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파격 기부 이유가 ESG잘 되는 테크기업의 조건 한입경제 | 한국경제TV (wowtv.co.kr)

 

김범수 파격 기부 이유가 ESG잘 되는 테크기업의 조건 한입경제

보유 자산만 10조에 달하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5조 원에 배달의 민족을 매각한 김봉진 대표. 한국 신흥 테크 기업의 최고 경영자인 두 사람이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는 파격적인 계획을 공개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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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원전 논란' 빌 게이츠 신간, 정확한 입장은?

[JTBC] 입력 2021-02-17 21:28 수정 2021-02-1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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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시작합니다.

빌 게이츠가 새 책을 냈습니다. 이건데요.

제목이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입니다.

이 책을 놓고 서울시장 후보끼리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키워드는 '원전'입니다.

오세훈 후보는 "빌 게이츠가 원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박영선 후보는 "게이츠는 원전 예찬론자가 아니다"라며 다른 얘길 합니다.

빌 게이츠는 대체 원전에 대해 뭐라고 말했을까요.

정확한 입장이 뭔지 책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우선 이 책은 원전이 주제인 책은 아니고 원전 내용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전체 356쪽 가운데 원자력이란 단어가 한 번이라도 언급된 건 13쪽, 원전이 필요하다고 쓴 건 6쪽 정도입니다.

책에는 제목대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게이츠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한 해 510억 톤에 달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0, 제로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더 빨리 도입해 현명하게 써야 하고, 동시에 아직 개발되지 않은 혁신적인 기술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원전은 이 혁신적인 기술에서 등장합니다.

이건 미친 생각 아닌가 싶은 것에 투자해야 혁신이 일어난다면서 원전과 핵융합, 해상풍력, 지열 등 4가지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중 원전에 대해서 게이츠가 후한 점수를 주는 건 맞습니다.

밤이든 낮이든 대규모로 전력을 생산하면서도 온실가스가 나오지 않고, 사망 위험이 자동차나 화석연료보다 낮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원전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는 주장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거론하며 "원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고 못 박습니다.

이런 문제 무시하고 원전 계속 짓자는 게 아니라, 이걸 획기적으로 해결한 '차세대 원전'을 만들자고 주장합니다.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CBS '이브닝 뉴스 위드 노라 오도널' / 현지시간 16일) : (원자력발전은) 혁신을 더 거듭해서 훨씬 더 안전하고 싸게 만들어야 합니다. 개발 중인 시제품 원자로들이 안전성과 비용 문제에서 돌파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심지어 빌 게이츠는 "원자력이 기후변화를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차세대 원전"이라고 적기도 했고 실제 개발도 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빌 게이츠가 내놓은 기후대책, 원전에만 초점을 두고 있지 않고요.

원전은 필요하지만, 지금의 원전으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게이츠의 해법이 꼭 정답은 아니겠지만, 친원전 아니면 탈원전, 원전 아니면 재생에너지 식의 이야기는 아닌 겁니다.

게이츠는 책 뒷부분에 "불행히도 기후변화 논의는 불필요하게 양극화돼 있다"고 적었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빌 게이츠 경고…"코로나보다 더 큰 피해 온다"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출간

공익활동 투신 21년만에 저술

2050년까지 탄소제로 위한
실용적·구체적 로드맵 제시

"전기·인프라·축산·냉난방서
청정에너지로 전환 서둘러야"

  • 이향휘 기자
  • 입력 : 2021.02.15 00:01:01   수정 : 2021.02.15 06: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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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2019년 프랑스 리옹의 한 환경 콘퍼런스에 참가해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을 전 세계 동시 출간했다. [AFP = 연합뉴스]

"510억t을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66)가 21년 만에 신간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원제 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김영사 펴냄)을 16일 전 세계 동시 출간하면서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했다. 2050년까지 지구촌이 탄소제로를 만들지 않으면 코로나19보다 더 큰 피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1995년 `미래로 가는 길`, 1999년 `생각의 속도`를 출간하며 정보통신과 디지털 혁명을 예견한 게이츠가 세 번째 책으로 환경 문제를 저술한 것은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그가 책에서 강조한 510억t은 전 세계가 매년 대기권에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이다. 이산화질소나 메탄 같은 여러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수치다. 게이츠는 2050년까지 이를 순제로(net zero)로 만들자는 목표를 제시한 뒤 실용적인 로드맵을 선보였다. 탄소 제로란 온실가스를 배출한 만큼 제거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으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탄소중립이라고도 한다. 이미 한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일본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밝혔으며 중국도 2060년 이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자산 1290억달러(약 142조원)로 세계 3대 갑부인 게이츠는 그가 공동이사장으로 있는 빌&멀린다게이츠재단 일로 2000년대 초반 나이지리아를 방문하면서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빈곤국이 하나같이 전기 부족에 시달리는 것을 눈여겨 본 것이다. 그는 "20년 전만 해도 나는 기후변화에 대해 책을 쓰기는커녕 공개 석상에서 강의를 할 거라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지난 10년간 기후, 에너지, 농업, 해양과 해수면, 빙하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만나면서 치열하게 공부했다"고 밝혔다

수많은 과학자와 전문가를 만나고 전문 서적을 읽은 결과물이 책 한 권에 오롯이 담겨 있다. 기후변화를 설명하는 기초적인 개념부터 왜 온실가스가 열을 흡수해 지구 온도를 높이는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가령 온실가스 배출량은 1850년부터 급격히 증가해 지구 온도를 섭씨 1~2도 끌어올렸다. 빙하기 때 지구 온도가 지금보다 섭씨 6도 낮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1~2도 변화는 엄청난 것이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줄어든 온실가스 배출량은 고작 5%"라며 "단순히 비행기를 덜 띄우고 운전을 덜 한다고 해서 제로탄소를 달성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50년까지 기후재앙을 막지 못한다면 이로 인한 사망률은 2100년쯤 코로나의 다섯 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이츠는 코로나 퇴치와 백신, 진단키트 개발에 5억달러 이상을 기부하며 `코로나 투사`로도 불리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답게 그는 510억t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꼼꼼히 추적한다. 그래야만 `탄소제로` 플랜을 가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교량, 건물, 고속도로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 콘크리트와 시멘트, 강철 등을 제조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의 31%에 이른다. 석탄화력발전소 등을 가동시켜 전기를 만드는 과정도 27%를 차지한다. 인간이 먹는 고기와 식품을 재배하는 데 19%, 교통과 운송이 16%, 냉난방에서 7%가 배출된다.

