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에 위협받는 5대 산업…부품제조에서 車보험·수리업까지

기사입력 2016.12.27 오후 5:18
최종수정 2016.12.27 오후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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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로 성 모형을 찍어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지난 수년간 이른바 '공유경제' 바람이 불면서 전통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차량호출 업체 우버는 택시 시장을 뒤흔들었고 에어비앤비는 호텔 숙박을 대체하고 있다.

계속되는 디지털·자동화로 위협받을 다른 산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 파이낸셜타임스는 파괴적 혁신으로 5∼10년 뒤 입지가 좁아지거나 완전히 사라질 수 있는 5가지 산업을 26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여행사와 부품 제조업체, 자동차보험사, 투자자문, 자동차 수리업체 등이 후보다.

◇ 온라인 플랫폼이 뒤흔드는 전통 여행사 입지

여행사는 온라인 여행 플랫폼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

익스피디아 같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예약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자 전통적인 오프라인 여행사는 쇠락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여행사는 1990년 13만2천개에서 2014년 7만4천개로 줄었다. 이 숫자는 2024년까지 12%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의 대형 여행사인 토머스쿡은 2011년 2억 유로를 빌려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났고 수백개의 지점을 폐쇄했다.

영국 여행사협회의 조사 결과 여행자의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예약한다.

앳모스퍼리 리서치의 창업자 헨리 하트벨트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사에 대한 질문은 '소매지점이 필요한가' 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유럽 최대 여행사인 독일의 투이는 패키지 여행상품 판매 의존을 줄이고 호텔과 크루즈선 운영 사업의 비중을 30∼35%에서 3년 안에 5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 3D 프린터가 위협하는 부품제조업

콘서트에 갈 때 티켓을 출력해서 가는 것이 현장에서 받기보다 쉽다. 기업들은 예비 부품이나 장비 등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3D 프린팅은 플라스틱이나 금속, 다른 물질을 겹겹이 쌓아 3차원의 물체를 만드는 것으로 적층제조(additive manufacturing)로도 불린다.

이 기술은 기업들이 필요한 것의 상당 부분을 주문하기보다는 찍어낼 수 있게 해 공급망 전체를 흔들 것으로 보인다.

전기 드라이브와 제어 기술 회사인 보쉬렉스로스는 5∼10년 안에 자사가 사용하는 제조장비의 최대 40%를 사지 않고 3D 프린트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회사의 제조 공정 개발 매니저 스테판 회벨은 "오래된 자동차나 엔진의 예비 부품을 찾거나 시제품 또는 소량의 제품을 제조할 때 3D 프린팅은 큰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비 제조 비용이 오늘날의 전통적인 방법보다 60%까지 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인 나노디멘션은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열린 가전박람회에서 3D 프린팅으로 단순한 부품을 넘어 회로판까지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회사의 아밋 드로르 최고경영자는 이를 통해 시제품 연구개발이 쉬워져 시장에 새 제품을 빨리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트퓨전 3D프린터라는 기기가 있는 HP의 스티븐 니그로는 "3D 프린팅은 세계의 설계·제조 방식을 바꾸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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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의 자율주행차 테스트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자율주행차는 유토피아? 자동차보험사에는 악재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도로에 차량이 적어지고 사고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험 수요가 감소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말한다. 선진국에서 시장 규모는 2040년까지 최대 80% 줄어들 수 있다.

게다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는 자동차 제작사나 IT 기업이 보험 판매까지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KPMG의 머레이 라이스벡은 신기술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이 손상되거나 사람이 다치는 리스크는 낮아지지만, 인공지능 알고리즘 오류와 같이 보험이 필요한 다른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부 보험회사들은 변화하는 지형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양대 보험그룹인 미쓰이스미토모와 도쿄해상이 앞으로 필요한 새로운 형태의 보험상품을 검토하고 있다.

◇ 로보어드바이저 등장에 투자자문업 위기

전통적인 투자자문 사업은 근래 규제 강화로 타격을 입은 데 이어 이제 인공지능 서비스에 자리를 빼앗기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ers)는 투자자의 온라인 답변지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웹사이트다. 대면 상담보다 저비용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티그룹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용하는 자산이 앞으로 10년간 세계적으로 5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 전기차 보급되면 차량 수리업에 타격

전기차는 기름값이 들지 않는 것 말고도 다른 경제적 이점이 있다. 바퀴를 빼면 움직이는 부품이 사실상 없어 차에 이상이 생길 일이 거의 없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내연기관 차량은 내부에 움직이는 부품 수천개가 있지만, 테슬라의 전기차에는 18개밖에 없다.

자동차 소유자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휘발유와 경유 차량 수리로 돈을 버는 업체들에는 문제다.

이른바 애프터세일즈는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짭짤한 부문이다. 제퍼리스의 애널리스트 필립 후초이스는 "딜러들에게 차량 판매 사업의 마진이 매우 낮지만, 내연기관 차가 있는 한 수리가 수입의 주된 원천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기차는 수리에 근본적으로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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