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가 걸렸다는 알츠하이머병 나도?
건망증 vs 경도 인지장애 vs 치매
최근 수애가 나오는 드라마 때문에 평소 가볍게 넘기던 건망증을 심각하게 돌아본 사람이 많을 듯. 젊은 사람도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극 중 ‘깜박깜박’ 증세들이 남의 일 같지 않아서다. 치매와 건망증, 경도 인지장애 사이 아리송한 교집합을 전문의 응답을 통해 걷어냈다.
건망증 심하면 경도 인지장애 의심
최근 ‘경도 인지장애’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어떤 질환일까. “대표 증상은 기억력 감퇴예요. 인지 기능검사를 하면 기억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죠. 하지만 전반적인 인지 기능은 정상이며, 일상생활도 정상적으로 수행합니다. 이에 비해 치매는 과거사실 자체를 아예 기억 못합니다. 기억력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인지 기능이 저하돼 일상 생활은 물론 사회 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인제 대학교 일산 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준 교수의 설명. 단순 기억 장애(건망증) 역시 자세한 검사를 하면 기억 장애만 있을뿐, 다른 사고력은 정상으로 나온다고 한다. 어떤 과거의 사실을 기억하지만 그 기억을 회상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차근차근 생각해 보면 다시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도 인지장애 환자는 잊어버리고 기억해내기를 반복하는 빈도가 건망증 보다 훨씬 높은 상태.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을 잊어버리기도 하나, 잊어버린 것을 스스로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매환자와 구별된다고.
경도 인지장애나 건망증이 치매로 이어질까
건망증은 나이가 들어 노화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증상이므로, 치매로 이어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국의 유명한 치매 전문병원 메이요 클리닉연구에 따르면 경도 인지장애가 치매로 이어질 확률은 10~15%라고 알려져 있다. 그럼 치매는 유전일까. 직계 가족이 65세 이전에 치매에 걸렸다면 일반 사람들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 그러나 직계 가족이 말년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면 일반인보다 약간 높은 정도라고 한다. 먼 친척이 치매에 걸렸다면 자신이 치매에 걸릴 확률은 일반인과 거의 같다.
치매의 종류와 유전적 변이에 따라 치매에 걸릴 확률은 다양하다.
조기 진단하면 치료가 가능할까
치매란 정상적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뇌의 각종 질환으로 인해 지적 능력을 상실하는 경우를 말한다. 뇌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재생이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아무리 좋은 약제가 있어도 손상된 뇌세포는 살릴 수 없다.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야 하는 이유는 치료 가능한 치매가 있기 때문이에요.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이 수많은 것처럼 치매의 원인 질환도 매우 다양해요. 전체 치매의 10~20%는 치료가능한데, 치료가 잘 되지 않는 알츠하이머병과 증상이 동일할 수 있거든요. 따라서 치매는 무조건 고치지 못한다고 포기하면 안됩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상원 교수는 치료 가능한 치매로 신경매독, 수두증, 뇌종양, 경막하출혈, 비타민 결핍증에 의한 치매, 갑상샘 질환에 의한 치매 등을 들었다. 이들은 혈액 검사나 뇌촬영으로 쉽게 진단되고, 약물이나 간단한 수술로 치료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치료가능한 치매라도 시기가 늦으면 뇌세포가 재생되지 않으므로 약물이나 수술의 효과가 떨어진다고 한다.
보통 치매진단은 기억력, 주의력, 시공간 감각, 언어, 실행기능 등을 검사하는 인지 기능검사와 CT, MRI, 양전자방출 단층촬영술(PET)과 같은 뇌영상의학적 검사, 혈액검사 등을 통해 진행된다. 조기 진단으로 초기에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증상이 호전되거나 악화되는 정도를 늦출 수 있다. 현재 사용되는 치매 치료제는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 억제제가 대부분이다.
Tip 치매 예방 일상생활 관리법
01 고혈압을 치료 한다.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벽이 두꺼워져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고, 심하면 뇌의 신경세포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신경세포가 죽는 결과를 초래한다.
02 당뇨병에 걸리지 않도록
혈당이 증가하면 온몸의 혈관이 약해져 피의 흐름이 나빠지고, 결국 혈관이 손상된다.
03 콜레스테롤을 조절한다.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 혈관의 안쪽에 지방이 쌓이고, 피의 흐름이 나빠진다. 온몸의 조직으로 공급되는 혈액이 줄어들고, 결국 혈전이 떨어져나가 뇌혈관을 막는 혈관성 치매가 발생한다.
04 우울증을 예방한다.
우울증에 빠지면 전반적인 인지 기능이 떨어져 치매로 진행하는 경우가 증가한다.
05 걷기 운동이 좋다.
운동을 하면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해 신경세포 성장을 촉진하며, 기억력과 주의력, 판단력 또한 향상된다. 특히 야외에서 걷는 게 좋다. 팔을 흔들면서 걸으면 상체근육까지 사용해 호흡이 활발해지고, 머리에 피가 많이 공급돼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06 항산화제를 섭취한다.
항산화제는 세포독성을 막는 신경보호 효과가 있다.
07 식사는 규칙적으로
올바른 식사관리는 활발한 대사 작용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을 도와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사용하고 남은 노폐물을 배출해 준다.
취재 조미나(자유기고가)
도움말 서상원 교수(삼성서울병원 신경과)ㆍ이강준 교수(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HEALTH (2011년 12월 550호) ⓒ www.miznaeil.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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