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토종 특공무술, 중국 딛고 세계로"

[조선일보 2005-06-21 00:22]
중국 옌지에 특공무술 도장 여는
장수옥 대한특공무술협회 총재

[조선일보 김왕근 기자]

장수옥(59) 대한특공무술협회 총재가 창안한 한국의 ‘특공무술’이 중국으로 진출한다. 장씨는 지난 5월 26일 중국 옌지(延吉)시에 특공무술을 가르치는 ‘백호도장’을 열고, 무예의 전통이 깊은 광활한 대륙에 특공무술의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백호도장’에는 현재 4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했다.

‘특공무술’은 지난 1978년 ‘북괴’를 상대하기 위해 장씨가 만들어 전군에 보급된 무술이다. 현재 전국에서 50만명이 배우고 있고 공인 유단자만 6만여명을 배출했다. 이 무술의 해외진출을 꿈꾸던 장씨는 2004년 12월, 조선족들이 많은 옌지에 특공무술 중국지부를 만들고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장씨는 자신이 키워낸 특공무술 유단자들을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의 신변을 지키는 경호요원으로 활동하도록 만들기 위해 한국의 중소기업인들에게 사업설명회를 했다. 하루 6~8시간씩 훈련 강행군을 계속해 내년 5월쯤 2단을 배출해서 취업을 시키는 것이 1차 목표다.

일찍이 합기도와 태권도, 검도를 익혔고 전북 익산에서 고2 때부터 합기도장을 운영하던 장씨는 1978년 7월 어느날 ‘허리에 권총을 차고 폴크스바겐 비틀을 타고 온 사내’에 의해 김포공항 활주로 끝에 위치한 대테러부대 ‘제606특공대’로 이끌려 갔다. 장씨가 거기서 ‘장풍’의 일종인 평수(平手)를 시범 보이자 부대 간부는 “당신이 우리 대원들을 최고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때부터 장씨는 이 부대의 무술사범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11월 어느 날에는 “1968년 1월 21일 남파 간첩 김신조 일당이 썼던 무술, 즉 북한의 ‘격술’을 제압할 무술을 만들라”는 명령을 받았고 역시 무술인인 아내 ‘철선녀(鐵扇女)’ 김단화씨와 함께 박정희 대통령 앞에서 시범을 보인 끝에 ‘특공무술’을 완성했다. ☞무술 시범 동영상 chosun.com

아내 김씨는 국선도 종사로 알려진 청산거사의 셋째 제자로 기공법에 통달해 두께 7㎝ 송판을 이마로 박살내는 내공의 고수다.

장씨는 박 대통령 앞 시범이 인연이 되어 대통령 경호실 무술 사범이 됐다. 그는 이후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 5명을 거치다가 김대중 대통령 퇴임 9개월 전인 지난 2002년 3월 사직서를 냈다. “내가 창안한 특공무술을 세계화하는 일에 전념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했다.

한체대에서 1년에 2번 ‘특수 경비’ 강의도 하는 장씨는 “내공과 외공을 조합한 특공무술은 실전에서 어떤 무술보다도 강해 중국 경호 관계자들도 깜짝 놀랐다”며 “앞으로 특공무술이 세계의 경호계를 제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왕근기자 [ wkkim.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