내 통신사들이 화웨이 장비를 통한 물량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화웨이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5G 시대엔 화웨이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진다. 2019년 국내 업체들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는 시점에 화웨이의 대관식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콘텐츠의 미국이 중국 이길 것"
*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MWC Shanghai와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미국 LA에서 열리는 MWC America 소개자료 (출처 : MWC 유인물)

올해 MWC에서 중국의 이동통신사, 통신장비 및 기기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보면, 앞으로 중국은 더욱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사실 어느 산업에서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이 높지 않은 산업이 있겠냐 싶지만, 모바일 산업은 확실히 Top 2의 지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게 유력한 관측이다.

* 2025년 전세계 이동통신의 양대시장으로 예상된 미국과 중국. GSMA가 2월 MWC 바르셀로나 이후 별도로 상하이와 LA에서 MWC 지역행사를 개최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출처 : Global Mobile Revenue Outlook)

MWC의 주관사인 GSMA가 발표한 ‘Global Mobile Revenue Outlook 글로벌 이동통신 매출 전망’이라는 자료를 보자. 이 자료에서 2025년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시장으로 남기 때문에, 통신사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기기 소비에 있어서 계속 중요한 입지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2017년부터 2025년까지의 모바일 시장 성장은 단연 중국이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단순히 그 크기보다는 미국과 중국 내부의 모바일 관련 산업이 세부적으로 어떻게 변하는지를 봐야한다. 예를 들어, MWC America가 모바일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결합을 보여줄거라고 언급한 점에 주목하자. 전세계 영화 산업의 중심지인 LA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컨텐츠들이 AR/VR같은 산업들과 어떻게 결합하여 새로운 모바일 데이터 수요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시장은 콘텐츠를 통해 미국을 추격할 수 있을까? 장비 사업으로 한동안 앞서가지만 다시 뒤처진다는 전망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빅2의 물고 물리는 추격전과 추월전이 흥미롭게 전개될 것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 KOTRA 산업분석팀 한태식 과장, IT사업단 김규남 전문위원
인터비즈 임현석 정리
inter-biz@naver.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