그는 태양광과 풍력 등 이미 가지고 있는 수단들을 더 빨리 사용하고, `그린 프리미엄`을 낮출 수 있는 기술개발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린 프리미엄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추가적으로 드는 비용을 말한다. 그린프리미엄이 높을수록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어려워진다. 정부가 `그린 프리미엄`을 낮추는 정책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게이츠는 "나는 탄소제로로 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위해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며 "대기권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에 나보다 더 많이 투자한 사람은 없다"고 자평한다. 그가 결성한 투자펀드 `획기적 에너지 연합`은 저배출 시멘트와 철강, 식물성 고기 업체들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개인에게도 전기차 구매, 식물성 고기 섭취를 통해 기후재앙을 막는 데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게이츠는 1975년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친구와 MS를 창업했다. 지난해 45년 만에 MS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후 빈곤과 교육, 환경 등 자선사업에 헌신하고 있다.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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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중독사회④][단독]미세플라스틱의 습격…2050년 서해 4분의 1이 ‘죽음의 바다’

조해람·김기범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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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2.10 06:00 수정 : 2021.02.1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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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안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조각들. 그린피스 제공

2050년쯤이면 서해의 4분의 1 이상이 해양생물들이 살기 어려운 ‘죽음의 바다’가 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바닷물의 미세플라스틱 오염 탓이다.

벨기에와 스웨덴, 네덜란드 등의 환경학자들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 세계 바다의 미세플라스틱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지중해와 서해가 미세플라스틱 오염으로 심각한 위험에 처할 징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지름 5㎜ 미만의 플라스틱 입자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잘게 부서지거나 합성섬유 의류 세탁·타이어 마모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서해, 30년 뒤면 ‘미세플라스틱해’ 된다고?

연구진은 8개 해양생물종의 생태 독성 자료를 기준으로 ‘허용 불가 수준(unacceptable)’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추정하고, 이를 최선·중간·최악의 시나리오로 나눠 세계 각 해역 수면(0~5m)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측정해 비교·분석했다. 연구 결과 서해는 지중해와 함께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가장 취약한 해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2050년쯤 서해는 27.1%가, 지중해는 53.9%가 미세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해 해양생물이 생존하기 힘든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100년에는 서해의 절반에 가까운 44.6%와 지중해의 3분의 2가 넘는 68.7%가 심각한 위험도를 보일 것으로 연구진은 예측했다. 지구 전체로는 2050년에 전체 바다의 0.52%, 2100년 1.62%가 죽음의 바다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세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위험도(최악의 경우)를 국제공동연구진이 지도에 표시한 그림. 왼쪽 위부터 1970년(A), 2010년(B), 2050년(C), 2100년(D)이다. 시간이 갈수록 지중해 지역과 황해, 북태평양 등의 위험도 그래프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학술지 ‘환경오염’ 제공.

연구진은 지중해와 서해의 생물들이 이미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2010년 기준으로 지중해는 15.9%, 서해는 5.38%에 달하는 면적이 이미 해양생물의 생존이 어려운 ‘허용 불가 수준’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보였다. 연구진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미세플라스틱 오염은 해양 생태계에 즉각적인 위험을 주지 않았지만, 플라스틱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허용 불가능한 수준에 근접했다”며 “점점 더 많은 생태계가 허용할 수 없는 수준의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 책임자들이 바닷속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고려하기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했다.

■턱밑까지 차오른 미세플라스틱, 어디서 왔을까

서해를 포함한 한반도 주변 바다의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이미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진이 2018년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인천·경기 해안은 세계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2번째, 낙동강 하류는 3번째로 높다.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 전체가 미세플라스틱에 포위된 셈이다.

하지만 아직 한국 바다의 미세플라스틱 발생지를 추적하는 연구는 걸음마 상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지난해 10월 한국·중국의 주요 강 10곳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해류를 기준으로 본 플라스틱 쓰레기의 예측 경로와 실제 관측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원산지가 다르게 나타났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 ‘유해물질저널’에 발표했다. 해류 움직임을 통해 예측한 모델에서는 중국발 쓰레기가 높게 나왔지만, 실제 한국 해안가에서 나타난 비중은 30% 이하였다. 해류 흐름상 중국발 플라스틱 쓰레기가 도달하기 어려운 한강과 낙동강 부근에서 플라스틱이 많이 발생했다는 점도 모델링 결과와 달랐다.

멸종위기 해양포유류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인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을 뒤덮고 있는 페트병, 폐어구 등 플라스틱 쓰레기들. 핫핑크돌핀스 제공.

연구진은 모델링 예측과 관측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를 두 가지로 추정했다. 첫째는 플라스틱 침몰이다. 해양 생물이 달라붙어 무거워진 플라스틱이 물 속으로 가라앉는 ‘바이오폴링’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폴링은 부력(물에 뜨는 힘)을 잃기 쉬운 미세플라스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두 번째 이유는 MPW(Mismanaged Plastic Waste. 재활용 등 처리 과정을 통해 관리되지 않고 자연에 그대로 버려지는 플라스틱) 수치 오류다. 중국산 플라스틱 폐기물의 MPW 비율은 연구마다 달라진다. 연구진은 2018년 최신 연구에 맞춰 중국과 북한의 MPW 비율을 25%로 낮추면 모델링의 예측과 한국 해변 관측 결과가 비슷해진다고 했다.

낙동강에서 발생한 쓰레기의 이동 경로와 모델링 예측. (a)는 실제 부표를 이용한 이동가능성. (b)는 연구진이 모델링으로 예측한 쓰레기 이동 경로. (c)는 부표의 부유 시간. (d)는 모델링으로 예측한 쓰레기 부유 시간. 국제학술지 ‘유해물질저널’ 제공

연구를 진행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서성봉 연구원은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중국에서 쓰레기가 적게 나온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중국발 쓰레기의 대부분은 중국 쪽 해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 세계적으로 중국산 플라스틱을 집계할 때 쓰는 수치가 부정확하거나, (쓰레기가)해류를 타고 오다가 가라앉는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의 주요 내용”이라고 말했다.

 

 

국내 해안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정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은 “한국 해안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발생원인과 하천에서 온 쓰레기의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MPW 비율이나 하천에서 배출된 파편의 총량에 대한 보다 정확한 추정이 필요하다”며 “특히 2개국 이상에서 발생한 파편을 고려할 경우 더 그렇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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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후배에게 고개숙인 이재명…"용혜인, 탄소기본소득 도입에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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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후배에게 고개숙인 이재명…"용혜인, 탄소기본소득 도입에 찬성"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 News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이재명(57) 경기지사가 26년 후배인 용혜인(31) 기본소득당 의원 주장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지사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용 의원이 제안한 "일석다조 탄소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용 의원은 지난 7일 지구환경을 살리기 위해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며 '기본소득 탄소세법' 발의에 나섰다.

용 의원은 "기본소득 탄소세법은 온실가스 배출량에 탄소세를 부과하고 그 세입을 온 국민에게 탄소세배당으로 균등 분배하는 것이다"며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기본소득 탄소세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이 지사는 "탄소세가 이미 스위스에서 시행해 성과를 확인하는 등 세계석학들이 도입을 요구하는 기본소득탄소세나 탄소기본소득은 복합적 정책효과를 가지고 있다"며 다음과 같은 5가지 이유를 들어 용 의원 호소에 호응했다.

