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속여 통증을 치료한다?

[중앙일보(조판)]입력 2010-06-18 오전 12:06:00 / 수정 2010-06-18 오전 12:06:00글자크기글자 작게글자 크게

두통으로 몸이 힘들다가도 TV를 보며 실컷 웃을 때, 혹은 다른 무엇엔가 집중할 때에는 두통을 순간적으로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혹은 허리, 목, 어깨 같은 근골격계 통증이 있어 신경 쓰다가도 걷다가 정강이를 세게 부딪친 후 정강이 외에 다른 통증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한다. 이처럼 우리 뇌가 원래의 통증이 아닌 다른 것에 잠시 한눈을 팔게 해 원래의 통증을 잊게 만드는 치료법이 있다. 이른 바 ‘인체파동 원리’를 이용한 통증치료다. 더 이상 뇌가 통증을 인지하지 않게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는 인체파동 원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장찬우 기자<glocal@joongang.co.kr>
사진=조영회 기자
도움말=곽기한 인동한의원 대표원장

통증은 왜 생기는가

인체의 한 부분 혹은, 여러 부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의 뇌는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를 보내게 된다. 그러나 적당한 에너지만 보내도 충분히 해결될 것을 빨리 나으려는 본능적인 욕심에 너무 과도한 에너지를 환부로 보내게 된다. 문제의 출발은 여기서 시작된다.

에너지의 병목 현상이 발생하게 돼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고 에너지의 정체만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1~2명으로 충분히 밥도 짓고 반찬도 할 수 있는데 수십 명이 좁은 부엌에서 서로 일하려고 용쓰다 힘만 빼게 되는 상황과 비슷하다. 이러한 에너지의 과도한 정체는 정상적인 에너지의 흐름마저도 방해하게 되고 환부와 주위의 근육을 경직시켜 버린다. 그로 인해 활동에 장애가 오게 되면서 우리 뇌는 비로소 통증을 인지하게 된다.

통증은 뇌가 느낀다

치료 얘기에 앞서 우선 짚고 가야 할 점이 있다. 통증을 느끼는 주체가 환부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뇌가 인지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상상통’이란 것이 있는데 사고로 팔, 다리를 절단한 사람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팔, 다리가 아프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없지만 우리 몸은 잘려진 부분의 끝에서 없어진 팔, 다리에 대한 에너지를 최대한 순환을 시키게 된다. 그래서 뇌에서는 없어진 팔, 다리에 대해서도 통증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통증을 환부가 느낀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자면 산을 정신 없이 내려왔는데 팔에 피가 나고 있다. 무엇엔가 긁혀 피가 난 것으로 조금 전까지는 전혀 아픈 줄 몰랐는데 상처를 보고 뇌가 인지한 순간 갑자기 쓰려오기 시작한다.

이같이 통증을 느끼는 주체는 환부가 아니라 환부에서 보내준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뇌가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뇌는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우리 몸의 곳곳에서 보내오는 정보를 통해 감시하고 있다가 활동의 장애나 기능의 장애를 파악한다. 그러면서 문제가 발생한 곳에 에너지를 보내 치료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는 통증을 인지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을 한다. 그러다가 치료가 되지 않고 활동에 장애가 생길 만큼 정도가 심해졌을 때 그제야 비로소 통증을 인지하고 쉬게 만들면서 치료를 원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곽기한 인동한의원 대표원장이 인체파동원리를 이용한 침술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인체파동원리에서는 치료는 환부가 아닌 전혀 다른 곳을 치료 점으로 잡아 자극해 줌으로써 원래의 통증을 사라지게 한다. 진짜 통증 처에 잔뜩 신경 쓰고 있던 우리의 뇌는 환부가 아닌 다른 곳이 자극되면서 그쪽으로 신경을 돌리게 된다. 진짜 통증 처에 몰려 있던 과도한 에너지가 빠져 나오게 되면서 순환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되어 통증이 사라지게 만드는 원리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 곳이나 자극한다고 다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뇌가 신경을 쓸 만큼 원래의 통증 처와 밀접하게 연관된 곳을 자극해야만 한다.

