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으로 간 손석희와 이상호의 눈물!!... [1986]

두타선생 (enxktjsto****)

주소복사 조회 215069 14.04.26 08:49 신고신고

사람이 진정 꽃보다 아름다울까요?...

 

"무심하게 피어있는 봄꽃들 사이로 바다에 갇힌 아이들을 기다리는 노란 리본의 간절한 행렬을 쫓아오다 보면 이 곳 팽목항에 당도합니다. 열흘째, 조류가 다시 조금씩 빨라진 중금기에 들어선 오늘 구조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시신수습도 거의 정체상태에 빠졌습니다. 가족들 마음이 더 타들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의 오프닝 멘트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생사 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과 슬픔을 데스크에 앉아 현장 기자들의 리포트로 전한다는 것, 그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일까요? 팽목항 사고 현장에 선 그는 마치 비장함으로 무장한 전사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아직도 팽목항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 끓어오르는 분노를 그치기 위해서는 위안보다 진실 규명이 우선시돼야 하는 시점입니다. 시간이 더 지난 뒤, 마침내 진실이 눈을 뜨고 분노가 걷혔을 때, 비로소 우리는 부둥켜안고 같이 울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진실찾기에 나선 그의 걸음이 그래서 더더욱 반가웠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스란히 드러난 이 정부의 무능함에 할 말 조차 잃은 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사람들, 그들은 오늘도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지만 그 간절함은 이내 체념으로 뒤바뀌곤 합니다. 차라리 통곡이라도 하여 분노를 표출했으면 합니다만 착하기만한 국민들은 그마저도 삭히고만 있습니다. 이 와중에도 정부는 험악해지는 여론을 상쇄, 분산시킬 수 있는 묘안 짜기에 급급하고, 황망하고 저렴해진 언론(?)은 잔인하리만치 진실을 외면하고, 그 차가운 바다 어딘가에 있을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이들이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도 알량한 이기심으로 갈등과 반목을 조장하는 대책본부, 그들로 인해 두번 세번 상처입은 대한민국은 마침내 사망선고를 받고야 만 것 같습니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는 물론, 정부의 보도지침으로 왜곡 보도가 만연한 상황에서 균형잡힌 접근으로 보도를 유지하는 언론인의 자세가 절실히 요구받고 있는 이 때, 대다수 언론(?)을 향한 이상호 기자의 따금한 질책에 통쾌함을 느꼈다는 것, 어쩌면 답답함, 그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이 겹쳐진 우리 모두의 부끄러운 자화상에 대한 자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기를쓰고 그들의 보신주의와 무사안일주의를 타박해왔지만, 겹겹이 무리지어 막아서는 애완견과 앵무새들의 필사적인 방어막에 걸려 그들의 치부를 들추는데 번번히 실패하곤 했습니다. 이에 기고만장한 정부는 염치와 수치는 커녕, 반칙과 식언을 일삼으면서도 황당한 궤변과 터무니없는 변명으로 궁지를 빠져나가기 일쑤였으니, 이번 세월호 침몰도 언론(?)의 맹종이 부른 참사라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하기에 치명적인 언론(?)의 망국적 작태에 반기를 드는 이들의 용기있는 행동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 것이겠죠... 

 

이 지독한 사고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지만,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사고이기도 했습니다. 속속 들리는 진실 속에는 그간 사고가 없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더더욱 미흡했던 초동대처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정부의 콘트롤타워 붕괴는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더불어 책임회피에 연연한 관련부처의 후안무치한 작태는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고, 이에 덧붙여 공정사회를 무색케하는 지역 토호들과 공공기관들의 커넥션은 반드시 실체를 밝혀야 할 것입니다. 관행이라는 미명으로 해피아, 모피아를 재생산한다면, 우리는 또 다시 감당키 힘든 재앙을 맞이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박근혜정부는 이미 그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남 탓과 변명으로 일관하는 이 정부는 국민에게 신뢰를 잃었고, 백척간두에 선 대한민국號, 추락을 막아줄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침몰 직전 아이들의 마지막 모습을 공개하기 꺼렸다는 이상호 기자의 고뇌가 엿보이는 사진 몇 장...

죄스럽고 미안한 마음에 가슴이 저려옵니다...

과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까요?...

저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이념논쟁, 진영논리에 빠져있는 궁상들...

지는 꽃잎에도 슬픔을 느낀다는데, 하물며 아이들이 수장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면...

비루하고 비겁한 어른들은 이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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