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기울어 가던 '커피 제국'… 창업자가 돌아와 되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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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4.17 07:44 / 수정 : 2010.04.19 11:01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회장 단독 인터뷰 "어려울수록 핵심가치에 집중하라"
"스타벅스는 '사람 비즈니스'…결코 가격 전쟁은 안한다"
회사 어려워지자 CEO로 경영일선 복귀 가장 먼저 한 일이 '다시 커피로' 캠페인
"아이폰 많아져도 가치 떨어지지 않듯이 스타벅스엔 아직 '특별한 뭔가'가 있어요"

"지금 이 방 안에 아이폰을 갖고 계신 분들 몇 분이나 됩니까. 손들어 보세요. 오우! 6명 가운데 3명이나 되네요. 하지만 이렇게 아이폰 유저들이 많다고 해서 아이폰 가치가 떨어진 건가요?"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스타벅스 회장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속칭 '별 다방'으로 불리는 스타벅스. 한국에만 323개 매장이 있는 이 거대 커피 전문점에 대해 요즘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한 끼 밥값 못지않은 돈을 내면서, 그것도 긴 줄을 서면서까지 스타벅스 커피를 마셔야 할 이유가 과연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른바 '스타벅스 경험'이란 것도 커피빈이나 엔제리너스 같은 경쟁사의 도전으로 희석됐다.

최근 방한한 슐츠 회장을 만나러 갈 때 기자는 이런 소비자들의 생각을 대변해야 하겠다는 사명감 같은 것을 느꼈다. 그래서 기자는 눈 딱 감고 "스타벅스가 범용재(commodity)가 된 것 아니냐"고 물었는데, 그가 발끈하며 반격해 온 것이다.

슐츠 회장은 위클리비즈와의 인터뷰에서 2년 전 CEO로 컴백한 이후 가장 역점을 둔 것은‘핵심 가치의 복원’이었다고 말했다. 하루에 커피 5~6잔을 마신다는 그는 이날도 인터뷰 도중 수시로 커피를 입에 갖다 댔다. 한 국내업체가 훈민정음을 접목시켜 디자인한 컵에 담긴 커피는 그가 가장 좋아한다는 인도네시아산 수마트라 원두커피가 아니라‘하우스블렌드’(남미와 아시아 원두를 배합해서 만든 스타벅스의 원두커피)였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그는 인스턴트 커피 '비아(VIA)'의 일본 출시에 맞춰 도쿄로 가기 직전인 지난 11일 잠시 한국에 들러 Weekly BIZ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기자와 동석자(스타벅스의 잔 컬버 해외사업 담당 사장 등 관계자)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슐츠 회장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매주 6000만명이 스타벅스 매장을 찾고 있어요. 다른 커피 매장도 많은데 왜 그럴까요? 그건 여전히 스타벅스만이 제공하는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계량화하긴 쉽진 않지만 남다른 커피 품질, 그리고 직원들의 일에 대한 열정·자부심 같은 것들이죠. 스타벅스의 성공 비결에는 소비자들의 기대를 항상 뛰어넘으려는 노력이 있습니다."

그는 185㎝의 키에 대학시절 미식축구로 단련한 다부진 체격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뉴욕 브루클린 빈민가 출신으로 연 매출 100억달러 기업을 만들어낸 신화(神話)의 주인공다운 강한 자존심과 열정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57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또렷한 눈빛과 카랑카랑한 목소리도. 그래도 기자는 내처 물었다.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셨지만, 고객이 늘면서 매장은 북적거리고 예전 같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찾아보기 힘들다고들 합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스타벅스 컵을 들고 거리를 걸어가는 데서 일종의 배지를 달고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품질과 자부심, 커피를 마시는 본인에 대해 무언가를 말해주는 거죠.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가 찾는 스타벅스의 성공에 대해 우리가 미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군요."

그러나 그의 대답은 적어도 한국 소비자들의 보편적 경험과는 괴리가 있다. 그래서 기자는 다시 물었다. 스타벅스는 감성(感性) 마케팅으로 유명하고, 커피가 아니라 경험을 판다고 했고, 어떤 학자는 가정과 직장에 이은 '제3의 공간'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대중화되면서 고유의 감성 마케팅, 차별화된 공간의 이미지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그의 답변은 뜻밖이었다. 그는 목소리에 힘을 주면서 "많은 사람이 스타벅스를 마케팅을 잘하는 회사라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스타벅스는 한 번도 마케팅 중심의 회사였던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자는 마른침을 삼켰다.