통증이나 병의 경중에 따라서 치료기간은 달라진다. 가벼운 통증이나 증상은 금방 사라지게 되며, 오래 되거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조금 더 오래 걸리게 된다. 자극을 주는 방법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주로 사용하는 치료의 방법에는 파동침, 파동약물요법, 파동테이핑요법, 파동지압법, 파동운동요법, 파동 교정요법 등의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다. 환자의 몸 상태를 인체파동원리의 진단법을 통해 정확하게 파악해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택해 치료한다.

병의 뿌리는 다른 곳에 있다

#1 만성 비염으로 고생하던 김현숙(42·여)씨. 파동진단법으로 진단한 결과 김씨는 태어날 때부터 위장기능을 약하게 타고 나서 평소 소화 장애가 늘 있었다. 이 환자에게 위장자리에 침을 놓았더니 늘 막혀 있던 것 같던 명치부분이 편해지면서 또한 코로 숨을 쉬기가 한결 편해졌다.

#2 목 디스크로 항상 뒷목이 뻐근하고 두통도 있으며 머리가 맑지 않고 눈도 침침해지는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이선호(53)씨. 인체파동진단법으로 진단결과 간 기능 저하로 진단되었다. 평소 피로가 심하기는 하지만 양방 종합검진상으로는 간 기능은 정상으로 나왔다. 우선 간 자리에 지압을 하고 나니 목이 시원해지며 머리도 맑아지고 눈이 환해졌다. 침을 놓고 난 뒤에는 목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편해졌다. 이씨는 그 후 수 차례 치료 후 목 디스크가 나았으며 피로감도 많이 줄었다.

#3 이삿짐을 정리하던 중 갑자기 허리를 삐끗하여 온 애기 엄마 황소라(33)씨. 걸음을 걷기 힘들 정도였으며 허리를 조금도 숙이지 못할 정도로 요통이 심했다. 인체파동원리 진단법으로 진단결과 왼쪽 발목의 이상으로 진단되었다. 정작 환자 본인은 발목이 약하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기억상 발목을 다친 기억도 없고 아파 본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왼쪽 발목에 해당하는 자리에 침을 놓은 후 걸어보라고 하자 몇 발짝 걸은 후부터 보행자세가 원래대로 돌아왔고 허리를 숙여도 통증이 90%이상 사라졌다.

이처럼 내가 지금 아프다고 느끼는 곳이 있다면 실제로 병이 시작된 곳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가족력에 의해 태어나면서부터 약하게 타고 난 곳이나 후천적으로 생기게 된 충격에 의해 장기나 골격계의 어느 한 부분에 기능장애가 생기게 되고 이것은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다른 장기나 골격계에 영향을 미쳐 출발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병이 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병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현재의 통증이나 증상의 개선도 급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출발이 된 곳의 기능저하를 함께 개선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다시 재발하거나 다른 병을 유발시키게 된다. 첫 번째 예로 들었던 만성 비염 환자는 위장치료를 병행한 결과 비염도 나았고 위장도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위장이 나빠서 오게 된 두통, 안구건조, 뒷목 어깨 결림까지 한꺼번에 좋아졌다. 이렇듯 현재의 병이 오게 된 근본 원인에 대한 치료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인/체/파/동/원/리/를/이/용/한/지/압/방/법

인체파동원리에서는 아픈 부위에 직접 지압하지 않고, 통증 처와 상응하는 다른 부위를 지압해 원래의 통증을 사라지게 한다.

지압은 먼저 양쪽 엄지손가락을 사용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분은 소위 지장(손도장)을 찍는 부위이며 누르는 요령은 몸의 중심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누른다. 인체 파동 원리 지압은 우리가 알고 있던 지압법과 다른 점이 많다. 먼저 방향이다.

엄지손가락을 약 45도 정도 굽힌 후 위에서 아래로 누르지 않고 비스듬하게 누른다. 손끝이 몸의 중심(심장) 방향으로 향하도록 하되 근처에 뼈가 있으면 뼈 쪽으로도 지압한다.

몸의 중심에서 사지 방향으로 퍼지는 파동을 잔잔하게 하기 위해 역 파장을 인위적으로 일으킨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할 것이다.

지압 시간은 10초 정도 강하게 지압한 후 5초 정도 쉬고, 다시 10초간 지압하고 5초를 쉬는 식으로 하루 30분 이상 매일 꾸준하게 한다면 간단한 통증은 스스로 치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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