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4G 연속 무패비결은? 사제지간의 정

[OSEN=광양, 서정환 기자] 맹장 밑에 약졸 없다! 하석주(45) 감독이 지휘하는 전남 드래곤즈가 4경기 연속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다.

전남은 2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8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2-2로 비겼다. 경기종료 1분전까지 2-1로 앞섰던 전남은 추가시간 임상협(25, 부산)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래도 4경기 연속 무패행진은 계속됐다.

하석주 감독은 지난 7일 강원전서 심판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그는 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제재금 500만 원 징계도 뒤따랐다. 퇴장벌과금 120만 원까지 총 620만원의 벌금이었다.


하 감독이 빠진 전남은 13일 대전을 3-1로 완파했다. 또 16일 막강화력의 인천을 0-0으로 틀어막았다. 선수들은 21일 복귀전을 맞은 감독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 후 하석주 감독은 “마지막 1분을 지키지 못했다. 비겼지만 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선수들은 잘했다”면서 “선수들이 너무 낙담해서 화가 났지만 내색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유가 있다. 전남은 13일 대전을 3-1로 물리치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주축선수들은 개인당 100만 원씩의 승리수당을 받았다. 그런데 선수들은 자체적으로 주전과 후보 가리지 않고 공평하게 수당을 나눠가졌다. 남은 돈은 ‘회식에 보태라’며 구단직원들에게 나눠줬다고. 결국 남은 돈은 불우이웃을 돕는 기부금으로 쓰였다.

하석주 감독과 선수들의 정은 지난 시즌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 8월 전남의 사령탑으로 부임해 강등위기에 빠졌던 팀을 구해냈다. 하 감독은 그 때 선수들에게 받은 문자를 아직도 고이 간직하고 있다. 이제 선수들에게 하 감독은 전남 그 자체다.

하 감독은 “선수들이 마치 대학생 같다. 시키는 것을 운동장에서 100% 수행해낸다. 괜히 지적했다가 오히려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참 예뻐 보인다”고 밝혔다. 감독과 선수들이 혼연일체가 된 전남의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남의 선수들은 하석주 감독과 면담을 갖고 솔직하게 고충을 털어놓는다. 이에 하 감독은 선수들에게 맞춤형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테면 호주대표팀의 수비수 코니가 자신감을 잃자 그를 선발로 내세우는 식이다. 수비수 코니는 하석주 감독의 주문에 의해 공격수로 변신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21일 웨슬리와 좋은 호흡을 보이며 페널티킥을 유도하기도 했다.

하석주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스타선수출신으로 선수들의 의중을 꿰뚫는 능력이 좋은 것. 다만 어린선수들의 부족한 경험은 감독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 감독은 “마지막 1분을 지키지 못했다. 경험부족이다. 마지막까지 버텨서 승리를 지키는 요령이 부족하다”며 “하지만 이 멤버로 2-3년 정도 계속 성장한다면 좋은 팀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과연 전남선수들은 하석주 감독의 기대에 계속 부응할 수 있을까. 전남은 오는 27일 성남을 상대로 5경기 연속 무패기록에 도전한다.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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