이 지사는 ① 세계적 화두이자 핵심과제인 기후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 ② 선진국의 탄소국경세 도입으로 고탄소 생산품이 경쟁력을 잃기 전에 기본소득탄소세를 도입, 탄소제로시대에 맞춰 산업과 경제 체질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③ 기본소득탄소세를 도입하면 광범한 에너지 대전환이 이뤄져 대규모 신규 일자리 창출 신산업 발전 가능 ④ 탄소기본소득은 공평한 세수배분을 통해 소득양극화 완화 ⑤ 기본소득을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 구조적 소비부족 으로 만성화된 저성장 경제를 지속성장 경제로 전환 가능하다며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AP TO UNMUTE

이 지사는 이처럼 "기본소득탄소세나 탄소기본소득은 탄소제로시대를 대비하는 최선의 일석다조 정책이다"며 다시 한번 입법추진을 환영했다.

그러면서 "국민공감 아래 새시대를 여는 탄소기본소득(기본소득탄소세 도입)이 실현 가능하도록 천천히 조금씩 함께 가면 좋겠다"며 탄소기본소득이야 말로 자신이 추구하는 기본소득, 부의 균형 등에 딱 들어맞는 정책이라고 용 의원을 향해 엄지척했다.

이 지사 말 속에는 관료들이 용 의원처럼 먼 미래와 전체를 바라보지 않고 책상에 앉아 숫자와 논리로만 경제를 풀어내려 한다는 비판도 담겨 있다.

어쩌면 코로나보다 더 무서울지 모릅니다 ‘기후변화 팬데믹’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더 뜨거워진 지구…자연재해로 본 2020년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캥거루섬 숲에서 7일(현지시간) 한 야생동물 구조 활동가가 산불 피해를 본 코알라를 구조하고 있다. 캥거루섬 | EPA연합뉴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캥거루섬 숲에서 7일(현지시간) 한 야생동물 구조 활동가가 산불 피해를 본 코알라를 구조하고 있다. 캥거루섬 | EPA연합뉴스

호주·미 서부, 수개월 산불 이어지고 아시아는 물난리
중동 등 메뚜기떼 습격…시베리아는 6월 기온 38도까지
파리기후협약 체결 5주년…“코로나 대처하듯 대책 실행을”

호주 남부 캥거루 섬에서 야생 휴양림 관리자로 일했던 그레그 슬레이드(42)는 지난 1월 산불이 숲을 덮쳤던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수십명의 직원과 방문객들을 대피시킨 후 그가 불길에 휩싸인 도로를 달려 안전한 곳에 도착하기까지 12시간이 걸렸다. 그는 곧 캥거루 섬을 떠났고 지난 10월 동부 프레이저 섬에서 새 일자리를 구했다. 그는 프레이저 섬에서 다시 산불을 맞닥뜨렸다.

탐사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프레이저 섬에서 10월 중순부터 약 8주간 산불이 이어져 섬 면적(1630㎢)의 절반에 가까운 800㎢가 불에 탔다고 보도했다. 해변 캠프파이어 불길에서 시작됐지만, 산불이 두 달이나 지속된 건 이례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호주에선 앞서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1만5000건의 산불이 전국을 휩쓸어 33명이 숨지고 건물 3000채가 잿더미로 변하는 ‘최악의 산불’을 경험했다. 코알라 6만마리가 숨진 것을 포함해 30억마리의 야생동물이 피해를 입었다는 연구 보고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고온 건조한 여름 날씨 탓에 땅과 숲이 메말라 산불이 더 자주 발생하고, 오래 지속된다고 본다. 그리고 그 배경에 기후변화가 있다고 추정한다. 올해 11월은 호주 기상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다. 호주연구소의 기후·에너지 담당인 리치 머지안은 지난 11일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기후변화가 프레이저 섬이 불타는 장면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기후변화가 (산불)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호주 산불만이 아니다.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았다. 기후변화의 위기가 생태계와 우리 삶을 위협한 한 해였다. 미 뉴욕타임스는 지난 17일 올해 기후 이슈를 정리한 인터랙티브 기사에서 “2020년은 위기의 한 해였다. 코로나19 대유행, 경제 혼란, 사회적 격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관통한 것은 기후변화였다”고 했다.

거대해진 산불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데라카운티에서 지난 9월7일(현지시간) 한 소방관이 산불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날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8월15일부터 계속된 산불로 캘리포니아에서 뉴욕시의 10배에 달하는 면적(8478㎢)이 불탔다고 밝혔다. 마데라 | AFP연합뉴스

거대해진 산불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데라카운티에서 지난 9월7일(현지시간) 한 소방관이 산불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날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8월15일부터 계속된 산불로 캘리포니아에서 뉴욕시의 10배에 달하는 면적(8478㎢)이 불탔다고 밝혔다. 마데라 | AFP연합뉴스

미국에서도 기후위기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목격됐다. 지난 9월9일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하늘이 산불의 영향으로 온통 어두운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뉴욕타임스는 “핵겨울(Nuclear winter)이 온 것 같다”고 했고, CNN은 “기후변화가 앞으로 몰고올 일들의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 등 미 서부 지역에선 100건이 넘는 대형 산불이 발생해 30여명이 숨지고 남한 면적의 20% 이상이 불에 탔다.

어쩌면 코로나보다 더 무서울지 모릅니다 ‘기후변화 팬데믹’

아시아에선 물난리가 이어졌다. 연초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여름엔 방글라데시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한국에선 6~8월 사상 최장(54일) 장마가 이어졌고, 비슷한 시기 중국 남부에선 많은 비가 내려 500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잦은 허리케인. 지난 11월25일(현지시간) 온두라스 라 리마에서 5등급 최강 허리케인 ‘요타’로 망가진 집 주변에 한 여성이 앉아 있다. 온두라스 시민 35만7000여명과 주택 7000여채가 허리케인 피해를 입었다. 라 리마 | EPA연합뉴스

잦은 허리케인. 지난 11월25일(현지시간) 온두라스 라 리마에서 5등급 최강 허리케인 ‘요타’로 망가진 집 주변에 한 여성이 앉아 있다. 온두라스 시민 35만7000여명과 주택 7000여채가 허리케인 피해를 입었다. 라 리마 | EPA연합뉴스

중남미에선 지난 6~11월 대서양 열대성 폭풍인 허리케인이 역대 최다인 30개나 발생했다. 특히 11월 허리케인 ‘에타’와 ‘요타’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로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등 중미 전역에서 200명 넘게 숨지고, 5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유럽의 곡창지대’인 동유럽은 올봄 가뭄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올해 내내 사막메뚜기떼의 급습으로 농경지가 큰 피해를 입었다. “기후변화가 촉발한 식량안보 위협”이라는 경고음이 나왔다.

