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구 1드론` 시대…집집마다 드론 착륙장

향후 10년간 IoT가 산업생산성 높이는 원동력
클라우드, 인공지능 뒷받침…기업생존 좌우할것

  • 원호섭,이경진,김미연 기자
  • 입력 : 2016.10.12 17:43:31   수정 : 2016.10.13 08: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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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회 세계지식포럼 / 4차 산업혁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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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세계지식포럼에 쏠린 눈
17회째를 맞은 '세계지식포럼'이 11일부터 사흘간 장충아레나와 신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12일 '2017 글로벌 경제 전망' 등 세션에 참석한 청중들 눈빛이 사뭇 진지하다. 올해 세계지식포럼은 '대혁신의 길(Aiming for Great Instauration)'이라는 주제로 지구촌이 당면한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위잉~위잉~."

12일 세계지식포럼 '드론이 바꿀 미래' 세션에 참석한 리쩌샹 홍콩과기대 교수는 메고 있던 자신의 가방에서 가로·세로 20㎝, 무게 700g에 불과한 작은 드론을 꺼냈다. 곧바로 홍콩과기대 연구원의 조종으로 드론은 세션장을 30여 초 동안 날았다. 세계적 드론 전문 제조업체인 중국 DJI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한 그는 "이 드론은 자신이 날 수 있는 구역을 인공지능을 통해 스스로 판단한 뒤 7㎞를 비행할 수 있다"며 "드론 기술의 발전 속도는 경이적으로 빨라지는 만큼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쓰듯 드론을 사용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드론은 비싸고 커서 군용으로만 활용됐다. 하지만 DJI가 카메라가 장착된 값싼 일반인용 제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보급된 분야는 농업. 리 교수는 "중국에서는 사람이 논밭에 살충제를 직접 뿌리면서 매년 3만여 건의 사망사고가 보고되고 살충제의 60%가 낭비돼 왔다"며 "이를 드론이 대체하면서 안전성과 농약 살포율이 100배 이상 향상됐다"고 말했다. 현재 드론은 영화·드라마 촬영은 물론 고층 통신탑과 교각, 댐 등의 안전점검 등에 활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드론이 물건 배송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한편 '1가구 1드론'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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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에 참석한 제이슨 폰틴 MIT 테크놀로지 리뷰 편집장은 "빌 게이츠가 'PC의 미래는 각 가정 책상에 PC가 놓이게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듯이 드론 역시 보편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농업과 물류 배송이 드론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계기)'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드론의 1인자로 불리는 노나미 겐조 지바대 교수는 내년부터 민간용 드론 시장이 군용 시장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고했다. 현재 노나미 교수는 정부가 지정한 도쿄 인근의 '드론 특별지구'에서 드론을 이용한 물류 배송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물류창고에서 물건을 싣고 이륙한 드론은 도쿄만과 하나미가와강을 따라 약 10㎞ 이상을 이동할 것"이라며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드론이 물류 배송에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60층짜리 고층 건물 각각의 베란다에 설치된 드론 착륙장으로 드론을 날려 택배를 배송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며 "3년 뒤부터 관련 기술이 개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물인터넷(IoT)의 현재와 미래' 세션에서는 모든 전자기기가 연결된다는 IoT는 산업혁명을 일으켰던 증기기관처럼 4차 산업혁명을 일으킬 키워드로 주목받았다. 다만 "IoT를 위한 IoT를 경계하라"는 지적도 많았다. 자기 기업만을 생각하는 좁은 시각을 버리고, 기업 간 새로운 협력을 해야 IoT를 창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에 따르면 2025년 세계 IoT 시장 규모가 1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은 이미 12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중국도 8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간 IoT가 산업 생산성을 높이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자기기에 센서만 부착하는 '무늬만 IoT' 기술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꼽혔다. 마틴 윌콕스 테라데이터 부사장은 "기업이 IoT를 통해 소비자에게 어떤 이득을 줄 것인지, 새롭게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그런 고민이 없이 IoT 시장에 뛰어들 생각이라면 당장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파트리크 요한손 에릭슨엘지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기업들은 IoT 분야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앞서 나가고 있다"면서도 "자기 기업만을 생각하는 편협한 시각을 버리고, 기업 간 새로운 협력을 만들어 내야 IoT를 다양한 분야로 확장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광범 액센츄어 전무는 "IoT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기업은 물론 정부도 나서서 표준화 및 기초·응용개발 지원, 보안시스템 강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톤 리 시만텍 이사는 “사물인터넷이 삶 깊숙이 들어올 수록 보안 위협은 더욱 커진다. 사물인터넷 서비스가 한번 뚫리면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므로, 보안 문제도 공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사들은 클라우드 전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일상 모든 제품의 디지털화가 진행 중이며 이에 따라 데이터도 급증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마크 조빈스 퓨어스토리지 기술서비스 부문 부사장은 "클라우드가 기업 생존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많은 정보가 수집되면서 이 정보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머신러닝이 화두가 됐는데 기저에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있다"고 말했다. 시스코에 따르면 2020년까지 IoT 확산으로 260억개 디바이스가 연결될 전망인데 이들이 주고받는 데이터 양은 1제타바이트에 육박한다. 이는 고해상도 영화를 1억2300만시간 재생하는 것과 같다. 이원필 한컴 대표는 "국내 10개 기업 중 클라우드를 채택한 기업이 6곳 남짓"이라며 "클라우드 전략이 없는 회사가 30% 이상이라는 것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원호섭 기자 / 이경진 기자 /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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