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도 인공지능 바람

선명수·이혜인 기자 sms@kyunghyang.com

ㆍ‘로보어드바이저’ 본격화

금융권에도 인공지능 바람

인간 대 로봇의 ‘돈 굴리기’ 대결에서는 누가 우세할까. 금융권에서도 인공지능(AI) ‘알파고’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 알파고’의 본격적인 데뷔 무대는 14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다.

주요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도입에 시동을 걸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과 ‘어드바이저(조언자)’의 합성어로,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상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말한다. 로봇이 투자자의 성향과 시장 상황을 분석해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짜고 자산을 운용한다. 투자자가 PC나 모바일 등을 통해 로보어드바이저 프로그램에 투자성향 및 투자금액, 투자목표 등을 입력하면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포트폴리오와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한국에서 로보어드바이저는 걸음마 단계지만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의 서비스를 받으려면 최소 1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해야 하지만, 로봇이 자문을 대신하기 때문에 투자 자산이 클 필요도 없고 수수료도 낮은 편이다.

주요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은 ISA 출시를 기점으로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ISA에 가입할 수 있는 전용상품과 퇴직연금 상품을 반영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테스트 버전을 내놨다. 로그인 필요없이 모든 고객이 이용할 수 있으며 투자 목적과 기간, 목표 수익률 등 6단계의 간단한 질문으로 고객 성향을 분석한 뒤 포트폴리오와 예상 수익률을 제시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 정식 버전을 오픈해 투자부터 은퇴 설계까지 전 부문의 상품 추천과 자산 재배분, 사후관리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데이터앤애널리스틱스와 제휴해 4월 중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탑재한 펀드추천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초 쿼터백투자자문과 자문형 신탁상품 ‘쿼터백 R-1’을 출시하는 등 스타트가 가장 빨랐다. 일반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상황에도 출시 2개월 만에 2% 후반대의 수익률을 올렸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3일 은행권 최초로 자체 개발한 ‘사이버 PB’를 오픈했다.

증권사들은 은행보다 앞서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뛰어들었다. NH투자증권, 현대증권,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등이 로보어드바이저 연계상품을 이미 출시했거나 곧 내놓을 예정이다.

관건은 수익률이다. 일부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 초기단계여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로보어드바이저는 소액투자 전용, 프라이빗뱅커들은 고액 투자자문으로 시장이 양극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문보기: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603142155235&code=920301#csidx0cc584083cc15fdad092999584d0b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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