케냐의 한 지방 도로에서 주민들이 사막메뚜기떼를 뚫고 오토바이로 이동하고 있다. 사막메뚜기는 1㎢에 8000만마리가 모일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제공

케냐의 한 지방 도로에서 주민들이 사막메뚜기떼를 뚫고 오토바이로 이동하고 있다. 사막메뚜기는 1㎢에 8000만마리가 모일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제공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더 자주 발생하고, 더 강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이 지난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기후와 연관된 재해’는 6681건으로 이전 20년(1980~1999년) 3656건보다 82.7% 증가했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음을 경고하는 ‘신호’도 포착됐다. ‘극한의 상징’인 시베리아 북동부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베르호얀스크에선 지난 6월20일 역대 최고 기온인 38도를 찍었다. 7월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산맥에선 빙하가 녹고 있다는 증거인 조류 현상이 발생, ‘분홍색 빙하’가 목격됐다. 러시아 북극해 해저에서 이산화탄소보다 80배 강한 온난화 효과를 지닌 메탄가스가 평소보다 400배 높은 농도로 방출되고 있다고 러시아 연구진이 지난 10월 발표했다. 가디언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형성된 따뜻한 대서양 해류가 메탄가스 방출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색깔 변한 빙하 AFP통신은 지난 7월5일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산맥에 쌓인 눈이 일부 분홍색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과학계는 조류(藻類)의 영향으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봤다. AFP통신 유튜브 화면 캡처

색깔 변한 빙하 AFP통신은 지난 7월5일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산맥에 쌓인 눈이 일부 분홍색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과학계는 조류(藻類)의 영향으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봤다. AFP통신 유튜브 화면 캡처

위기는 가까이 있는데, 각국과 국제사회의 대처 속도는 느리다는 경고와 자성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올해는 파리기후협약 체결 5주년이었다. 2015년 12월 195개국은 “210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2도, 나아가 1.5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추자”고 약속했다. 이에 각국은 2030년, 2050~2060년에 맞춰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했다. 국제환경단체 ‘기후행동추적’은 지난 1일 현재 각국 정부가 약속한 대로 탄소중립 목표를 실행하면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1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리기후협약 체결을 이끌었던 로랑 파비우스 전 프랑스 외무장관은 지난 12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파리기후협약 목표를 달성하기엔 각국 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다”면서 “코로나19에 대처하듯이 기후변화에 맞서서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에는 백신이 없다”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일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한 화상 강연에서 “인류가 자연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자연과 함께 평화를 이루는 것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고, 누구에게나 어느 곳에서나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이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환경 세금을 부과하는 등 정책에서 ‘녹색 스위치’를 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의 행동으로 미래 세대가 파멸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지난 10일 가디언 인터뷰에서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한 2030년이나 2050년은 너무 먼 미래라면서 구속력 있는 연간 단위의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나 각국 지도자들은 ‘우리가 충분하진 않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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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2310600015&code=610103&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1_8#csidxb0ca0520e2c9577a54061d85d3d0e00 



위태로운 지구를 회복하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 l 에너지전환


 ‘전 지구적 기후행동의 날’인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며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기후 위기 대응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  ‘전 지구적 기후행동의 날’인 9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며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기후 위기 대응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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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1호 공약은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이다. 트럼프 정부 집권 이후 후퇴한 환경정책을 복원하고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계 정치와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의 차기 리더가 가장 먼저 선행해야 할 의제로 언급할 만큼 기후문제는 이제 시대의 화두가 됐다. 세계 거의 대부분 과학자들이 위기가 인정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돼 깜짝 놀라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기후위기를 걱정만 하며 가만히 있을 수 없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합의한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제한 온도인 2도를 지켜내려면 세계인 모두 전기 아껴쓰기처럼 작은 실천부터 해야 한다. 누가 대신해주겠지가 아닌, 나부터라는 마음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세계 여러 인사들이 기후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와 함께, 어떤 사람들이 기후위기를 이야기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첫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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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반테 아레니우스] 스웨덴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1903년, 화학). 그는 1896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상승하면 지구 평균온도가 5~6도 상승할 수 있다는 정량화된 논문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당시에는 이 이론이 배척당했다. 대부분의 이산화탄소를 바다가 흡수할 것이므로 온도상승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가 되어 5~6도까지 상승하려면 천 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온실가스는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산업혁명 이후 온실가스의 급증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마이클 폴런] <잡식동물의 딜레마>의 저자 마이클 폴런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 그는 2010년 4월 20일자 <뉴욕타임즈> 칼럼에서 "기후변화는 우리를 덮쳤고 예정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다. 10년전 만 해도(2000년) 과격하게 보였단 과학자들 예측은 오히려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온난화와 해빙현상은 여러 모델이 예측한 것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 과학자들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정말 겁에 질린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스티븐 호킹] 영국 물리학자. 그는 오래 전부터 '기후위기'를 경고했다. 그는 영국 BBC 라디오 강연에서 "인류는 핵무기,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 치명적인 지구온난화 등 발달한 과학기술로 인해 큰 위험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월러스 스미스 브뢰커] '기후과학의 대부'로 알려진 인물. '지구온난화'라는 용어를 대중화한 미국의 월러스 스미스 브뢰커 박사는 35년 전에 현재의 기후위기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2019년 2월 별세하기 한 달 전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를 통해 그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극단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류와 과학계가 '보다 극단적인 해결책'을 심각하게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4번이나 체포된 과학자

[제임스 한센] 미국 과학자. 그는 캐나다에서 미국의 멕시코만까지 이어지는 송유관 건설에 반대 시위를 하다 백악관 앞에서 4번이나 체포되기도 한 행동하는 과학자다. 미국 항공우주국 고다드 연구소장을 역임한 제임스 한센은 1988년 미 의회 증언에 서 지구온난화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며 "탄소배출은 지구온난화의 시한폭탄이다"고 말했다.

2008년 미국 프레스클럽의회 관계자와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그는 "'티핑포인트(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하는 극적인 순간)'가 다가오고 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어서 지구의 희망은 '극적인 조치'만 남았을 뿐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과학자들과 함께 돈을 모아 "이산화탄소 농도 350ppm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내용의 신문광고를 개재하기도 했다. 지금은 이산화탄소 350ppm은 커녕 세계기상기구가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는 400ppm을 넘어 415ppm까지 넘었다.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450ppm이 되면 파국이라 경고하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 철학자.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넘나들며 자본주의 체제와 인간의 생활방식, 현대 과학기술의 폐해 등을 날카롭게 비판해온 세계적인 행동주의 철학자이다. 그는 전 세계 지도층 인사들과 정부 관료들의 자문역을 맡고 있으며 과학 기술의 변화가 경제, 노동,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활발히 집필 작업을 해 왔다. <노동의 종말>, <엔트로피>, <육식의 종말>, <수소혁명>, <글로벌 그린뉴딜> 등 수많은 책을 출간한 그는 한국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옛날 방식의 에너지체계, 원자력, 화석연료시스템은 쓸모없다는 게 곧 판명될 것이다. 태양광, 풍력의 가격 급락으로 2029년까지 화석연료 문명은 붕괴될 것이고 석탄, 원자력 설비는 좌초자산이 될 것이다. 서둘러 에너지전환을 하지 않으면 한국은 120조의 좌초자산 피해를 입을 것이다. 전환에 필요한 시간은 칼날같이 짧다"라고.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 그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행동하는 기과학자다. 그는 강연 등을 통해 "현재의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IMF 때와 같은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구가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 자연 현상으로 과거 1만년 동안 지구 평균온도는 4도가 올랐다. 그런데 인간의 활동으로 100년 동안 1도가 올랐다. 25배 빠른 속도로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 비상사태에 맞는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지 않으면 파국이다"고 강조했다.

