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에어 "손님 넘쳐"..대한항공도 제쳤다
아시아 중산층 늘면서 저가항공 `고공비행`
한국, 우물쭈물하다 외국에 안방 뺏길수도매일경제입력2013.06.11 17:31
◆ One Asia 스카이 하이웨이 (上) ◆ #1.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KLIA)에서 저가항공사 전용 터미널(LCCT)로 가는 버스터미널. 국제선이 도착한 3층에서부터 승객들이 1층에 위치한 시티라이너 버스를 타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버스들이 20분 간격으로 쉴 새 없이 KLIA와 LCCT를 오가고 있었다. 약 20분 걸려 도착한 LCCT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이 터미널에서 에어아시아그룹의 위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LCCT는 에어아시아터미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LCCT 에 뜨고 내리는 항공기의 90% 이상이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 소속이기 때문이었다.
#2. "젯스타(JetStar)는 에어버스 소형기 A320 기종 102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형기 A330 11대를 포함해 150대를 에어버스에 주문한 상태입니다." 호주 콴타스항공 자회사인 젯스타아시아 최고경영자(CEO)인 바라탄 파수파티의 말이다.
1999년 설립된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인 라이언(Lion)에어도 지난 3월 에어버스에 무려 234대의 항공기를 주문했다. 계약금액은 184억유로. 에어버스가 수주한 민간항공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은 이번 계약으로 10년간 5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흥분했다. 라이언에어는 인도네시아를 넘어 아시아 최대 항공사를 노리고 있다. 항공전문 분석기관인 CAPA에 따르면 라이언에어 주간 공급좌석은 85만6932개로 타이항공(54만1436개)을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동남아 1위 항공사로 등극했다.
아시아 저가항공사들은 상식을 뛰어넘는 전략으로 기존 항공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에어아시아그룹은 일본,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태국 등에 별도 자회사를 만들었다. 항공업이 규제산업이다 보니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해 외국계 항공사에 개방을 꺼리는 보수적인 국가가 많다. 에어아시아는 이를 역이용했다. 각 나라에 합작 파트너사를 찾아서 그 나라의 회사로 만드는 현지화 전략이다.
각국의 유력 기업, 가문과 손을 잡는 것도 한 특징이다. 태국에 진출할 때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가족이 처가와 함께 보유하고 있는 태국 재벌 '친'그룹과 손을 잡았다. 일본에서는 세계적인 항공사인 ANA와 손잡고 에어아시아재팬을 만들었다. 에어아시아재팬은 나리타~인천, 나고야~인천 노선에 취항 중이다. 말레이시아계 회사가 한ㆍ일 노선에서 국내 항공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 노선은 에어아시아X가 운영하는 인천~쿠알라룸푸르로 연결된다. 이렇게 에어아시아는 1개의 허브공항을 두고 뻗어나가는 기존 전략을 뛰어넘어 혁신적 성장을 거두고 있다. 에어아시아X는 앞으로 부산, 제주까지 취항해 한국 관련 수요를 다양하게 겨냥하고 있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까지 취항하고 있다. 국적기들이 해당 국가의 수도를 유일한 '허브'로 삼는 기존 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모습과 너무 대조적이다.
호주계 젯스타 역시 지역별로 6개 자회사를 두고 지역별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베트남에까지 별도 자회사를 만들었을 정도로 현지화 전략을 쓰고 있다.