"오늘 전 여러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했습니다. 손님들이 가득했고 직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스타벅스가 최고급 커피를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는 제품 중심의 회사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고객의 기대를 그 이상으로 충족시키는 스타벅스 파트너(스타벅스에선 직원을 파트너라고 부른다)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는 사람 중심의 회사이기도 합니다. 지난 40년간 스타벅스는 직원 교육에 광고보다 많은 돈을 투자해 왔습니다."

아마도 그는 스타벅스만의 가치와 진정성을 강조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닮은 점이 많다. 경영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가 회사가 어려움에 빠지자 돌아온 것도 그렇다.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났었던 그는 스타벅스의 과도한 확장 전략으로 정체성이 흔들리고 실적이 부진해지자 2008년 1월 CEO로 컴백했다. 강한 비전(vision)으로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는 점도 비슷하다.

그가 컴백해서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다시 커피로(Refocus to Coffee)'라는 이름의 사내 캠페인이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스타벅스를 그야말로 '스타'로 만들어준 고유의 기본 가치를 회복하자는 운동"이었다. 어느 날은 미국 내 8000개 매장에서 13만5000명의 직원이 3시간 동안 매장문을 걸어 잠그고 토론을 벌인 적도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스타벅스 경험을 되찾아주는 데 노력했고, 금융위기로 상처받은 직원들의 자부심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도 애썼습니다. 위기 속을 항해하면서 저는 회사의 핵심가치를 보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돌아보게 됐습니다."

슐츠 회장의 아버지는 트럭 운전기사였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패배자'였다. 그는 자신의 책에 "무엇보다 가슴 아팠던 것은 아버지가 당신이 종사했던 직업에서 아무런 긍지도 만족감도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고 썼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언젠가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면 '사람'들을 가장 중시하리라 다짐했다. 그래서 그는 스타벅스 CEO가 된 뒤 파트타임 종업원을 포함한 전 종업원에게 의료보험 혜택을 제공하고, 6개월 이상 일하면 즉시 스톡옵션 획득 자격을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종업원이란 말 대신 파트너라는 말을 쓰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번 금융위기 와중에 스스로의 다짐을 저버려야 했다. 2008년에 스타벅스는 600개의 매장을 줄이고 1만2000명을 일시 해고(layoff)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스타벅스 측은 다른 점포로의 재배치를 통해 실제 일시 해고 인원을 1000명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고통 끝에 스타벅스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2008년 4~6월 분기에 1992년 상장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하고 2009년 1~3월까지 극도의 부진을 보였지만, 이후에 빠르게 회복돼 2009년 10~12월엔 금융위기 이전 전성기 수준을 웃도는 이익을 냈다. 미국 CNBC의 경제프로그램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최근 스타벅스를 포드자동차와 함께 성공적으로 턴어라운드한 기업으로 꼽았다.

"제가 돌아왔을 때는 금융위기로 하늘이 무너지고 있었어요. 제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스타벅스를 획기적으로 변혁해 회생시켜 냈다는 점입니다. 비즈니스 모멘텀이 강화되고 소비자들이 다시 스타벅스를 찾기 시작했죠.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가 초점을 둔 것은 미국이었습니다. 80%의 매출과 이익이 미국에서 발생했는데, 경제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미국 비즈니스를 다시 반석 위에 올려놓은 지금 해외 비즈니스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워드 슐츠 회장이 지난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타벅스의 인스턴트 커피‘비아’발표 행사장에서 비아를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그는 비아가 스타벅스의 도전정신과 열정을 반영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가격 전쟁은 하지 않겠다"

―그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나요?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저와 임원들은 성공을 위한 청사진을 개발했습니다. '변화 과제(transformation agenda)'라고 불렀죠. 사장부터 바리스타까지, 하버드 졸업생들부터 고등학교 졸업생들까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계획이었습니다. 스타벅스가 앞으로 할 일들과 그 안에서 직원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전 직원에게 수시로 메일을 보내는 등 과하다 싶을 정도로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 메일에는 '하워드 슐츠 변화 과제 커뮤니케이션 #1'과 같은 이름이 붙었다.) 둘째, 큰 비용 절감을 단행했습니다. 셋째, 모든 미팅에 소비자를 직접 참석하게 하고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내린 결정, 신제품, 새로 오픈한 매장에 대한 생각을 들었죠. 고객에게 100% 집중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 시장도 이젠 레드오션(red ocean) 아닌가요.