조천호 박사는 "코로나19 감염병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다. 그러나 마트에 가면 먹을 것이 풍부하다. 기후위기가 시작되면 마트에 먹을 것이 없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재앙이 시작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지구의 울부짖음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그는 2019년 12월 스페인 마드리드 기후변화당자국총회(COP25)에서 "수십 년 동안 인류는 지구와 전쟁을 벌여왔다. 이제 지구가 반격을 해 오고 있다. 자연을 향한 우리의 전쟁은 중단돼야 한다. 우리는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생각은 점차 깨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은 놀라운 리더십과 동원력을 보이고 있다. 많은 개별 도시들, 금융기관들, 기업들도 1.5도 시나리오를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정치인들의 의지다. 진정 지구가 불타고 있을 때 모래 속에 머리나 파묻고 빈둥거리고 있던 세대로 기억되고 싶나?"고 덧붙였다.

또 그는 올해 4월 22일 지구의날 50주년 기념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는 더 심각한 환경 비상사태"라고 강조하면서 기후파괴의 위협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결정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2019년 9월 23일 '유엔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자연은 성나 있고, 자연이 전 세계에서 분노로 반격하고 있다. 우리가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삶 자체를 위태롭게 할 것이다. 지구는 '멈추라'는 냉랭한 울부짖음을 내고 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 우리가 협상할 때가 아니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해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영화 <타이타닉>의 주인공. 환경단체를 세우고 70억 원을 기부한 그는 세계 최고의 영화배우이면서 환경운동가이다. 그는 2014년 9월 23일 유엔의 요청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한 명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는 "남극과 북극의 빙하는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내가 하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고 빈말도 아니다. 과학계도 인정하고 산업체, 정부도 알고 있다. 미국 국방성도 알고 기후변화는 국가 안보에 가장 큰 위험요소라고 한다. 문제는 내가 전구를 바꾼다거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모는 것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행동으로 해결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었다. 전 세계의 정부와 산업계가 대단위의 결정적인 행동을 취할 때다. 지금 바로 행동을 개시할 때다. 유엔 대표님들이 인류 존재에 가장 중대한 사안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때다"고 덧붙였다.

[제인 폰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83살의 영화배우. 반전 인권운동가인 그는 그레타 툰베리에 자극받아 기후 전사가 되어 감옥을 들락날락한다. 지난 8월 잡지 <보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후위기를 강조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의 작품상을 호명한 제인 폰다는 당시 그가 입었던 붉은색 드레스는 6년 전 칸 영화제에서 입었던 것이다. 제인 폰다는 더 이상 쇼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019년 11월 1일, 그가 산 마지막 옷인 붉은색 코트를 입고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체포됐다. 매주 금요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촉구하는 시위(파이어 드릴 프라이데이스)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그레타 툰베리에 영향을 받은 청소년들이 기후위기 시위하는 모습을 보고 죄책감을 느낀 제인 폰다가 조직했고, 현재는 그린피스와 함께하고 있다.

그린피스의 전무이사 애니 레너드가 폰다에게 백악관 앞에서 캠프 농성을 하는 것은 의미 있지만 불법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폰다는 상관하지 않았다. 심지어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을 때도 유명인으로서나 노인으로서 어떤 배려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매트리스도 없이 바닥에 빨간 코트를 깔고 잠을 청했다.

그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하고, 전기 자동차를 운전하고 고기를 줄였지만, 기후 위기에 대해 충분히 행동하지 않아서 우울하다. 저는 단순한 기부보다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죠.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기부라면, 기부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화석연료 산업계와의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은 용감한 단체에 기부하기를 추천한다"고 했다. "기후변화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제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냐"는 물음에 그는 "죄책감을 느낄 시간에 행동하라"고 했다.

"자연은 용서하지 않는다"

[그레타 툰베리]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는 초등학교에서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배웠다. 기후변화가 심각한데 어른들은 아무 생각도 없고 행동도 변하지 않는 데 대한 배신감으로 아스퍼거증후군(한 문제에만 몰두하는 일종의 자폐)에 걸렸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를 위한 금요파업 1인 시위를 시작했고, 이 일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150여개국 170만 청소년들이 금요일마다 학교를 가지 않고 기후 집회에 참여한다. 그는 2019년에는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고 201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돼 타임지 표지모델이 됐다.

디카프리오가 유엔에서 기후변화 연설을 한 지 5년이 지난 2019년 9월 23일 툰베리는 유엔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하며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시작했다. 그는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죽어가고 있다. 생태계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의 신화에 대한 것뿐이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했다.

툰베리는 "여러분은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 세대는 여러분이 배신하고 있다는 걸 이해하기 시작했다. 모든 미래 세대의 눈이 여러분을 향해 있다. 여러분이 우리를 실망시키기를 선택한다면, 우리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이 이 책임을 피해서 빠져나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바로 여기, 바로 지금까지다. 더 이상은 참지 않는다. 전 세계가 깨어나고 있다. 여러분이 좋아하든 아니든, 변화는 다가오고 있다"며 연설했다.



코로나19특집: 2050 생존의 길



2050년, 겨우 30년밖에 남지 않은 시간. 전 세계 과학자와 경제학자들은 더 이상 우리가 지금과 같은 삶을 유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강력하게 경고한다. 우리가 나무를 베고 산과 바다를 훼손해도 지구 시스템은 자체 회복력으로 버티기 때문에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이 회복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질병, 폭염, 홍수와 같은 문제들은 서로 연결돼 있고, 어느 순간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경고를 지구가 소리 없이 내뱉고 있다.

1. 2050 거주불능지구
과학자들에 따르면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30년 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2℃ 넘게 오른다. 적도 부근 주요 도시는 사람이 살 수 없게 되고, 식량난에 따른 내전 등으로 1억 4천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한다. 해수면 상승과 집중호우가 겹치면서 중국 상하이, 태국 방콕, 인도 캘커타 등이 물에 잠기고, 부산과 인천 등 주요 해안도시에서도 42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다. 혹시 과장은 아닐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매년 과학자 수백 명이 합의한 예측 보고서를 낸다. 지난 30년간 이 예측은 얼마나 들어맞았을까? KBS 취재진이 전문가들과 함께 확인해봤다. 

2. 2020 재난의 해
‘재난의 해’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쳤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은 남한 면적의 20%를 태웠고, 호주 산불 피해 면적은 남한보다 컸다. 일본 구마모토 지역이 물에 잠겨 80여 명이 숨졌고, 중국에선 홍수 피해로 63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한국도 54일 간의 역대 최장 기간 장마로 신음했다. 과학자들은 이들 모두 인간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강조한다. 생물 다양성이 감소하면서 질병이 확산됐고, 이상 고온은 산불을 불렀다. 해수면 상승은 집중호우와 태풍의 원인이 됐다.