국가 간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는 말레이시아 국가항공방위사와 합작해 말린도항공을 출범시키고 올해 초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에어아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저가항공은 과감한 개방 정책을 들고나온 정부가 시장을 키워왔다. 1970년대 미국에서 사우스웨스트가 저가항공의 물꼬를 텄고 이것이 1980년대 유럽의 라이언(Ryan)에어, 이지젯 등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1990년대 호주가 이런 정책을 펴며 젯스타 같은 회사가 아시아 시장을 파고들었다. 싱가포르항공 자회사인 스쿠트항공의 켐벨 윌슨 CEO는 "2000년 이후 동남아에서 시작된 저가항공 열풍이 이제는 동북아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일본 정부가 에어아시아재팬, 피치항공, 젯스타재팬 등 외국계 저가항공사 3개를 허가해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CAPA에 따르면 동남아 시장 저가항공 점유율(공급좌석 기준)은 2003년 4.0%에서 2013년 1분기 57.4%로 급성장 중이다. 반면 동북아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0.3%에서 9.0%다. 동북아 점유율은 동남아의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항공시장은 자유무역협정(FTA)처럼 과감한 개방이 역설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게 하고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특성이 있다. 아즈란 오스만라니 에어아시아X CEO는 "더 많은 국가들이 항공자유화(오픈 스카이)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시장을 개방해야 사람이 몰리며 그래야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 = 박용범 아시아순회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99년 설립된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인 라이언(Lion)에어도 지난 3월 에어버스에 무려 234대의 항공기를 주문했다. 계약금액은 184억유로. 에어버스가 수주한 민간항공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은 이번 계약으로 10년간 5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흥분했다. 라이언에어는 인도네시아를 넘어 아시아 최대 항공사를 노리고 있다. 항공전문 분석기관인 CAPA에 따르면 라이언에어 주간 공급좌석은 85만6932개로 타이항공(54만1436개)을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동남아 1위 항공사로 등극했다.
아시아 저가항공사들은 상식을 뛰어넘는 전략으로 기존 항공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에어아시아그룹은 일본,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태국 등에 별도 자회사를 만들었다. 항공업이 규제산업이다 보니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해 외국계 항공사에 개방을 꺼리는 보수적인 국가가 많다. 에어아시아는 이를 역이용했다. 각 나라에 합작 파트너사를 찾아서 그 나라의 회사로 만드는 현지화 전략이다.
각국의 유력 기업, 가문과 손을 잡는 것도 한 특징이다. 태국에 진출할 때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가족이 처가와 함께 보유하고 있는 태국 재벌 '친'그룹과 손을 잡았다. 일본에서는 세계적인 항공사인 ANA와 손잡고 에어아시아재팬을 만들었다. 에어아시아재팬은 나리타~인천, 나고야~인천 노선에 취항 중이다. 말레이시아계 회사가 한ㆍ일 노선에서 국내 항공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 노선은 에어아시아X가 운영하는 인천~쿠알라룸푸르로 연결된다. 이렇게 에어아시아는 1개의 허브공항을 두고 뻗어나가는 기존 전략을 뛰어넘어 혁신적 성장을 거두고 있다. 에어아시아X는 앞으로 부산, 제주까지 취항해 한국 관련 수요를 다양하게 겨냥하고 있다.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까지 취항하고 있다. 국적기들이 해당 국가의 수도를 유일한 '허브'로 삼는 기존 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모습과 너무 대조적이다.
호주계 젯스타 역시 지역별로 6개 자회사를 두고 지역별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베트남에까지 별도 자회사를 만들었을 정도로 현지화 전략을 쓰고 있다.
국가 간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는 말레이시아 국가항공방위사와 합작해 말린도항공을 출범시키고 올해 초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에어아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저가항공은 과감한 개방 정책을 들고나온 정부가 시장을 키워왔다. 1970년대 미국에서 사우스웨스트가 저가항공의 물꼬를 텄고 이것이 1980년대 유럽의 라이언(Ryan)에어, 이지젯 등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1990년대 호주가 이런 정책을 펴며 젯스타 같은 회사가 아시아 시장을 파고들었다. 싱가포르항공 자회사인 스쿠트항공의 켐벨 윌슨 CEO는 "2000년 이후 동남아에서 시작된 저가항공 열풍이 이제는 동북아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일본 정부가 에어아시아재팬, 피치항공, 젯스타재팬 등 외국계 저가항공사 3개를 허가해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CAPA에 따르면 동남아 시장 저가항공 점유율(공급좌석 기준)은 2003년 4.0%에서 2013년 1분기 57.4%로 급성장 중이다. 반면 동북아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0.3%에서 9.0%다. 동북아 점유율은 동남아의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항공시장은 자유무역협정(FTA)처럼 과감한 개방이 역설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게 하고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특성이 있다. 아즈란 오스만라니 에어아시아X CEO는 "더 많은 국가들이 항공자유화(오픈 스카이)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시장을 개방해야 사람이 몰리며 그래야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 = 박용범 아시아순회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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