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혁신가들]③-1 유정범 부릉 대표 "드론·로봇 통한 무인 배송 시대 곧 온다...혁신 앞장설 것"
조선비즈
입력 2021.03.23 11:00
[인터뷰] 국내 'Q커머스' 대표 기업 메쉬코리아 유정범 대표
물류 서비스 '부릉' 지난해 2565억 매출…올해 매출 목표 5000억원
"AI·빅데이터로 '최적 모델'을 찾는다"...배달료 싼 한국이 테스트베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기 위해선 지금의 이륜차 배송으론 한계가 있습니다. 도보에서부터 자전거, 퀵보드, 오토바이, 소형차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품어 상호 보완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퀵 커머스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
요즘 유통시장의 화두는 '라스트 마일(Last Mile)'이다. 소비자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마지막 구간을 의미하는 라스트마일을 누가 더 빠르게 확보할 지가 유통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열쇠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물류에서 최종 배달 과정(라스트마일) 혁신을 위해 "자전거, 퀵보드, 오토바이, 소형차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활용하는 '퀵 커머스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운호 기자
방아쇠를 당긴 것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비대면 거래가 새로운 표준이 되면서 온라인 유통이 빠르게 성장했다. 국내 이커머스 쿠팡의 빠른 배송을 경험한 고객들은 물류 생태계 지도를 바꾸고 있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요즘 고객들은 빠른 배송을 하지 않으면, 물건을 받기까지의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주문을 취소하곤 해 사업에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빠른 배송을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라면 더 그렇다. 식품의 신선도를 확인하고 이를 유지하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온라인 쇼핑 고객들의 요구는 점점 다양화·개인화되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은 이런 고객 요구를 간파하고 빠른 배송이 가능한 물류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물류 스타트업 중 급성장 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메쉬코리아다. ‘부릉’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배달대행을 시작해, 현재는 새벽배송, 풀필먼트(물류일괄대행)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종합 물류 플랫폼 회사로 변신했다.
GS홈쇼핑은 지난 달 이사회를 열어 메쉬코리아의 주주인 휴맥스(9.8%)와 휴맥스홀딩스(8.6%)가 보유한 메쉬코리아 지분 약 19%를 인수하기로 했다. GS그룹은 메쉬코리아 설립 멤버인 유정범 대표 외 3인(26.72%)과 네이버(20.68%)에 이어 메쉬코리아의 3대 주주가 됐다. 현대차도 2018년 이 회사에 225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는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9.94% 보유한 4대 주주다.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테헤란로 다봉타워빌딩 메쉬코리아 본사 대표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운호 기자
이 회사는 2016년 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3년 후인 2019년에는 16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30배 성장한 것이다. 작년엔 2565억원(잠정집계)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59% 성장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5000억원이다.
조선비즈는 창업자인 유정범 대표를 만나 최근의 유통 트렌드와 물류업계의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유 대표는 "가까운 미래에 다양한 형태의 무인 배송 체계가 생길 것"이라며 "드론이나 로봇, 무인 자율주행 차량 등을 활용한 물류 혁신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테스트를 비롯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결합한 운송관리시스템을 통해 가장 빠르면서도 효율적인 물류를 제공한다"며 "퀵서비스보단 싸고, 택배보단 빠른 배송·배달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유 대표와의 일문일답.
-소비자들은 부릉을 배달 대행 서비스로 인식한다. 다른 배달대행 업체나 택배사와 부릉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메쉬코리아는 물류센터와 물류 거점인 부릉 스테이션, 트럭과 오토바이, 자전거, 도보로 라스트마일 배송을 책임지는 물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물류네트워크는 중앙 통제로 일관된 정책 하에 운영한다. 1시간 이내 배송, 고가품 안전 배송 등 판매자나 구매자의 요구에 맞게 다양한 형태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결합한 TMS로 물류 과정을 디지털화해 가장 빠르면서도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간단히 말하면 종합 물류 플랫폼으로서 퀵서비스보단 싸고, 택배보단 빠른 배송·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류에서 AI기술은 어떻게 활용되나.
"AI 추천 배차 시스템을 통해 배송 최적 경로를 알려준다. 단순히 네비게이션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AI의 머신러닝 기능을 통해 배달 기사의 운전 습관과 선호 경로도 반영된다. 쉽게 말해 좌회전보다 우회전을 선호하는 기사라면 배달 경로를 우회전 우선 경로로 안내해 준다고 보면 된다. 기사의 운전 습관을 배달 경로 안내 시스템이 학습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배달료가 너무 싸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 수준의 배달료로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나.
"국내 물류 시장은 '
배달은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해 마진율이 최저 수준에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물류사업은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편견이 많다.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이런 특수한 시장에서도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낸다면 배달료가 높게 책정된 해외에 진출했을 때 고수익을 낼 수 있지 않겠나. 한국은 이런 물류 시스템을 평가해 보는 최고의 테스트베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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