3. 극지방에 무슨 일이? 
한반도 장마 직후인 8월 하순, KBS는 모스크바 현지 취재진을 시베리아 극지방으로 급파했다. 끝없이 펼쳐진 동토의 초원, 이곳의 순록들이 다리를 절고 있다. 눈길을 달리던 스노모빌은 풀에 걸려 멈춰서고, 화산 분화구 같이 팬 땅에선 메탄가스가 솟아나온다. 탄저균이 되살아나 20명이 감염되고, 순록 수백 마리가 한꺼번에 죽은 게 불과 4년 전이었다. 올해 한반도 이상 기후의 직접적 원인이 된 시베리아. 이곳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4. 아열대 기후, 한반도 턱밑까지
KBS 취재진은 제주 바다 산호 군락지를 직접 살펴봤다. 산호는 환경이 변해도 다른 곳으로 움직일 수 없기에 바다의 변화를 온몸으로 드러내는 동물. 제주 바다의 터줏대감 산호들도 아열대 종으로 바뀌고 있다. 산호초와 함께 사는 생물들은 전체 해양생물의 25%다. 산호가 사라지면 생물들이 살아갈 터전을 잃고, 해양 생태계는 급격히 변화한다. 지난 50년간 우리 바다의 표면수온은 섭씨 1.2도 상승했다. 세계 평균의 두 배 이상이다. 취재 도중 희귀한 바다생물도 발견했다. 아열대 지역에서 사는 이 생물은 한반도 턱밑까지 올라와 꿈틀대고 있었다.

5. 미래 세대의 외침 
기후위기의 피해를 가장 크게 받는 건 바로 미래 세대다. 9월의 마지막 금요일. 전 세계 기후행동의 날에 수많은 청소년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컴퓨터 앞에 모여 앉았다. 위험해져만 가는 지구를 물려받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이들을 움직였다. 더없이 큰 숙제를 짊어져야 할 이들. 미래 세대는 외치고 있다. “이 땅에서 살아남고 싶다”고.

#코로나19 #2050 #기후위기

방송일시 : 11월 7일 (토) 오후 8시 5분, KBS 1TV
취재 : 송형국·최창봉 기자                 
촬영 : 연봉석 기자


툰베리 “기후위기 행동으로 보여달라” 문 대통령에 호소

등록 :2020-10-20 04:59수정 :2020-10-2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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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그레타 툰베리, 국내 언론 첫 인터뷰

그린 앞세우며 석탄발전 투자
기후악당의 나쁜 행동 정당화

현 체제선 ‘환경보다 경제’ 불가피
하지만 기후위기 대응 방법 찾아야
더 일찍 준비할수록 더 쉬워진다

미국 대선은 정치를 넘어선 사안
트럼프 재선 타당하지 않다

그레타 툰베리가 16일 한겨레 취재진과 화상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그레타 툰베리가 16일 한겨레 취재진과 화상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내가 하는 일을 존중해준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행동으로) 증명해달라. 행동이 말보다 훨씬 의미 있다.”

‘기후위기 운동의 얼굴’이자 ‘미래 세대의 대변인’으로 불리는 스웨덴의 17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그는 지난 16일 <한겨레>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후위기 대응에 소극적인 각국 지도자들을 통렬하게 꾸짖어온 10대 환경운동가가 한국의 지도자에게 보낸 첫 메시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스웨덴 총리 방한 당시, 툰베리가 <타임>이 선정한 역대 최연소 ‘올해의 인물’이 된 것을 축하하며, “세계 최초의 화석연료 없는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스웨덴의 노력이 세계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칭송한 바 있다. 이어 툰베리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린’(이라는 단어)을 사용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그린뉴딜’로 그리고 있는 장밋빛 미래를 비판적 시각에서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툰베리가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툰베리는 신종 감염병에 태풍·산불 등 이상기후까지 겹친 올해가 그야말로 “위기의 해”로 여겨진다고 했다. 지난해 전세계를 돌며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연설과 시위에 앞장서온 그는 “아직도 (많은 지도자들이)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전력이 베트남 석탄발전에 투자한 사실에 대해서도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세계를 이끄는) 리더로 불리는 나라들도 경우에 따라 ‘악당’이 될 수 있다. 기후위기 문제 해결에 앞장선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작 (경제를 위해) 하고 싶은 일들을 거의 다 하는 경우들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음달 3일 치러지는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툰베리는 “(일국의) 정치를 넘어선 사안”이라며 “지금까지 배출된 온실가스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에는 특별한 책임이 있다. (새 대통령은) 과학을 근거로 기후변화를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만일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미국은 곧바로 세계 197개국이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정을 공식 탈퇴하게 된다.

툰베리는 2018년 8월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 1인시위를 시작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그의 시위는 각국으로 확산됐고 현재는 한국을 포함한 133개국 160만명이 동참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당신들은 우리를 실망시켰다. 여러분이 우리를 저버린다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각국 정상들을 쏘아보던 그의 눈빛과 말투는 기후위기 문제를 단숨에 전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9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연설 중인 그레타 툰베리. 그는 이 자리에서 분노를 드러냈다. 세계 정상들을 향해 “당신들은 우리를 실망시켰다. 여러분이 우리를 저버린다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세계인들에게 기후위기 운동을 각인시켰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연설 중인 그레타 툰베리. 그는 이 자리에서 분노를 드러냈다. 세계 정상들을 향해 “당신들은 우리를 실망시켰다. 여러분이 우리를 저버린다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세계인들에게 기후위기 운동을 각인시켰다. 연합뉴스.

2019년 타임지는 올해의 인물로 그레타 툰베리를 선정했다. 역대 최연소였다.
2019년 타임지는 올해의 인물로 그레타 툰베리를 선정했다. 역대 최연소였다.

아래는 툰베리와의 인터뷰 전문

“지구의 가장 위대한 변호인”

지난해 9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그레타 툰베리를 이렇게 추켜세웠다. 미국을 찾은 툰베리를 만난 직후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말대로, 그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이자 대표적 환경운동가로 떠올랐다. 2007년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뒤 잠잠해진 기후위기 담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18년 학교에 가지 않는 ‘결석 시위’를 시작해 각국으로 확산시킨 그는, 새로운 환경운동을 ‘하드캐리’(실력자가 게임을 승리로 이끈다는 뜻)하고 있다. 수백만명의 팔로어(트위터 420만명, 인스타그램 1050만명)가 있고, 담당 미디어팀이 따로 있는 세계적 ‘셀럽’(유명인)이기도 하다. 지난 16일에는 툰베리의 활동과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영화 <아이 엠 그레타>가 개봉돼 국가별로 순차 상영을 시작했다.

툰베리는 기후위기 문제는 엄중한 데 비해, 각국 정부와 정치인들의 행보는 더디다는 현실에 주목해왔다. 현재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인 100여년 전보다 1도가량 올랐다. 이대로 인류가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해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이상 오르게 되면 지구 기후는 인류의 노력으로는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변화를 겪게 된다.

지난 16일 화상으로 이루어진 툰베리 인터뷰는 <한겨레>가 올해 4월 기후변화팀 신설 뒤 수차례 요청한 끝에 성사됐다. 이날도 ‘미래를 위한 금요일’ 결석 시위를 마치고 온 그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집에서 7000㎞ 떨어져 있는 서울의 기자들과 눈을 맞췄다.

