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명 19년간 추적해보니.."흡연이 암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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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연구결과..남성 후두암 79%-폐암 71.7% 원인

김종대 건보이사장 "대책 검토"..정부·민간 담배 소송 탄력 전망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국민 130만명을 대상으로 19년간 추적조사를 한 결과, 흡연이 암 발병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남성 후두암, 폐암, 식도암 환자의 대부분이 흡연으로 인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정부 차원의 소송뿐 아니라 개인이나 민간의 소송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건강보험공단과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 1992년부터 1995년 사이 건강보험공단 일반검진을 받은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 등 130만명에 대해 19년간 질병발생을 추적한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연구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암 14만6835명, 심·뇌혈관질환은 18만2013명이 발생했다. 남성은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의 질병 발생위험도가 후두암의 경우 6.5배, 폐암 4.6배, 식도암 3.6배로 더 높았고, 여성은 후두암 5.5배, 췌장암 3.6배, 결장암은 2.9배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흡연이 해당 질환의 발생에 기여하는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남성의 경우 후두암의 79.0%, 폐암의 71.7%, 식도암의 63.9%가 흡연으로 인해 발생했다. 여성은 후두암의 23.3%, 췌장암의 14.6%, 결장암의 11.4%가 흡연이 원인이었다.

또한 남성 흡연자 15만7903명에 대해 1992년부터 2000년까지 8년 동안의 금연력을 파악한 결과, 금연기간이 길어질수록 폐암과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년 이상 금연하면 계속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율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흡연과 연관된 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은 2011년 기준 1조6914억원으로 조사됐다.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 46조원의 3.7%를 차지한다. 대상범위를 10~20년으로 확대하면 흡연 때문에 지출된 건강보험 진료비는 수십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 교수는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20~30년 동안 장기간에 걸쳐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과거 1980~1990년대 높은 흡연율로 인한 영향은 앞으로 보다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흡연으로 인해 증가한 의료비는 결국 건강보험이 책임지게 되므로 모든 건강보험 가입자가 담배로 인해 추가적인 보험료를 내고 있는 셈”이라면서 “공단이 흡연 문제에 있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지 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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