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암을 극복한 사람의 이야기| :+:초 - 생활의지혜:+:
율리안나 | 조회 3 |추천 0 | 2006.05.13. 02:50
[Family건강] 대장·십이지장·간암에도 '기죽지 않았다'
고창순 박사
"두려움이 최대의 적 껄껄 웃고 펑펑 우세요"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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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차례에 걸친 '암과의 전쟁'에서 꿋꿋하게 살아남은 서울대 명예교수 고창순(75.사진) 박사. 26살 일본 유학 시절 대장암에 걸렸고, 서울대병원 부원장 시절인 51세 때엔 십이지장암으로 사경을 헤맸다. 그리고 정년(65) 퇴임하면서 발견한 간암. 하지만 모두가 절망을 얘기할 때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암과 대결했다. 그가 최근 암환자의 투병의지를 북돋워주는 '암에게 절대 기죽지 말라'를 펴냈다. 그에게 암환자의 생존전략 다섯 가지를 부탁했다.


# 기력.담력.체력, 3박자를 갖추세요

고 박사의 배는 마른 논바닥처럼 갈라져 있다. 암덩어리를 제거한 수술 자국이다. 암과의 싸움은 고통스럽고, 힘겹다. 때론 왜 암에 걸렸는지 분노와 좌절, 불안과 초조감이 엄습한다. 하지만 암과 싸워 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육체는 순식간에 무너진다. 그는 끊임없이 기력.담력.체력으로 무장하고 두더지를 잡듯 계속 고개를 드는 암을 제압했다. 암 수술을 받고 피골이 상접한 상태에서 그는 일본.프랑스에서 열린 학회에 연이어 참석했고, 이어 2주일에 걸쳐 알프스 여행까지 했다. 그는 통증으로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살아 있어서 이런 고통을 느낀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 항상 움직이세요

1997년 간암 수술은 무려 16시간이 걸렸다. 수술 후 의식이 돌아오자 그는 발가락 하나 까딱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주치의의 권유대로 호흡운동을 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기도 했다. 움직이지 못할 때는 심호흡도 큰 운동이다. 몸에 산소를 공급해주고, 불수의근인 장기를 움직여주기 때문이다. 중환자실에서도 진통제.영양제.항생제 등 온몸에 호스를 주렁주렁 매단 채 침대 손잡이를 붙잡고 운동을 했다. 지금도 집에 작은 운동기구를 갖추고 체조.스트레칭.지압 등을 꾸준히 한다. 계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자전거는 넘어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

# 자연치유력을 높이세요

고 박사는 '좋은 약은 값이 싸다'라는 속담을 명심하라고 한다. 좋은 공기, 좋은 물, 좋은 음식은 섭생의 기본이다. 웃음과 울음은 '부작용 없는 항암제'다. 특히 웃을 때는 파안대소하고, 울 때는 엉엉 울라고 한다. 그는 웃는 방법도 훈련을 통해 얻었다. 웃으려고 노력하니 불쾌한 생각도 유쾌한 생각으로 바뀌더라고 했다. 긍정적인 체념도 도움을 준다. 죽음을 받아들이면 암도 두렵지 않다는 것.

# 먹어야 살 수 있습니다

고 박사는 음식이 모래를 씹는 것 같고, 식욕이 완전히 떨어지는 중증 식욕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먹지 않으면 회복은 불가능한 일. 그는 대학 시절 먹던 일본 가정식을 떠올리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런데 웬걸. 일본에 도착하니 한국 음식이 먹고 싶었다. 이때 신주쿠 뒷골목 한국 식당에서 풍겨오는 양곱창 냄새가 그를 끌었다. 그는 이곳에서 곱창과 미역국을 양껏 먹고 식욕과 기력을 회복했다. 그가 추천하는 것은 신토불이 음식. 오색.오미.오향의 다양한 식품을 먹되 위가 덜 찼다 싶을 때 수저를 놓으라고 권한다.

# 암을 달래세요

암은 골목길에서 맞닥뜨린 불량배다. 피할 길이 없다. 하지만 이 '못된 친구'를 미워하고, 저주하기보다 잘 달래서 내보내야 한다. 좋은 생활습관과 내 몸에 대한 애정으로 암이 개과천선하기를 인내를 갖고 기다려야 한다. 그는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설명할 때 "재미있지 않아요?"하고 반문한다. 평온하고 행복한 감정, 아름다운 것을 보고 느끼는 감탄, 긍정적인 생각, 깔깔거리며 웃는 것 모두가 암을 순하게 만든다.

?고창순 박사는=경남 의령 출신. 1957년 일본 쇼와의대 졸업 후 서울대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밟고, 의학박사를 취득했다. 29년간 서울대병원 내과.핵의학과 교수를 거치면서 서울대병원 부원장, 김영삼 전 대통령 주치의, 가천의대 초대총장을 지냈다. 대한내과학회, 대한내분비학회, 대한핵의학회,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과학기술 한림원 종신회원이자 서울대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암을 이겨낸 고 박사의 식습관



1. 오색.오미.오향의 음식을 즐기기 위해 30가지 이상 음식을 골고루 잘 씹어 먹는다.

2. 소식은 너무 어렵다. 먹는 만큼 뛰고, 뛰는 만큼 먹는다.

3. 하루 섭취량의 절반 이상 채소.과일 등 식물성 음식물을 섭취한다.

4. 몸에 좋은 단백질 섭취와 장내 독성 물질의 신속한 배출을 위해 섬유소와 생선 등 해산물을 즐긴다.

5. 쇠고기.돼지고기 등을 1주에 두세 번, 상추에 마늘을 싸 먹는다.

6. 소금에 절이거나 불에 직접 구운 음식은 최대한 피한다.

7. 기름에 튀기거나 구운 것보다 찌거나 삶은 음식을 먹는다.

8. 두부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을 자주 먹는다.

9. 조금이라도 변질될 가능성이 있는 음식은 먹지 않는다.

10. 된장국과 마늘 등 전통음식을 가까이하고 패스트푸드를 멀리한다.

11. 아침에 과일이나 주스를 많이 먹고 마신다.

12. 샐러드는 소스를 뿌리지 않고, 채소 고유의 향과 맛을 즐긴다.

13. 매주 이틀 이상 잡곡밥을 먹는다.

14. 고기는 생선.쇠고기.돼지고기 등을 다양하게 섭취한다.

글=고종관 기자 <kojokw@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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