분노하고 저항하는 미래 세대의 아이콘

―올해 기상이변, 코로나19 등 환경 이슈가 많았다. 당신에게 올해는 어떤 해였나?

“모든 사람에게 올해는 위기의 해다. 우리는 인간이 매우 연약한 존재임을 깨닫게 됐다. 우리의 위기 극복 능력을 지금까지 과대평가해왔는데, 우리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제 자신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다시 점검할 때다.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아무도 본 적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결석 시위를 시작한 지 2년이 지났다. 어떤 변화를 느꼈나?

“우리가 이렇게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 점이 놀라웠다. 누구도 예상 못 했을 것이다. 매우 놀라웠다. 사람들은 청소년들이 그저 이기적이고 자기만 생각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공동의 문제의식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을 뿐이다. 이제 많은 사람이 청소년들이 결석 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우려를 표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점에서 매우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각국 정부는 이런) 상황을 위기로 생각하지 않고 온실가스도 크게 줄고 있지 않다.”

그는 전사다. 기후위기 문제를 가해자(온실가스 과배출 정부, 기업, 이를 방조한 어른 세대)와 피해자(저배출 국가, 미래 세대)로 나누어 누구의 편에 설 것인지 묻는다. 더는 북극곰을 살려달라는 호소에 그치지 않고, 더는 교양 있는 지구인의 선의를 기대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자녀의 미래를 훔치”는 것이라고 한 지난해 9월 유엔에서의 연설은 기후위기 문제에 무관심하고 무책임한 어른 세대의 심장에 화살을 꽂아넣었다.

“모두가 잘못한 게 아니라 몇몇이 잘못한 거예요. 지구를 구하려면 그 몇몇 사람들과 그들의 기업 그리고 그들에 돈에 맞서 싸워야 해요. 그들이 잘못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요.” (그의 가족이 쓴 책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 133쪽 그가 한 말)

그의 솔직하고 용감한 발언이 전세계 수백만명의 청소년과 청년을 학교가 아닌 거리로 나오게 했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태평양 섬 나라가 물에 잠기는 것은 안타깝지만, 나의 삶과 솔직히 상관이 없다’고 속으로 생각했던 사람들도 10대 청소년들의 분노와 절규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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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를 타지 않고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넜다. 일부 사람들이 그에게 ‘보여주기식’ 행동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는 질문에 그는 “내 행동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라기보다 기후 위기 논의를 진작시키기 위해서였다”라고 말했다. 그레타 툰베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그레타 툰베리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를 타지 않고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넜다. 일부 사람들이 그에게 ‘보여주기식’ 행동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는 질문에 그는 “내 행동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라기보다 기후 위기 논의를 진작시키기 위해서였다”라고 말했다. 그레타 툰베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그는 지지 않는다. 그에게 “분노 조절 문제에 신경쓰라. 진정해”라며 조롱하듯 트위터 글을 남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그레타 툰베리의 연설에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기싸움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분노조절 문제에 신경쓰는 20대 청소년. 현재 진정하고 친구와 좋은 옛 영화를 보고 있음”이라고 자기 소개를 바꾸며 트럼프의 조롱을 가볍게 방어했다. ‘스트롱맨’들과 맞서는 용감한 10대 소녀는 환경 운동을 넘어 어른 세대에 저항하고 분노하는 미래 세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진보적 사고로 젊은 세대로부터 지지를 받는 루스 베이다 긴즈버그 미국 대법관을 추모하는 글이 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와있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스트롱맨’과 맞서는 그레타 툰베리는 젊은 세대의 분노와 저항정신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일러스트 이민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스트롱맨’과 맞서는 그레타 툰베리는 젊은 세대의 분노와 저항정신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일러스트 이민혜.

“그린의 이름으로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 말라”

―1년 전 유엔에서 당신을 향해 박수 친 각국 지도자들이 있다. 그들이 당신의 연설 내용을 정책에 반영했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실을 보면 거의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았다. 아직 기후위기를 위기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래서 내 답은 ‘아니다’이다. 지금까지 배출한 온실가스 총량 등 역사적인 책임을 봐야 할 필요도 있다. 어떤 나라들은 다른 나라보다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고,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파리협정에서도 부유한 나라들이 저개발 국가에 삶의 질을 개선할 기회를 제공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 참석할 당시, 청와대는 툰베리의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후 문 대통령은 같은 해 12월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가 한국을 찾았을 때, 미국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역대 최연소 ‘올해의 인물’에 툰베리가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툰베리에게 보인 관심과 달리, 한국은 대외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미온적이며, 심지어 석탄발전에 여전히 투자하고 있는 ‘기후악당’으로 꼽혀왔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적극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을 두고, ‘무늬만 그린’이라는 혹평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이러한 상황을 알리는 사전 질문지에 “특정 국가만의 잘못이 아니라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잘못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실제 인터뷰에서는 ‘그린’을 앞세운 정치인과 정부에 대한 경계심을 강조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여한 그레타 툰베리가 ‘미래를 위한 금요일’ 결석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여한 그레타 툰베리가 ‘미래를 위한 금요일’ 결석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도 세계 11위의 온실가스 배출국가(2017년 기준)다. 한국의 그린뉴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전세계 여러 나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그린, 그린딜, 그린뉴딜, 친환경 투자 (green investments)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그런 말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린은 단지 색깔에 불과하고 우리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차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누구도 그린이 어떤 의미인지 결정한 적이 없다. 그린이라는 말이 아무 의미도 없을 수 있다. 단지 좋게 들릴 뿐이다.”

―한국에선 ‘환경보다 경제가 우선’이라는 논리가 여전하다.

“현재 시스템에서는 그들이 맞다. 과학이 지적한대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우리 사회 자체를 완전히 폐쇄할 수는 없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수십년 전부터 준비했어야 했다. (이제라도) 더 일찍 시작할수록, 더 쉽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의 한국전력이 베트남에 석탄발전소에 투자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매우 큰 문제다. 기후 문제에 ‘리더’라고 불리는 국가들이고 ‘악당’인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 기후문제 앞장선다고 알려져있지만 하고 싶은 일들은 거의 다 하고 있다. 어떤 국가들은 리더 국가들이 해 놓은 일들 비판받기도 하는데 매우 정당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문 대통령이 내가 하는 일을 ‘존중한다’(admires)고 말했다면, 행동으로 증명해주면 좋겠다. 행동이 말보다 훨씬 더 의미가 있다.”

11월3일 치르는 미국 대선은 요즘 그의 최대 관심사다. 툰베리는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투표하자”는 글을 남겼다. 올해 미국 대선은 기후위기 문제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 짐작된다.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이전 오바마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무력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왜 트럼프는 안 되는가’라는 질문에 웃으며 “(웃으며) 나는 어떤 경우라도 정치 관련된 이야기는 해오지 않았다. 기후위기는 정치를 넘어선 문제다. 올해 미국 대선은 정치를 넘어선 사안”이라며 “다음 미국 대통령은 다른 모든 리더들과 마찬가지로 과학을 근거로 기후위기를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미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이기 때문에 특별한 책임이 있다. 지금까지 배출된 전세계 온실가스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고 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광 속 카나리아…툰베리를 움직이는 동력은?

