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높이 '상암 DMC 랜드마크', 해외기업들 '각축'

중국 녹지그룹·사우디 국부펀드 등 눈독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이재윤 기자2014.12.23 08:56
2008년 추진됐던 서울 DMC 랜드마크빌딩 '서울라이트타워' 투시도.
세계 두번째 높이의 초고층빌딩으로 2년여만에 재추진되는 '상암 DMC 랜드마크' 개발사업이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기업과 기관투자가들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지난 22일 신청사에서 장위량 중국 녹지그룹 회장과 만나 '상암 DMC 랜드마크 부지 개발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고 개발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11월 중국 상해에 있는 녹지그룹 본사를 직접 방문, 서울 경제전망과 투자여건 등을 설명했다. 이후 녹지그룹은 내부적으로 개발사업의 타당성 분석을 거쳐 이번 LOI 체결을 결정했다.

녹지그룹 관계자는 "서울은 디지털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최근 한-중 FTA가 체결되는 등 양국간 교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지그룹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등도 '상암 DMC 랜드마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중 일부는 이미 서울시에 투자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내 건설업체 및 금융회사들과 PF(프로젝트 파이낸스)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내에 위치한 랜드마크 부지는 F1블록(3만777㎡)과 F2블록(6484㎡) 등 2개 필지로 나눠져 있다. 올해 공시지가 기준 토지가격만 3200억4452만원에 달한다.

당초 이 부지는 2008년 사업비 3조7000억원을 들여 133층 규모의 '서울라이트타워'로 개발될 계획이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시행사가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2012년 6월 매매계약이 해제됐다.

이곳에는 숙박·문화·집회·업무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으며 용도에 따라 최고 656m까지 지을 수 있다. 최고 용적률은 1000%. 전국 최고 높이로 시공 중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 123층·555m)보다 100m 이상 높은 규모다. 현존하는 세계 최대 초고층빌딩은 아랍에미리트(UAE)의 '부르즈 칼리파'로 163층, 828m에 달한다.

이 부지는 '외국인투자유치촉진법'에 따라 마련된 택지공급 지침에 따라 수의계약으로도 외국기업에 매각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서울시는 특혜여론 등을 감안해 내년 상반기 중 공개경쟁 입찰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 입찰참여 조건과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기업이더라도 공개경쟁 입찰에 참여해 국내기업과 동일하게 제안서를 심사, 평가받도록 할 것"이라며 "경쟁을 통해 더 나은 개발안을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기업들이 '상암 DMC 랜드마크' 개발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국내 기업들은 유보적인 분위기다. 국내 최고의 초고층 빌딩이란 상징성은 있지만 사업성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상암 DMC 인근 오피스는 공실이 많은 편인데다 매물조차 소화가 안 되는 상황이어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시가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사업성 보강방안을 제시한 후에나 검토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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