"커피는 누구나 판매할 수 있습니다. 우리보다 낮은 가격에 팔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소비자들이 너무나도 똑똑하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분명히 맛의 차이를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가격 때문에 다른 커피를 마셨던 예전 스타벅스 소비자들 상당수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게 이를 반증합니다. 스타벅스의 매장당 매출은 지난 3분기 동안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맥도널드나 던킨도너츠가 커피시장에 뛰어들면서 스타벅스의 입지가 예전보단 좁아진 것 같은데요.

"스타벅스는 23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산업 분야를 만들어낸 기업입니다. 다른 회사들은 스타벅스의 성공 이후에야 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스타벅스는 독특하고 보기 드문 경험을 창조해낸 기업입니다. 물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전 세계 27개 국가에서 최상급 커피만을 조달해 공급하는 것도 차별화된 경쟁력입니다."

그는 "결코 가격 전쟁(price war)에는 뛰어들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솔직히 경쟁사들의 커피 가격 인하에 스타벅스가 영향을 받았던 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영향을 받았던 것일 뿐입니다."


■새로운 도전, 인스턴트 커피


―그래도 스타벅스가 예전 같은 성장을 하려면 뭔가 혁신적 상품이나 서비스가 필요한 것 아닌가요. 가령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 같은 히트 상품을 내놨듯 말이죠.

"매우 좋은 질문입니다. 그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스타벅스가 어떤 시장에 있느냐를 살펴봐야겠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에 스티브 잡스와도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애플은 기술과 디자인 업체라고 부를 수 있을 겁니다. 반면 우리 스타벅스는 '사람(people) 비즈니스'입니다. 우리는 20만명의 직원이 일하는 서비스업체입니다. 그들을 통해 매일 수백만명에게 커피를 제공하죠. 우리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가 돌아와 회사의 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해 한 것은 스타벅스의 기업문화와 가치, 그리고 직원들의 열정을 다시 회복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일과 함께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스타벅스의 신제품 이야기로 옮겨갔다. 봉지식 인스턴트 커피인 '비아(VIA)'가 그것이다.

"비아는 아이팟처럼 스타벅스의 도전정신, 호기심, 그리고 혁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위대한 기업은 이면(裏面)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스턴트 커피는 지난 50년간 소비자들과 함께했지만, 혁신적인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혁신을 위해 우리는 두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첫째, 스타벅스 고유의 커피맛을 인스턴트 커피에 옮길 수 없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둘째,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인스턴트 커피의 품질은 떨어진다'는 인식을 깨고 스타벅스가 출시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스타벅스는 해냈습니다. 우리는 스타벅스 고유의 맛을 인스턴트 커피에 성공적으로 옮겼고, 이제 '인스턴트 커피는 품질이 떨어진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깰 겁니다."

그는 비아를 지난해 미국과 인도에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영국과 일본에도 내놓았다. 일본에선 일반 커피와 맛을 비교하는 블라인드 테스트 행사가 진행 중이다. 한국에는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비아라는 이름은 이탈리아 고어(古語)로 '길'이란 뜻을 갖고 있다.

―지난달 주총에서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주에 대해 배당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체로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들이 배당을 하는 관례에 비추어 스타벅스가 스스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10억달러가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 12개월 동안 스타벅스는 사상 최대 금액의 현금을 창출했습니다. 조만간 사람들은 '그 많은 현금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기 시작할 정도가 될 것입니다. 이번 결정은 새로운 스타벅스가 되기 위한 시도를 하기 위해 투입되어야 할 투자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계산해 보고 내린 결론입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따져봤는데도 우리가 창출해 내고 있는 돈을 다 쓸 수가 없다고 판단했단 말씀이죠. 배당을 한다는 게 결코 성장을 멈추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회사를 크게 성장시켜 나갈 겁니다."


■"스타벅스 최고의 가치는 인간애"

―스타벅스가 대기업이 되면서 유연함이나 혁신 의지, 민첩한 움직임 등이 예전 같지 못하지 않습니까.

"동의합니다. 스타벅스가 작은 기업이었을 때는 매우 민첩했고 유연성도 높았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예전처럼 되는 게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제 청소년기를 벗어난 스타벅스로선, 커진 기업 규모를 장점으로 이용함과 동시에 민첩하고 유연성있게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방향은? 특히 요즘 기업 환경이 디지털화되고 있는데 스타벅스의 복안은 뭡니까.

