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150억 헛돈으로..무엇을 위한 간판 정비?

MBC|김미희 기자|입력2013.06.07 21:27|수정2013.06.07 22:30

[뉴스데스크]

◀ANC▶

건물마다 울긋불긋 다닥다닥 붙어 있는 대형 간판들.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수 백억원을 들여서 바꿔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소리소문 없이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는데요.

혈세가 줄줄 새고 있는 거리, 김미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VCR▶

◀ EFFECT ▶

"입간판은 무조건입니다. 불법 철거 대상이라고요."

수원의 한 상가밀집 거리.

단속반이 불법 간판 철거에 나서자,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SYN▶

상인: "이거 안 내놓을 테니까 놔두라고요."

단속반: "놔두시라고요."

상인: "못 내놔. 못 줘."

불법 현수막을 뜯어내자, 깔끔한 본래 간판이 드러납니다.

◀SYN▶ 상인

"저희만 그런 게 아니고 다른 곳도 다 그런데..."

올해 초 정부와 수원시가 12억 원을 들여 들쭉날쭉이던 이 지역 간판 8백개를 일제히 교체했는데, 상점들이 불법 간판을 다시 내걸고 있는 겁니다.

역시 세금 6억 원을 들여 간판 3백여 개를 교체한 서울 명동거리.

◀SYN▶ 단속반

"돌출(간판) 중에 하나를 정리하셔야 하거든요."

새로 단 간판 옆에 규격을 초과한 커다란 간판이 버젓이 붙어 있고, 한 상점에 서너개의 간판이 나붙어 있습니다.

상인들은 정부가 달아준 간판이 깔끔하긴 하지만, 크기가 작고 갯수도 2개까지 밖에 못 달게 해 불만이라고 말합니다.

◀SYN▶ 상인/경기도 수원

"시에서 정비구역이라고 해서 괜히 시 살린다 어쩐다고...먹고 사는 게 장사가 중요한데 무슨..."

◀SYN▶ 상인 /서울 동대문구

"지금 막상 보면 돌출 간판도 크기도 달라지고 있고...더 큰 문제는 입간판들이 나오고 있어요."

간판 정비 사업은 거리 이미지를 바꾸고, 에너지 절약을 위해, 지난 2008년 시작됐습니다.

◀INT▶ 권영걸 교수/서울대학교 미술학부

"건축물의 내부는 건물주의 것입니다. 그러나 외피는 시민의 것이기도 하고 사회 공공재이기도 합니다."

도시 얼굴을 바꾸기 위해 작년에만 전국적으로 150억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습니다.

MBC뉴스 김미희입니다.

(김미희 기자 bravemh@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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