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9s’ 간략 리뷰

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

2010년 이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최종 승자는 애플, 화웨이, 삼성, 샤오미였습니다. 하지만 2016년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한 브랜드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오포(OPPO)’라는 회사입니다. 오포는 2016년 7천84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습니다.

 

IDC가 발표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에 중국 시장 점유율 상위 5개사는 오포, 화웨이, 비보, 애플, 샤오미 순이었습니다. 오포는 시장 점유율 16.8%로 전년도 1위인 화웨이(16.4%)를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 브랜드가 주도했습니다. 오포, 화웨이, 비보 3사의 시장 점유율은 거의 절반에 다다릅니다. 그리고 예전만 못 하지만 샤오미도 5위(8.9%)를 차지하며 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상위 5개 브랜드에 애플(9.6%)을 제외한 4개 브랜드가 중국산이었던 셈입니다.

 

또한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2016년 4분기 아시아태평양 스마트폰 시장(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등)에서도 점유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16년은 오포의 천하였던 셈입니다. *이 조사에서 2위는 애플, 3위 화웨이, 4위 비보, 5위 삼성, 6위 샤오미, 7위 ZTE 순.

 

오포의 약진은 몇해 전 부터 예상한 부분이었지만, 이렇게 빨리 전통의 강자들을 물리치고 정상권에 오를거라 예견하지는 못 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 열린 MWCS(MWC상하이2016) 때만 하더라도 오포는 신흥강자라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주류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6개월 뒤 오포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휴대폰을 판매한 제조사가 되었습니다. 오포의 성장률은 전년대비 무려 122.2%에 달합니다. 오포는 지난 몇년 간 정책적으로 셀카 등 카메라 기능에 집중해 젊은 소비자층에게 트렌디한 스마트폰 제조사로 포지셔닝을 해왔습니다. 여기에 24만 개가 넘는 대리점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빈도 높은 브랜드 노출과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서 인지도를 높여왔습니다. 중국인들이 다른 것은 몰라도 스마트폰만은 직접 살펴보고 구매하는 형태와 무관하지 않은 마케팅 방식입니다.

 

참고로 지난해 6천92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IDC 기준)하며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한 비보는 오포와 형제 브랜드라 할 수 있는데요. 이유는 양사가 뿌뿌까오(步步高, BBK)라는 전자회사의 자회사이기 때문입니다. 구분을 한다면, 오포는 중저가 모델을 주력으로 하고, 비보는 고가 스마트폰 모델을 주력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비보는 글로벌 브랜드와 고급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1~2선 도시에서 화웨이, 애플과 경쟁하며 성과를 내는중입니다. 어떻게보면 진정한 승자는 비보와 오포를 자회사로 둔 뿌뿌까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 ICT 분야 전문가인 조상래 플래텀 대표는 오포의 성장을 중국인의 스마트폰 구매 형태에서 찾습니다. 그는 “찐르토우티아오(今日头条)가 발표한 2016 스마트폰 사용자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이 휴대폰 구매시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은 카메라 해상도(53.22%), 램(48.55%), 메모리(37.5%) 순이다. 카메라 기능과 디자인은 사양이나 사진만으로 정확히 판단하기 힘들다. 그래서 직접 매장에서 기능을 살펴보고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중국인의 패턴에 오포가 전략적으로 대응한 것이 성공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

오포가 2016년 12월에 선보인 ‘R9s 레드에디션’ 모델을 중국에서 구매해 살펴봤습니다. 레드에디션은 10월에 출시된 R9s 모델의 새해 기념 한정판입니다. 기존 색상은 블랙, 골드, 로즈골드 색상이었습니다.

 

사양은 스냅드래곤652 프로세서, 5.5인치 1080 x 1920 해상도 디스플레이, 코닝 고릴라 글래스 5, 4GB 램+64GB 내장 메모리, 3010mAh 배터리, 전후면카메라 1600만화소, 후면 카메라 IMX398 센서, 무게 145g입니다. 가격은 2799위안, 한화 46만 원 수준입니다. 한정판이라고 더 비싼 것은 아닙니다.

 

R9s는 기본적으로 중저가 제품답지 않게 상당히 깔끔하고 정제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근래 등장한 중국 스마트폰 대부분이 그렇듯이 배터리가 분리되지 않는 일체형 디자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

이 제품은 전면이 블랙, 후면은 레드 색상인데요. 사용자의 시각보다 외부에 보여지는 시선에 포커싱을 했다는 인상입니다.

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

오포 스마트폰의 특징이라면 사용자가 스스로 자신을 찍는, 소위 셀카에 특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R9s 모델의 전작인 R9의 경우 전면 카메라가 후면 카메라보다 더 높은 화소(1600만 화소)를 지원하기도 했죠. R9s에도 이러한 컨셉은 유효합니다. 전면과 후면 카메라 모두 1600만 화소를 지원합니다.

 

다만 조금 더 살펴봐야겠지만, 몇일 사용해본 결과 전면 카메라가 눈에 띄게 성능이 뛰어나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물론 셀카에 익숙치 않아서 그럴 수도 있을겁니다. 반면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후면카메라는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IMX398 센서가 적용되어 듀얼오토포커스 기능이 있으며, F2.2 조리개 기능을 통해 야간 촬영도 원활한 수준입니다.

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

제품 하단에 이어폰잭과 스피커 충전단자가 있습니다. 터치형 홈버튼은 지문인식 때도 사용됩니다.

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

제품 후면. 보여지는 부분에 더 신경을 쓴 디자인입니다. 그리고 145g으로 무겁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참고로, 갤럭시S7은 152g, 아이폰7은 138g입니다.

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
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

R9s의 좌측 측면에는 볼륨 단자가 있고, 우측에는 켜고 끄는 전원버튼이 달려있습니다. 두께는 6.6mm로 모서리가 라운드형이라 더 얇아 보입니다. 제품 크기는 153(세로) x 74.3(가로) x 6.6 mm(두께)입니다.

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
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

이 제품의 유용성 중에 하나는 두 개의 SIM 카드(Nano-SIM)를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 스마트폰에 비해 트레이가 긴 편입니다. 듀얼심 스마트폰이야 중국에 꽤 많이 존재했지만 적당한 가격에 쓸만한 제품은 드물었는데요. 이 모델은 그러한 부분에서 점수를 줄만 합니다.

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

스마트폰 전원을 켜면 뜨는 오포 로고.

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

샤오미 등 중국산 스마트폰에서 종종 이슈가 되었던 것이 구글플레이 설치 및 구동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었는데요. R9s는 구글플레이가 문제없이 돌아갑니다. 더불어 국내 은행 앱들도 정상 구동됩니다. 단, 한글 지원은 되지 않습니다. 지원 언어는 중국어/영어 두 개입니다.

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
셀카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오포 R

사용시간이 짧아 세심하게 살펴본 것은 아니지만 간단히 총평을 하자면, 무난한 가격에 무난히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적어도 동급 샤오미 스마트폰에 비해서는 한국에서 쓸만합니다.

 

손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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