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의 대선승리 위한 ‘李·朴 사면’ 반대합니다”

입력 : 2021-01-02 00:02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이명박·박근혜 사면론’을 꺼내 들자 여권 지지층 일부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도 곧바로 사면 반대 청원이 등장했고 이 글은 단시간에 수천명의 동의를 얻으며 공유되고 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청원자는 “군대를 자국민 학살에 동원했지만 사면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행보를 보라”며 “사자명예훼손죄로 다시 언론에 비친 전 전 대통령의 행태에 국민은 다시 분노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태어날 딸을 위했던 책임감 있는 가장은 총알을 막기 위해 솜이불을 덧대다 총에 맞아 죽었고 그 딸은 ‘눈물 흘리는 것도 사치’라며 서럽게 울었다”며 “40년이 지난 지금도 전 전 대통령은 ‘안 했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책임을 회피했고 법원마저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주항쟁에 대한 책임을 묻지도 못하고 국민은 여전히 서글픈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그는 “2020년 12월 25일 하루 민주당 권리당원 신규 가입 인원이 2만1000명이었다. 이는 민주당에서 차기 대통령이 나와 집권당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사 표현이 아니다”라며 “국민이 처절한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려고 검찰개혁을 지지하고 민주당에 힘을 보태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처절한 눈물을 흘린 사람들이 눈물을 닦지도 못하고 있는데, 현재에도 눈물을 흘리고 있고 이 눈물이 다음 세대에도 이어지려 한다”고 썼다.

청원자는 “이낙연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건의에 대해 언급했다. 대통령 후보만이 아닌 민주당 대표의 지위에 있기에 민주당의 입장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며 “국민은 특정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특정 당의 집권을 위해서 사면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의를 대표해 직위에 오른 것이다. 국민이 위임한 역할 수행을 하지 않고 정치적 계산으로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사용한다면 여야를 불문하고 국민의 강렬한 저항을 맞을 것”이라며 “부디 시대의 소명을 인지하시고 국민대표로서의 역할을 해 주시길 간곡히 청원 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 뉴시스

앞서 이 대표는 같은 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며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는 문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로, 이 문제를 적절한 때에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지층의 찬반을 떠나서 건의하려고 한다. 앞으로 당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두 전직 대통령의 법률적 상태가 다르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형이 확정된 이 전 대통령은 특별사면하고 재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형 집행 정지로 구속상태를 벗어나게 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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