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 퍼거슨 감독의 리더십 가려 뽑고 신뢰하고 배려하라 >>
**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1986년 11월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취임했을 때, 그가 오랫동안 집권하리라고 내다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사령탑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수없이 많은 우승컵을 움켜쥐었고, 기사 작위까지 받으며 국민 영웅으로 추대 받고 있다. 퍼거슨 감독도 선수 시절에 한때 두각을 나타낸 적이 있지만,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모든 선수는 기량 면에서 그를 능가한다. 하지만 그 뛰어난 선수들의 실력은 퍼거슨이라는 지휘봉 아래에서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
* 인재를 알아보는 눈
퍼거슨 감독이 발탁해 세계적 스타가 된 선수가 많다. 폴 인스, 에릭 칸토나, 로이 킨, 드와이트 요크, 야프 스탐, 뒤트 판 니스텔로이, 리오 퍼디낸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들을 영입할 때에는 비판도 있었고, 우여곡절도 많았다. 하지만 퍼거슨은 이 선수들의 능력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꽃필 것이라고 믿었고, 그들을 모두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 선수들은 퍼거슨 감독의 지휘 아래 성장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최강의 팀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그의 날카로운 눈에 이끌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최고 스타가 된 라이언 긱스라는 선수가 있다. 20년 전, 열세 살 소년이었던 긱스는 분명히 재능이 엿보였지만, 그만한 선수는 많았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의 눈에는 긱스가 유달리 특별해 보였다. 긱스는 성실함, 기본기, 드리블과 킥 능력을 모두 갖추었고, 잉글랜드 선수로서는 흔치 않게 왼발을 잘 썼기 때문이다.
퍼거슨 감독은 긱스의 열네 번째 생일에 직접 집으로 찾아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행을 권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1부 리그 감독이, 아직 미래를 알 수 없는 어린 선수를 영입하러 직접 찾아갔던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긱스가 성장을 거듭하며 두각을 나타내자, 퍼거슨 감독은 갑자기 긱스에게, 앞으로 2년 동안 인터뷰를 하지 말도록 지시했다. 어린 선수에게 쏟아지는 지나친 관심은 실력을 쌓는 데 장애가 된다는 점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인재를 발탁하고 그 인재를 지켜내고자 애쓰는 리더의 정성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 조직 장악력
퍼거슨 감독은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한 사람이다. 이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의 전형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슈퍼스타들을 처리하는 모습에서 잘 볼 수 있다. 퍼거슨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넘어 잉글랜드 대표팀의 '위대한 주장'으로 평가받던 데이비드 베컴이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자 미련 없이 다른 팀으로 내보냈다. 카리스마가 강한 선수였던 로이 킨과 주 득점원 판 니스텔로이도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자 가차없이 처분해 버렸다. 리더로서 조직 장악력을 한순간도 흩뜨리지 않으려 함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조직만 장악했다면 비난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그는 유명한 선수들을 내보낸 상태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팀의 중심이었던 선수들이 떠났지만, 퍼거슨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정상으로 끌어올리며 선수들과 팬들에게 놀라운 실적을 보여주었다. 퍼거슨 감독의 권위 있는 결정이 영광의 결과로 빛난 것이다.
* 열정
어느덧 만 65세를 넘긴 나이에도 그는 흐트러짐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그가 날마다 7시에 훈련장에 나타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 시간부터 시작해서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고, 홀로 생각에 잠긴다. 자는 시간과 식사시간 말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해 생각한다.
영국에서는 만 65세가 넘으면 연금을 받는다. 퍼거슨 감독은 올해부터 노인 연금을 받는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여전히 일에 대한 무한한 열정을 드러낸다. 그는 한 기자 회견에서 "나는 사람들이 내 나이를 이야기해야 내가 몇 살인지 깨닫는다. 매우 기분 좋은 일이다" 하고 말했다. 퍼거슨 감독은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며, 일 욕심을 감추지 않는다. 또 "65세까지 일한다는 것은 특별하지 않다. 나보다 더 일찍 일어나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나라고 왜 못하겠는가?" 하고 말하기도 했다.
* 신뢰
박지성이 2006년 8월 말에 왼쪽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해 3개월을 쉬어야 했다. 그러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과 언론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기에는 기량이 모자라다는 혹평이 있었는가 하면, 다른 팀으로 임대나 이적될 것이라는 소문도 떠돌았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에 대한 신뢰의 목소리를 드높였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지성의 에너지가 그립다"며, 그가 빨리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던 것이다. 또, "박지성은 내가 겪어 본 선수 가운데 가장 낮게 평가된 선수 가운데 하나다" 하고 말하기도 했다.
퍼거슨 감독의 신뢰에 여유를 찾은 것일까? 박지성은 그해 12월에 복귀전을 치르고 나서부터 꾸준히 활약했다. 특유의 넘치는 에너지를 내뿜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진에 큰 힘을 불어 넣었고, 간간이 골을 터뜨리며 예전보다 나아진 기량을 보여주었다. '벤치 박'이라며 놀리던 팬들과 언론들도, '슈퍼 박'이라는 찬사를 내놓으며 박수갈채를 보내기에 이르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받는 루니 또한 퍼거슨 감독에게서 신뢰의 힘을 듬뿍 받은 선수다. 한때 그는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골 가뭄에 시달렸다. 이때 루니의 상태를 묻는 언론의 질문에 퍼거슨 감독은 이렇게 대답했다. 걱정하지 않는다. 지금도 잘하고 있다. 곧 골이 터질 것이다. 마침내 여덟 경기 만에 골이 터지면서 루니는 되살아났다.
