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대학의 윌리엄 제임스 교수는 아무리 사소한 생각이라도 예외 없이 두뇌의 구조를 변화시켜서 흔적을 남긴다고 말한다. 곧 생각이 적건 크건 간에 두뇌의 구조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특정 생각을 반복적으로 계속하여 뇌 조직에 깊이 새겨놓으면, 그 생각에 따라 성격까지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복수에 대해 집착하거나 증오심을 오래도록 품고 있으면, 아버지의 원수는 갚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심술궂고 불쾌한 사람으로 변하게 된다. 늘 마음속에 칼을 품고 사는 사람과 마주 앉아 어찌 물 한 잔도 편히 마실 수 있겠는가. 칼날이 닿지 않은 사정권 밖으로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는 더 외로워질 것이고, 인간에 대해 더 깊은 증오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40세 이후의 얼굴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 생각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껍질인 얼굴마저도 뜻대로 바꾸어 놓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긍정적인 생각은 무엇보다 든든한 후원자가 된다. 우리는 인간의 힘이 만들어 놓은 수많은 기적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기적 같이 큰 것이 아닐 지라도 인생의 작은 성취들은 그것을 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노력의 산물인 것이다.
마음이 삶을 움직인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해 지레짐작하지 않는 것이다. ‘ 나는 겁쟁이야, 나는 어리석어, 나는 소심해’ 라고 스스로를 단정지어버린다면 결코 그 틀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다. 인간의 한계는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은 그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들만을 찾아내서 우리의 믿음을 강화시킨다. 이것 봐, 난 역시 멍청해. 하긴 어쩔 수 없지, 난 소심하니까. 그러면 우리 마음속에서 우려하던 생각들은 산비탈을 구르는 눈 덩이처럼 커져 마침내 산 아래 있는 집의 지붕을 덮치게 되는 것이다. 부정적인 신념은 부정적인 현실을 만들고, 긍정적인 신념은 긍정적인 현실을 구축한다.
우선 일상적으로 자신이 하는 부정적인 말부터 줄이자. 말은 씨가 된다. 난 안 돼. 라는 말만 하는 사람은 안 될 수밖에 없다. 시합에 져도 절대 ‘졌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는 “내가 졌다.”라고 말하는 대신 상대에게 악수를 청하며 “자네가 이겼네. 축하허이.”라고 해서 ‘이겼다’는 말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가 졌다는 결과는 바뀌지 않을지 몰라도, 그 말은 그가 다름에 이기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한 방울씩 떨어지는 잉크가 어느새 욕조 속의 물 색깔을 변화시키듯 하루하루 내가 한 생각은 나를 다른 색깔로 변화시키는데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마인드 컨트롤이란 결국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고, 스스로를 계발 조절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 다스리기란 말만큼 쉽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믿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끌어가겠다는 의지가 있어야만 의미 있는 자기발전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삶은 재생되거나, 환불되거나, 반품되지 않는다. 한 번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삶은
소중하다. 자신의 삶을 비극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스스로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여겨서도 안
되며 비극적인 대사만 뇌까려서는 안 될 것이다. <자기 암시에 의한 자기지배>란 책을 쓴 에밀
쿠에는 다음과 같이 짧은 자기 암시의 문장을 만들어 스스로에게 힘을 주었다고 한다.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

믿음은 힘이 세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자신을 변하게 하는 가장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마음의 나침반을 해가 뜨는 동쪽을 향해 고정시키자.
글/이승헌(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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