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신세계]일상된 드라이브 스루·화상회의…언택트 소비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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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국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DT) 매장에 몰린 고객 차량들
[서울=뉴시스] 김정환 기자 = #모 중견기업 김모(41·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차장 가족은 지난 3월 한 달간 '집콕'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김 과장과 공기업에 다니는 부인은 재택근무를, 유치원생인 6세 아들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5살 딸도 각각 휴원으로 집에 머물렀다.

초반 며칠 동안 세 끼 식사를 집에서 모두 하다 보니 지겨워질 수밖에 없었다. 집 안에만 있어 갑갑하기도 했다. 어느 날 밤 TV 뉴스에서 국내 의료기관의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DT) 선별 검사소 관련 뉴스를 보던 중 불현듯 생각난 것이 있었다.

그는 이튿날 오전 7시께 마스크로 무장한 채 밖에 나와 차에 올랐다. 그가 향한 곳은 집 근처 맥도날드 DT 매장이었다. 재택근무를 시작하고 가족과 맥도날드 배달 서비스(맥 딜리버리)로 버거 세트를 이용하긴 했지만, 아침 시간 DT를 이용하기는 처음이었다.

차량 네댓 대가 앞에 있어 기다렸다 진입해 스피커 너머 직원에게 메뉴를 주문하고, 앞으로 나아가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에게 카드를 줘 결제를 마쳤다. 다시 전진해가 잠시 기다리니 마스크를 착용한 다른 직원이 김씨가 주문한 메뉴를 건넸다.

30여 분 뒤 귀가한 김씨는 가족들과 맥모닝으로 식사를 마쳤다. 김씨 부부는 이날 이후 재택근무 기간 중 여러 차례 집 주변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의 DT를 이용하며 바깥바람도 쐬고, 버거나 커피 갈증도 해결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에서 사실상 안착한 소비 패턴이 바로 '언택트'(비대면·Untact)다.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반대를 뜻하는 '언'(un)을 붙인 신조어다. 소비자는 직원과 접촉하지 않고 얼마든지 쇼핑과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언택트는 쇼핑을 할 때 직원이 따라붙어 응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2030세대 성향, 기업의 인건비 절감 필요성이 맞아떨어지면서 국내 유통시장에서 수년간 서서히 확산해왔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되며 각광받고 있다.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주요 블로그, 카페, SNS 등을 통해 생산된 약 200만 건의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21일 발표한 '바이러스 트렌드'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산하면서 언택트 관련 온라인 언급량은 6만여 건에 달했다. 약 3배 증가한 규모다.

맥도날드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맥모닝을 비롯한 버거류를 맥드라이브로 이용하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 3월 한 달간 맥드라이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늘어났다. 인당 평균 구매액은 15% 증가했다. 맥드라이브 인기에 힘입어 맥도날드의 3월 전체 매출 중 언택트 주문 플랫폼인 맥드라이브, 맥딜리버리 등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은 약 60%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언택트 소비는 외식 브랜드 DT 이용 외에도 온라인 쇼핑, 외식 브랜드 키오스크 이용 주문·결제, 대형마트 셀프 결제, 주차 사전 결제 등 여러 방식이 있다. 특히 온라인 쇼핑, 배달 음식 주문 등의 경우 "문 앞에 놓고 가주세요"라고 미리 요청해 직원을 아무도 만나지 않을 수도 있다.

언택트 소비는 앞으로 더욱더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존 소비자 구매 시스템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접목돼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노션은 'DT 스루 + α' '온택트'(Ontact) 문화' 등을 꼽았다.

DT 스루 + α는 코로나19 DT 선별 검사소 외에도 국내에서 일부 교회가 도입한 '주일 차량 예배', 미국에서 등장한 '결혼식 차량 하객'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영화관도 1990년대 인기를 끈 '드라이브 씨어터'가 하나둘 재등장하고 있다.

온택트는 언택트에 '연결'을 더한 개념이다. 온라인을 활용한 각종 전시회, 공연 등, 집콕 중인 유명인들이 SNS를 통해 공개하는 일상생활 속 다양한 챌린지가 대표적이다.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화상 회의 대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전월 대비 이용률이 3000%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 개학 영향 등으로 교육 분야 온라인 학습 이용자가 증가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온택트 적용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냈다.

이노션은 사람 간 물리적 거리는 유지하되 개인 일상의 삶을 영위하고 사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원할 경우 언제든지 서로를 연결할 수 있는 '연결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언택트를 넘어 온택트가 보편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항공대 경영학부 이상학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재택근무, 비대면 수업, 언택트 소비 등이 늘어나고 국민도 이에 익숙해지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코로나19 이후에도 언택트 소비 증가 현상이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면 서비스 업종의 고용 감소, 비대면 서비스 관련 업종의 고용 증가를 가져올 것이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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