* 임기응변
1993-1994 시즌을 앞두고 팀의 정신적 지주 구실을 하던 브라이언 롭슨이 은퇴를 선언했다. 위기 순간에 팬들과 언론들은 동요했지만, 퍼거슨 감독은 전혀 망설이지 않고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그동안 눈여겨보았던 젊은 선수를 영입하여 롭슨의 빈자리를 채워 넣었던 것이다. 롭슨의 공백을 메운 선수는 바로 아일랜드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로이 킨이었다. 당시 스물두 살이었던 킨은 젊은 나이에 걸맞지 않은 노련한 플레이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중원의 핵심이 되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킨의 활약에 힘입어 리그 2연승과 더블(프리미어리그 우승, FA컵 우승)을 이룩하게 되었다.
2006-2007 시즌 초반에는 프랑스 출신 스트라이커 루이 사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퍼거슨 감독은 시름에 잠겼다. 그때 그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깜짝 카드로 뛰어난 임기응변 능력을 보여주었다. 스웨덴 출신의 골잡이 헨리크 라르손을 10주 동안 임대해 공격력 보강에 나섰던 것이다. 당시 라르손은 만 35세로 '노쇠했다'는 평을 듣고 있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들어오자마자 거짓말처럼 펄펄 날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데뷔전이었던 애스턴 빌라와 벌인 FA컵 경기에서 선취골을 터뜨려 강한 인상을 남겼고, 그 뒤로도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멋진 활약을 펼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격에 큰 힘을 보탰다.
* 위기 대처 능력
1995-1996 시즌이 시작되기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팀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이전 시즌 주포였던 칸토나의 서포터 폭행 사건이 터지면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졌고, 끝내 단 하나의 우승컵도 챙기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고, 심지어는 퇴임 압박도 적지 않았다. 다음 시즌에도 주전들이 팀을 떠나면서 위기는 계속되었다. 마침내 퍼거슨 신화가 막을 내리는 듯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신예들, 즉 게리 네빌, 필립 네빌, 베컴, 폴스콜스, 니키 버트를 발탁했다. 이 선수들에 대해서는 너무 어리고, 경험이 없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한 기자는 너희(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이들을 데리고 이길 수 없다고 놀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어린 선수들은 시즌 초반부터 멋지게 활약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고공비행을 이끌었고, 두 시즌 전의 2관왕 영광을 재현했다.
퍼거슨 감독의 배짱이 빛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 때문이다. 2007년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장을 맡고 있는 게리 네빌은 이렇게 말했다. "퍼거슨 감독은 시즌 내내 선수들과 대화한다. 축구에 관해서든, 다른 것에 관해서든, 선수를 속속들이 다 알고 있다. 20년 동안 늘 그래 왔다. 팀이 크게 승리하든 크게 패배하든, 선수들이 겪었던 모든 일을 안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함을 잃지 않으며, 놀라운 결단을 내린다. 그것이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성공 비결이다."
* 경쟁 이끌기
퍼거슨 감독은, 경쟁이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리더다. 그는 언제나 팀을 경쟁 체제로 유지하고, 모든 선수가 알맞은 긴장 상태에 있게 만든다. 경쟁 체제를 통해, 잘하는 선수에게는 더 잘하라는 채찍질을, 분발해야 할 선수에게는 확실한 목표를 내보인다. 경쟁을 이끌어 선수들의 경쟁 심리를 일으키고, 이런 경쟁 체제를 팀 전체가 발전하는 밑거름으로 삼는다.
그는 '로테이션 기용'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른 감독들이 주전과 비주전을 확실하게 구분 짓는 것과는 다른 선수 기용 방식이다. 스무 명에 가까운 선수를 때에 맞게 번갈아 경기에 투입하고, 경기 출전 시간을 두루 보장해 주며, 선수들 사이에 경쟁을 이끌어 팀 전체가 발전하는 밑거름으로 삼는 것이다. 경쟁 체제를 유지한다. 모든 선수가 '내가 주전이다' 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통제하고 관리한다. 이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는 모두 자부심에 가득 차 있고, 늘 적당하게 긴장하면서도, 좋은 기회를 기다릴 줄 안다. 퍼거슨 감독이 선수들 사이에 선의의 경쟁을 이끌면서 팀 분위기 자체를 의욕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정리_김승일(khansaid@empal.com)
'우주카다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릇을 보지말고,그안에 물건을보아라 (0) | 2007.10.26 |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0) | 2007.10.26 |
한순간도 기회가 아닐때가 없다 김재우 (0) | 2007.10.26 |
더블유인사이츠 김미경 대표 (0) | 2007.10.26 |
성공은 자기안에서 캐는 보석이다 (0) | 2007.10.26 |
후흑 (0) | 2007.10.26 |
위대한비밀-오프라윈프리쇼방영 (0) | 2007.09.06 |
위대한비밀 (0) | 2007.09.06 |
100명을 알려고 애쓰기보다 100명이 나를 알게 만들어라 (1) | 2007.09.05 |
인간과계의황금률 (0) | 2007.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