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인공지능시대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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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2017.01.10 오후 5:54
최종수정2017.01.10 오후 8:08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도 인공지능(AI) 바람은 거셌다. 이세돌 9단과의 대결로 우리에게 익숙한 알파고는 물론이고 IBM의 왓슨을 필두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기술 경쟁은 점입가경이다. 아마존의 인공지능시스템 알렉사를 탑재한 스마트 냉장고에 이어 마크 저커버그가 자기 집에 설치했다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를 우리도 집집마다 갖출 때가 조만간 온다.

인공지능이 종래에는 인간의 모든 부분을 대체할 수 있어 교육이 바뀌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모두들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지만, 정작 교육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이 EBS 장학퀴즈에서 수능 만점자를 가볍게 제친 세상이 도래하였는데, 아직도 우리 청소년들은 암기 위주의 지식 전달 교육을 받으며 전국 수십만 수험생들이 똑같이 정답 맞히기식 수능시험을 치르고 있다.

대학 교육도 크게 다르지 않다. 4년 후 졸업할 즈음에는 아무 소용도 없는 죽은 지식을 배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 창의적 핵심기술 개발 역량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 점에서 지난해 말 서울대 공과대학이 발표한 2016년 백서 '추종자를 넘어 선도하는 대학으로'가 보여준 교수들의 통렬한 반성은 만시지탄의 감이 있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고 인간이 설계하는 대로 움직이는 기술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대응책은 자명하다.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인성(人性)을 계발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예컨대 모든 것이 연결되고 각종 기술이 융합하는 네트워크 시대에 걸맞은 협력과 소통능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창의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공학이론과 경험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겸비한 '휴먼 엔지니어'가 필요한 시대다. 필자가 맡고 있는 학교에서 지난해 전국 최초로 인성교육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새로이 정립한 미래의 인재상이다.

[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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