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첫승 이끈 ‘22m 법칙’ … 세르비아 방패도 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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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남미의 축구강국 콜롬비아(FIFA랭킹 13위)를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한국이 이번에는 견고한 방패를 뚫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8위에 올라 있는 동유럽의 강호 세르비아와 14일 오후 8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올해 대표팀이 국내에서 치르는 마지막 A매치 평가전이자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확정 이후 네 번째로 맞는 실험 기회다.
 

콜롬비아전서 공수간격 좁게 유지
상대보다 많이 뛰며 역습에 주력
볼 점유율 낮지만 슈팅수는 2배

조직력 강한 세르비아와 내일 대결
신감독, 새로운 실험 펼칠지 관심

축구 경기분석표

축구 경기분석표

한국은 콜롬비아전 승리로 일단 자신감을 되찾은게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수확이다. 앞서 치른 A매치 6경기에서 3무3패에 그치며 바닥까지 떨어졌던 선수들의 사기도 크게 올랐다. 침체의 늪에 빠졌던 한국 축구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공격과 수비진의 간격을 좁히면서 경기력이 되살아나는 양상이다.
 
손흥민. [뉴스1]

손흥민. [뉴스1]

스포트라이트는 두 골을 터뜨린 손흥민(25·토트넘)에게 집중됐지만 콜롬비아전 승리를 이끈 비결은 ‘22m의 마법’에 있었다. 신 감독은 콜롬비아전에서 4-4-2 포메이션을 쓰면서 선수들에겐 최전방 공격-허리-수비로 이어지는 삼선의 간격을 최대한 좁힐 것을 주문했다. 경기분석전문업체 비주얼스포츠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경기 내내 공-수 간격을 평균 22m로 촘촘하게 유지했다. 콜롬비아가 평균 33m였던 것과 비교해 10m 이상 좁았다.
 
밀집 대형은 이중 효과를 냈다. 우리 선수들 사이에 간격이 좁다보니 콜롬비아 주포 하메스 로드리게스(26·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한 상대 공격수들이 위험 지역으로 손쉽게 파고들지 못했다. 반대로 우리가 볼을 잡으면 짧은 패스워크를 통해 빠르게 역습에 나설 수 있었다. 한국은 볼 점유율에서 36.7%에 그쳐 콜롬비아(63.3%)에 뒤졌지만 신속한 역습을 통해 더 많은 득점 기회를 얻었다. 최전방에서 투톱을 이룬 손흥민과 이근호(32·강원)가 각각 25차례와 19차례 전력 질주하면서 역습을 주도했다. 슈팅 수는 14대 7로 한국이 배나 많았다.
 
경기 내내 좁은 간격을 유지한 우리 선수들의 전체 이동 거리는 120.77㎞였다. 콜롬비아(115.94㎞)에 비해 5㎞ 가까이 많이 뛰었다는 분석이다. 김병지 해설위원은 “밀집 대형의 단점은 체력 소모가 많다는 점”이라면서 “앞선 A매치에서 우리 선수들이 뛴 거리가 상대보다 적은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다. 상대보다 많이 뛰면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건 우리 선수들의 자신감과 투지가 살아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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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는 콜롬비아와는 다른 유형의 팀이다. 남미 특유의 테크닉과 스피드를 앞세운 콜롬비아와 달리 뛰어난 체격 조건과 조직력을 앞세워 경기를 풀어나간다.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G조에서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웨일스 등을 제치고 조 1위(6승3무1패)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다.
 
세르비아 대표팀의 특징은 안정감 있는 수비다.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첼시의 수비 기둥으로 오랜 기간 활약했던 베테랑 주장 이바노비치(33·제니트)가 위험지역 한복판에서 전체적인 전술 흐름을 주도한다. 지난 10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중국대표팀과의 원정 평가전에서도 차분하고 냉정한 경기 운영으로 2-0 완승을 이끌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월드컵 본선진출에 성공한 세르비아는 지난 2015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젊은 멤버들을 대거 발탁해 실험 중”이라면서 “밀린코비치-사비치(22·라치오) 등 ‘황금세대’로 불리는 젊은 선수들이 주전 경쟁에 뛰어든 이후 전력이 더 탄탄해졌다. 우리 선수들도 더욱 집중해야한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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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신의 첫승 이끈 ‘22m 법칙’ … 세르비아 방패도 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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