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도 구하려 몸을 사르니…" 정원스님이 택한 소신공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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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숨을 거둔 정원스님이 자신의 뜻을 세상에 알리려고 택한 것은 소신공양(燒身供養), 즉 분신이었다.

소신공양은 자기 몸을 불살라 부처에게 공양하는 종교적 행위다.

불교 경전 '묘법연화경'에는 약왕보살(일체중생희견보살·一切衆生喜見菩薩)이 자기 몸을 불사르는 일화가 나온다.

약왕보살은 자신이 소신공양한 이유를 "저 땅에서 오래도록 경행하여 부지런히 큰 정진 행하려는 뜻 아끼던 내 몸까지 선뜻 버리고 거룩하신 세존께 공양을 하니 위없는 큰 도 구하기 위함"이라 했다고 경전은 전한다.

불교 역사에서 여러 승려들이 깨우침을 얻기 위해 소신공양을 택한 경우가 있다.

더러는 시국에 대한 항거의 뜻으로 소신공양 한 경우도 있었다.

가장 유명한 소신공양은 1963년 6월 11일 베트남의 틱꽝득(1897~1963) 스님이 소시공양한 일이다.
중앙일보

1963년 남베트남 정권의 불교 탄압 등에 항의해 소신공양을 택한 틱꽝득 스님의 모습. AP통신 특파원 말콤 브라운 기자가 촬영했다.




남베트남의 초대 대통령 응오딘지엠 정권의 불교탄압과 부정부패가 극에 달하자 탁광둑 스님은 사이공(현재 호치민시) 도심 한복판에서 몸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지폈다.

군중들에 둘러싸여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정좌한 채 미동조차 하지 않은 그의 모습은 AP통신의 베트남 특파원 말콤 브라운 기자의 렌즈에 담겨 세계에 알려졌다.

틱꽝득 스님의 소신공양은 남베트남 응오딘지엠 정권의 종식을 불러왔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0년 이명박 정부 때 조계종 소속 문수스님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소신공양을 한 적이 있다.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유길용 기자 y2k753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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