"채널 고정(Stay tuned)! 지금은 답할 수 없지만, 계속 지켜봐 주세요. 미래에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자세한 것은 말하기 어렵지만, 우리 이사회에 두 사람이 새롭게 합류했다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사람은 페이스북의 최고 운영 책임자인 세릴 샌드버그라고 전에 구글에서 근무했었고, 다른 한 사람은 주니퍼 네트워크 사장인 케빈 존슨입니다.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 담당 사장으로 일했었죠. 기술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를 섭외한 것입니다. 그러니 기다려 주세요."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경쟁사는 누구라고 보시나요?

"스타벅스는 소비자들의 충성심과 감성적인 연결고리를 이끌어 내야 하는 소비재 기업입니다. 따라서 경쟁사는 한 기업이나 산업 분야에 국한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잘해 왔지만, 끝은 없습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늘 이야기합니다. 성공이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 노력해서 얻어내야 하는 것이라고요.(Success is not an entitlement. We've got to earn it every day.)"

―앞으로 스타벅스가 지향하고자 하는 것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인간애(humanity). 성공의 결승점에 혼자만 도달한다면 그 성공은 공허한 것입니다. 성공은 나눌 때 가장 의미가 있습니다. 주주와 종업원, 소비자, 커피 농장 농부들…. 이 모든 사람들이 성공을 함께 할 때 진정한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40세 때 포천지 커버스토리로 실렸다. 당시 기사는 "하워드 슐츠의 스타벅스는 커피를 갈아 금으로 만든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자랑스러웠지만, 한편으로 당황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는 늘 '다음은 뭐지?'를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1시간의 인터뷰는 그가 생각하는 '다음'을 듣기엔 너무 짧았다. 그의 마음속 '다음'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고 진행 중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낸 그의 열정이 불타는 한 그의 '다음'엔 또 어떤 기적이 기다리고 있을지 누구도 모를 일이다.


◆슐츠 회장은

뉴욕 브루클린 빈민가 출신 어릴적 피혁가공 등 궂은 일
1987년 스타벅스 인수해 단기간에 글로벌기업 키워

★현직: 53개국에 1만6500개의 매장을 가진 세계 최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 2009 회계연도 매출은 98억달러(약 11조원).

★출생: 1953년 뉴욕 브루클린 빈민가에서 트럭 운전과 공장 노동을 하던 아버지와 주부인 어머니의 2남 1녀 중 장남으로 출생.

★성장: 어릴 때부터 피혁 가공·식당 서빙·바텐더 등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보조. 대학도 당시 유일한 삶의 탈출구로 여겼던 미식축구에서 실력을 발휘한 덕에 노던미시간대에 장학금을 받고 진학. 이후 운동을 포기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전공.

★인생 반전: 1975년 복사기 판매업체인 제록스에 취직하면서부터. 특유의 헝그리 정신과 도전 의식으로 3년 만에 최고의 세일즈맨으로 등극. 1979년에는 하마플라스트라는 가정용품 업체에 당시 연봉 7만5000달러를 받는 부사장으로 스카우트됨.

★스타벅스와의 인연: 1981년 우연한 기회에 커피머신을 자주 주문하는 시애틀의 커피 원두 판매업체인 스타벅스의 존재를 알게 됨. 커피 사업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그는 1982년 스타벅스에 마케팅 담당 이사로 이직하는 모험을 단행. 1983년 이탈리아 출장길에 편안한 분위기에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노천 카페들을 본 뒤, 미국에서도 고급스러운 커피 매장을 대중화시킬 수 있다고 확신. 커피 원두를 팔 뿐 아니라 고객들이 커피를 매장에서 마실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지만, 기존 경영진이 거부하자 스타벅스를 떠나 '일 지오날레'라는 커피 전문점을 설립. 1987년 스타벅스가 매물로 나오자 외부 투자를 유치해 스타벅스를 인수하고 일 지오날레와 합병.

★성장과 정체: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매장과 차별화된 맛, 마키아토·프라푸치노 등 혁신 제품의 잇단 출시를 통해 고속 성장을 구가. 1990년대 중반 연간 40~60%의 초고속 매출 신장을 이루고, 1992년 나스닥에 상장. 2000년부터 2007년 사이에 매장이 9000개에서 1만5000개로 급증하면서 매장들이 서로의 실적을 갉아먹는 상황이 됐고, 음악 CD와 영화 DVD를 직접 제작해 매장에서 판매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확장을 시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2000년에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났던 슐츠 회장은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기 위해 2008년 1월 CEO에 전격 복귀했다. 그는 "당신이 무언가를 사랑하는데 다른 사람이 그것을 빼앗아 가려고 하면 당연히 싸우겠죠. 바로 그런 심정으로 회사에 컴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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