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클라우드 혁명, 엣지 컴퓨팅

2018. 06. 11

컴퓨터가 최초 개발되었을 때에는 컴퓨터 1개가 건물 1동만 한 크기였고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 컴퓨터가 있는 곳으로 가야 했습니다. 이후 PC가 보급되면서 컴퓨터는 개인들이 소유하기 시작하였고 사무실, 학교, 가정 등 여러 장소로 분산되었습니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 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이 보편화되고 휴대폰, 태블릿 등 소형 디바이스들이 보편화 되면서 컴퓨터와 데이터들은 다시 중앙(클라우드)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기술에 발전에 따라 컴퓨터는 중앙집중형에서 각 사용자로 분산된 형태, 또다시 중앙집중형으로 변화되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10~15년에 걸쳐 상용화되었고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SKT의 ‘Cloudberry’, ‘구글의 ‘Drive’, Apple의 ‘I Cloud’ 등을 통해 연락처, 사진, 일정 등을 관리하고 계실 겁니다. 이러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선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대용량 서버들을 구축합니다. 그래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앙집중형 서버 구축방식이라 합니다.

중앙 집중형 클라우드를 통해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해졌지만, 접속시간의 지연, 사생활 데이터의 유출 등의 단점이 존재합니다. 이런 클라우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다시 분산 배치하는 엣지 클라우드 컴퓨팅(Edge Cloud Computing)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모든 데이터를 중앙으로 모아서 처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

▲ 클라우드는 공간의 제약을 없애는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 등으로 혼용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스토리지,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등의 IT 자원을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클라우드에 연락처, 사진 등을 저장하면 기기를 변경하더라도, 기존과 같은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접속해서 똑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저장공간의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은 빠르게 보편화 되었습니다.

기업에서는 클라우드를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복잡하고 고비용의 서버를 구축할 필요 없이 AWS(Amazon Web Service)나 Microsoft의 Azure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합니다. 이로 인해 스타트업같이 규모가 작고 자금이 부족하더라도, 클라우드를 통해 쉽게 원하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는 효율성과 간편함을 무기로 빠른 속도로 확대되었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클라우드 서비스는 개별 기기에서 서비스를 처리하는 것에 비교해 처리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구글 드라이브를 쓰는 가입자는 세계 어디에 있든 자신의 사진을 보기 위해 구글 클라우드 서버가 있는 곳까지 접속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주도에 있는 가입자의 클라우드 서버가 서울에 있다면 서울에 있는 중앙 클라우드 서버에 접속해야 합니다. 사진이나 연락처와 같이 실시간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데이터들은 현재 클라우드로도 충분할지라도, 자율주행과 같은 1ms 이내의 실시간 반응을 요구하는 서비스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또한 중앙서버에 장애가 있거나, 중앙서버까지 도달하는 네트워크상에 문제가 있다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개인용 CCTV들이 이미 많이 해킹되고 있어, 클라우드의 편리함을 누리며 사생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기술 발전이 필요합니다. ©JTBC 뉴스룸

둘째로, 보안과 네트워크 환경에 취약한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수많은 기기의 중요한 정보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공격받는다면, 대규모 정보 유출 및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만 개의 디바이스들을 해킹해서 데이터를 수집하기 보다는 수만 개의 디바이스들의 데이터가 모아진 클라우드 서버를 해킹해서 데이터를 탈취하는 게 더 쉽겠지요. 모든 정보가 한 곳에 집중되기 때문에 사이버 공격의 집중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iCloud가 해킹을 당하면서 아이폰 사용자의 사생활 정보가 유출되었습니다. 최근엔 가정의 홈 CCTV들이 해킹당해, 사생활 정보가 유출되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직접 홈 CCTV들을 해킹하는 경우도 있지만, 홈 CCTV의 영상이 저장된 클라우드 서버들이 해킹돼, 클라우드의 단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이처럼 클라우드는 편리하지만 완벽한 솔루션으로선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할 방법으로 중앙에 모였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분산시키려는 엣지 컴퓨팅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엣지(Edge) 컴퓨팅, 중앙 집중됐던 클라우드 컴퓨터들을 다시 사용자 가까이

▲ 엣지 컴퓨팅은 네트워크 가장자리에서 컴퓨팅을 지원합니다

엣지(Edge) 컴퓨팅이란 사용자 기기와 가까운 네트워크의 ‘가장자리’에서 컴퓨팅을 지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리적으로 떨어진 클라우드 서버에서 데이터를 관리하는 게 아니라, 엣지에서 개별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즉, 데이터를 중앙집중식으로 처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달리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처리 등 주요기능을 여러 위치에서 분산적으로 수행하는 개념입니다. 데이터가 수집되는 엣지에서 데이터를 즉시 분석하고 적용하기 때문에 클라우드보다 처리시간이 빠르고, 안전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합니다.

엣지 클라우드는 위에서 언급한 클라우드 컴퓨팅의 단점을 보완하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첫째로 실시간 데이터 처리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단말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는 엣지에서 데이터를 처리한다면 지연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발생하는 데이터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빠르고 간단한 처리를 요구하기 때문에 엣지 컴퓨팅으로 빠른 서비스 처리가 가능합니다.

둘째로 인프라 데이터의 과부하가 줄어들어 서비스 지연을 줄일 수 있습니다. 사물인터넷의 수도 증가하지만, 발생하는 트래픽 양도 기하급수적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모두 클라우드 서버로 이동시키기 위한 네트워크 용량도 문제이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능력 역시 수용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엣지 컴퓨팅을 도입하면 클라우드로의 데이터 전송량을 줄일 수 있어 데이터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셋째로는 데이터 보안이 강화됩니다. 클라우드의 단점이 모든 정보가 한 곳에 집중돼 사이버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반면, 엣지 컴퓨팅의 분산된 구조는 사이버 공격으로 수많은 사람의 데이터가 동시에 위협받은 확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민감한 정보는 엣지에서 처리하고, 나머지 필요한 정보만 암호화해서 클라우드 센터로 전송하면, 기존 대비 보안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인프라의 안정성도 강화됩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다운되면 연결된 디바이스들도 필요한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엣지 컴퓨팅이 적용된다면, 엣지에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 중앙 데이터센터에 접근이 어렵더라도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엣지 방향으로 클라우드를 분산시키는 제2 클라우드 혁신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엣지로의 완전한 이동보다는 중앙집중형 클라우드 방식과 서비스에 따라 엣지 클라우드로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주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용자들은 더 안전하게 데이터를 저장하고, 원하는 서비스를 실시간 처리할 수 있는 끊김 없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발전된 기술의 특징들이 사용자의 경험에 반영되어 어떤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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