그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탄광 속 카나리아’였다. 쉬지 않고 뿜어져 나오는 온실가스로 포위된 지구에서 숲이 파괴되고 동식물이 사라져가는 소식에 그와 같이 환경감수성이 충만한 이들은 아프기 시작한다. 마치 탄광의 차오르는 가스를 미리 감지하고 죽어가는 카나리아같다고 생각했다.

섭식장애가 있어 평소 매우 소량의 식사만 매우 천천히 하는 그는 지난해보다 더 야윈 모습이었다. 야스퍼거 증후군(사회관계형성에 어려움을 겪으며 특정 상황에 집중을 잘 하는 발달장애 일종)을 겪는 그는 인터뷰가 진행될 수록 렌즈를 통해 눈을 맞추지 않고 시선을 옆으로 두고 말을 이어갔다.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작은 몸에서 큰 에너지를 내기까지는 그에게 기후위기 문제가 매우 극심한 스트레스라는 것은 분명했다.

8살의 그레타 툰베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8살의 그레타 툰베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한겨레>는 청소년기후행동을 통해서도 그에게 궁금한 질문을 모았다. 많은 청소년들이 그와 같은 슬픔과 아픔을 경험한다고 했다. 그들은 기후위기 문제로 인해 미래를 저당잡힌 삶, 그리고 이 미래가 자신의 잘못도 아닌 이미 지구에서 누릴 것을 다 누린 어른 세대의 무관심과 무책임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는 점때문에 더욱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들은 그와 함께 한국에서 ‘결석 시위’에 참여했고, 지난 3월 “기후위기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정부와 국회때문에 생명권 등 기본권이 침해받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당신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운동에 함께 하는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 모두와 함께 기운을 북돋고 있다. 우리 가족과 강아지. 그리고 이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도 내가 포기하지 않게 하고 있다. 앞으로 있을 일을 우리는 모른다. 그래서 우리가 갖고 있는 힘을 다 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서, 이 세상이 더 나아지도록 해야 한다.”

그레타 툰베리는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족과 강아지, 청소년들과의 연대 등을 꼽았다.
그레타 툰베리는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족과 강아지, 청소년들과의 연대 등을 꼽았다.

2018년 8월 시작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 결석 시위는 160개 국가로 확산됐다. &lt;한겨레&gt;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사람들은 청소년들이 그저 이기적이고 자기만 생각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공동의 문제의식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을 뿐이다. 이제 많은 사람이 청소년들이 결석 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우려를 표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2018년 8월 시작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 결석 시위는 160개 국가로 확산됐다.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사람들은 청소년들이 그저 이기적이고 자기만 생각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공동의 문제의식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을 뿐이다. 이제 많은 사람이 청소년들이 결석 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우려를 표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청소년들은 당신에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푸틴 러시아 연방 대통령과 같은 기후위기 부정론자들과 싸우는 것이 두렵지 않냐고 물었다.

“흥미로운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은 이제 어디에도 숨을 데가 없다. 그래서 청소년들을 공격하고 있다. 그 사람들은 기후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한다. 기후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면 (자신들이) 논리적인 주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청소년들에 대한 공격이 다른 무엇인가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기특하다, 잘 한다”고 하면서 정작 청소년들의 외침을 진지하게 듣지 않는 어른들에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물었다.

“그건 매우 좌절감을 주는 일이다. 우리의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가 하는 일은 (어른들로부터) 칭찬을 받거나 기특하다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나 우리와 셀카를 찍게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실제적인 변화를 위해서다. 사람들은 이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얼마나 서로 큰 간극이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지난 2월 영국 브리스톨에서 기후 파업에 나선 시민들과 그레타 툰베리. 연합뉴스.
지난 2월 영국 브리스톨에서 기후 파업에 나선 시민들과 그레타 툰베리. 연합뉴스.

―기후위기 문제를 알아갈수록 미래가 어둡다는 사실에 우울하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이 많은 것 같다.

“처음에는 나도 그랬다. 직면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우울했고 슬펐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무 것도 안 했고 우울감을 느꼈다. 그러다 가장 좋은 약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바로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었다. 누가 이 문제에 가장 민감한지, 누가 불편한 질문들을 하는지, 누가 낙관적 생각을 갖고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국 아무 것도 바꿀 수 없게 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할 말은.

“우리는 함께 맞서야 한다. 이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에게 다른 방식으로, 그 크기는 다르지만 결국 우리 모두가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는 모두 결속해 함께 행동해야 하고 필요한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의회 환경위원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의회 환경위원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건강은 괜찮나. 1년 동안의 안식년을 마무리하고 학교에 돌아왔는데 기분은 어떤가.

“좋다. 학교에 돌아와 평범한 10대가 돼 좋다.”

―지구를 위한 시간이 얼마나 남았다고 생각하나.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만큼의 시간은 언제나 있다. 기후위기를 막지 못하게 되는 특정한 시간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우리는 악화되는 것을 막을 시간이 있다. 앞으로의 시간이 중요하다. (더 나빠지지 않고) 현재 상태를 유지시키는 시간 말이다.”

그가 요트를 타고 유럽에서 미국으로 대서양을 건너갔을 때 일부 언론과 사람들은 그의 행동이 보여주기식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은 비행기를 타지 않아 온실가스를 배출시키지 않았지만, 요트를 수리하고 조종하는 노동자들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것을 생각하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시켰다는 분석이 더해지면서 그의 활동을 폄하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사람들이 나를 돕기 위해 비행기를 타는 것은 그들의 선택이다. 나의 행동은 우리가 위기에 처해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행동”이라며 “요트를 타는 것은 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후 관련 논의를 진작시키기 위해서였다”라고 단호하게 설명했다.

미래 어느 순간 지구인들은 오늘을 돌아볼 때 어떤 감정이 들까.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걸고 지구를 대변하는 그에게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할까. 그의 야윈 얼굴과 대비되는 형형한 눈빛이 계속 미안함을 느끼게 했다. 그의 마지막 말은 “기후위기 문제를 인식하고 행동에 나서달라”는 당부였다.

(※인터뷰 전문과 동영상은 <한겨레> 누리집(www.hani.co.kr)과 한겨레 티브이,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최우리 김지은 기자 ecowoori@hani.co.kr

지난해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COP25에서 연설 중인 그레타 툰베리.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COP25에서 연설 중인 그레타 툰베리. 연합뉴스.

그레타 툰베리는 ‘탄광 속 카나리아’같다. 탄광의 가스 농도를 가장 먼저 알아채는 카나리아처럼, 지구인들 중 지구와 환경의 위기를 가장 먼저 느끼고 아파한다. 모든 지구인들은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레타 툰베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그레타 툰베리는 ‘탄광 속 카나리아’같다. 탄광의 가스 농도를 가장 먼저 알아채는 카나리아처럼, 지구인들 중 지구와 환경의 위기를 가장 먼저 느끼고 아파한다. 모든 지구인들은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레타 툰베리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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